주간동아 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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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과학’ 실감나네

  • 입력2006-03-14 14: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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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높이 과학’ 실감나네
    아이들 교육에서 ‘첫단추 꿰기’는 매우 중요하다. 아이가 세상의 어느 한 단면과 접하는 첫 순간 느끼는 인상이 평생 그 분야에 대한 ‘고정관념’을 결정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신뢰할 수 있는 어린이책 전문 출판사들에서 속속 선보이고 있는 아동과학 도서들은, 그런 점에서 매우 반가운 기획이다. 공들인 일러스트와 동화적인 스토리 전개 등을 통해, 과학이라는 영역에 첫발을 내딛는 어린이들에게 재미와 학습효과를 동시에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 하나가 도서출판 보리에서 펴낸 ‘달팽이 과학동화’ 시리즈. 94년에 보리가 기획하고 편집하여 웅진출판에서 펴냈던 책을 수정, 보완해 발간한 이 시리즈는 총 40권의 방대한 규모. 전작이 국내 필진과 화가에 의해 제작되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토속적인 캐릭터의 삽화, 구수한 우리네 입말체를 살린 문체 등도 ‘우리식 과학동화’를 창작하기 위해 편집진이 들인 공을 짐작케 한다.

    각 권에서 다루는 내용은 곤충의 신호, 보리의 한살이, 지구의 역사, 동물의 겨울잠, 물의 오염, 들짐승 발자국, 콩의 쓰임새 등. 대상 연령은 5세 이상이며 권말에는 ‘엄마 아빠와 함께 보세요’라는 심화 학습란을 두어 보다 자세한 과학정보를 담았다. 도서출판 보리는 특히 자연물을 사진처럼 세밀하게 그려 소개한 유아용 그림책 시리즈로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는데, 이 책 역시 맨 뒤 페이지에 섬세한 세밀화를 수록해 자연생태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창작과비평사에서 펴낸 ‘고래는 왜 바다로 갔을까’는 초등학교 3, 4학년 이상이 읽기에 적합한 수준의 과학교양서. ‘고래에 관한 모든 것’을 소개한 책으로, 고래가 역사 속에서 인류와 얼마나 밀접한 관련을 맺어왔는지 관찰하고 고래의 종류와 생태, 진화과정, 고래 피부를 응용한 잠수함 등의 ‘고래를 이용한 과학’도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최근 멸종 위기에 처한 귀신고래가 보낸 편지가 봉투에 담겨 있으며, 어린이가 고래에게 답장을 써보낼 수 있는 페이지를 따로 마련해 독후감 쓰기를 자연스레 유도한다. 이 책을 낸 ‘과학아이’는 대학에서 과학을 전공한 김성화, 권수진씨로 구성된 과학전문 집필 모임이다.

    앞의 두 가지 시리즈가 국내 필진에 의해 쓰이고 그려진 책인 데 비해 승산에서 펴낸 ‘세포여행’과 ‘세포들의 전쟁’은 외국의 우수 과학도서를 번역 소개한 것이다. 아동 도서로서는 처음으로 영국 코퍼스 론 풀랑스 과학도서상을 수상한 이 ‘세포 시리즈’는 생명공학 부문을 만화 형식으로 소개했다는 점이 특징.

    ‘세포여행’은 인체를 구성하는 수백만개의 세포가 피부, 근육, 뼈를 만들어내고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메커니즘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다. ‘세포들의 전쟁’에서 다루는 내용은 인체에 유해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 체내 방어 세포들이 벌이는 ‘전쟁’을 묘사했다.

    저자는 런던의 생물치료연구소 소장인 생물학자 프랜 보크윌. 앞으로 세포 시리즈는 ‘DNA 이야기’ ‘유전자 속의 놀라운 비밀’ ‘뇌속의 놀라운 비밀’ 등을 속속 선보일 계획이다.

    ◇ 달팽이 과학동화/ 심조원 외 글/ 박경진 외 그림/ 보리 펴냄/ 각권 28쪽/ 6500원

    ◇ 고래는 왜 바다로 갔을까/ 과학아이 글/ 엄영신, 윤정주 그림/ 92쪽/ 8500원

    ◇ 세포시리즈/ 프랜 보크윌 지음/ 믹 롤프 그림/ 한현숙 옮김/ 각권 32쪽/ 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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