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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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이 하늘로 뜬 ‘스카이’ 최진영

  • 입력2006-07-24 09: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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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이 하늘로 뜬 ‘스카이’  최진영
    엔터테인먼트 장르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연기자의 가수 겸업은 이제 놀랄 일도 아니다. 톱탤런트 류시원 안재욱부터 최근 앨범을 발표한 홍경인까지, 언제라도 드라마로 컴백할 수 있는 ‘복원력’을 갖춘 이들은 ‘유효 기간’ 잠재된 끼를 발휘하고 돈도 벌려 한다.

    하지만 최근 ‘스카이’라는 예명으로 가수 활동을 시작해 한달 반만에 타이틀곡인 록발라드 ‘영원’ 을 방송사 가요프로 순위 정상에 올려놓은 최진영(31)의 경우는 앞서 말한 ‘부업파’와는 사정이 다르다. ‘유통 기한 6개월’이라는 정글 같은 연예계. 16세 때 누나(최진실)보다 먼저 연기를 시작했지만 97년 이후 연기자로는 3년 넘게 ‘폐기 처분’된 상황에서 가수로서 극적인 돌파구를 찾았다는 것은 분명 ‘사건’이다.

    “연기자로서의 자존심이 송두리째 무너져가면서 이대로 끝낼 수 없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기획사 사장들과 단란주점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가수해 볼 생각 없냐”는 제의가 들어왔다. 최진영은 망설임없이 응했다. 하지만 주변 환경은 만만치 않았다. 누나는 “좀 더 노력해서 연기를 하지 왜 자멸의 길을 가느냐”며 말렸고 지인들은 “가수가 장난인 줄 아느냐”며 수군거렸다.

    그러던 중 ‘영원’이란 곡을 만났다. 짧지만 굴곡 많았던 그의 삶과 너무나 닮은 애절한 멜로디. 심연 깊숙한 곳에서 퍼올린 듯한 가사. 최진영은 이 곡을 소화하기 위해 여린 목소리를 탁성(濁聲)으로 바꿔야 했고 자기 방에서 1년 넘게 무조건 소리를 질러댔다. 하지만 노래를 부른다는 게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런 와중에 그는 스튜디오를 네 번이나 옮겨다녔다. 최진영은 이 노래만큼은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소속사에서 자신을 포기하면 ‘영원’의 판권을 사려고까지 했다. 그의 앨범에 서 ‘영원’을 정점으로 다른 곡들의 굵기가 각각 다른 것은 그가 목소리를 탁성으로 바꾸는 과정의 ‘녹취록’인 셈이다.

    최진영은 앨범 발표를 앞두고 치밀한 전략을 세웠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차인표 장동건 등을 동원한 3억원짜리 뮤직비디오를 먼저 내걸었던 것. 팬들의 시선끌기용 전략이었지만 최진영으로서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



    “‘스카이’ 대신 ‘최진영 1집’이란 제목으로 내놓을 경우 사람들이 제 노래보다는 탤런트의 변신이라는 사실에만 관심을 가질 것 같았어요. 저는 그 점이 가장 두려웠습니다.”

    최진영은 지난해 12월초 데뷔무대에서 눈물을 흘렸고 최근 데뷔 앨범이 30만장 이상 팔려나가면서 또 한번 울었다.

    그는 “가수활동하면서 가장 큰 보람은 아직 죽지 않은 또다른 자신을 발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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