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47

2016.07.20

권영산의 생존 창업

우울한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점포 수 늘고 매출은 줄어 만만치 않은 창업환경

  • 오앤이외식창업 대표 omkwon03@naver.com

    입력2016-07-19 11:42:34

  • 글자크기 설정 닫기
    5대 간식인 빵, 치킨, 피자, 햄버거, 짜장면은 창업시장에서 여전히 인기 아이템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이와 관련된 창업이 일어난다. 그렇다면 이 가운데 베이커리전문점 사업은 얼마나 시장성을 갖추고 있을까. ‘은퇴 후 브랜드 빵집 하나 내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지역별 매장 수와 매출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베이커리 업종은 한때 예비창업자들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었다. 업장 분위기가 깨끗하고 남들 보기에도 그럴듯한 사업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물론 장사도 제법 잘 됐다. 그 덕에 대기업 혹은 고위 공무원직 은퇴자를 비롯해 주부들 사이에서도 단연 ‘창업 1순위’로 꼽혔다. 하지만 어느 순간 베이커리전문점은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무분별한 골목상권 진입으로 동네빵집 몰락의 주범으로 꼽히는가 하면,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본사 간 인테리어 비용 전가 문제 등으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럼에도 예비창업자들 사이에서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의 인기는 여전히 높다.

    베이커리전문점 창업을 준비하기 전 먼저 빵의 역사와 유래를 알아보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처음 빵을 들여온 사람은 조선시대 말 무렵 선교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선교사들이 숯불을 피워 구운 것이 마치 우랑(소의 고환)과 같다고 해 ‘우랑떡’이라 불렀다고 한다. 1884년 한러통상조약 체결 이후 러시아인 베베르 공사의 처제인 손탁(孫澤)이 공관 앞에 정동구락부를 개설하고 우리나라 최초의 빵을 선보였는데, 중국식 표현으로 면포(麵包)라고 불렀다.

    근대기를 거쳐 지금까지 명성을 이어오는 지역 빵집도 있다. 우리나라 최초 빵집으로 알려진 전북 군산 ‘이성당’과 1956년 문을 연 충남 대전 ‘성심당’이 유명하다. 이후 서울 리치몬드제과와 김영모과자점, 신라명과, 브레댄코 등이 생겨났고 1980년대 후반 들어 본격적인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시대가 열렸다. 현재 베이커리 업계 양대 산맥이라 부르는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도 이 시기 생겨났다.





    아파트 밀집지역·주택가 주요 동선 유리  

    나이스비즈맵(www.nicebizmap.co.kr) 상권분석서비스에서 제공한 최근 1년(2015년 4월~2016년 3월)간 시도별 베이커리 업종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2016년 3월 전체 매출은 서울 976억 원, 경기 634억 원, 인천 142억 원, 부산 126억 원, 경남 125억 원 정도다(표 참조). 점포 수는 경기 1815개, 서울 1569개, 부산 507개, 경남 503개, 인천 431개이고 가게당 월평균 매출은 서울 6411만 원, 경기 3631만 원, 인천 3601만 원, 부산 2517만 원, 경남 2570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 매출이 가장 높은 이유는 다른 지역에 비해 소비 수준이 높고, 입지 조건도 유리한 곳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단 임차료 등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매장이 아파트 밀집지역이나 주택가 주요 동선에 위치해야 수익이 날 것으로 판단된다.

    예를 들면 몇 년 전 서울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30년 가까이 장사한 한 개인 빵집은 대기업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이 들어오면서 2배 이상 오른 임차료(보증금과 월차임)를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았고, 유명 프랜차이즈 빵집 경우에는 대기업 휴대전화 대리점이 들어오면서 2.5배 이상 오른 임차료를 감당하지 못해 역시 문을 닫았다.

    이런 현상이 곧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유발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이유는 상권과 자리는 탐이 나나 기존 매장이 나갈 조짐을 보이지 않자 새롭게 들어갈 브랜드가 건물주에게 엄청난 임차료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기존 임차인이 견디지 못하고 나가는 것이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기존 매장에 줘야 할 권리금을 감가상각을 통해 나누고, 나눈 금액을 매월 지급해야 하는 월차임에 더하며, 임대차 재계약 시 올릴 월차임 인상분을 또 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베이커리 업종은 번화가나 오피스가보다 주택가나 아파트 밀집지역 주요 동선에 들어가는 것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다.

    나이스비즈맵을 통해 지난 1년간 시도별 베이커리 업종 매출 추이를 보면 경기도는 점포 수에 비해 월평균 매출이 낮다. 경기도는 ‘베드타운’(직장이 도심에 있는 사람들의 주거지 기능을 하고자 대도시 교외에 형성된 도시) 형태의 주택가 특성이 강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권영산의 생존 창업’ 연재를 통해 소개한 삼겹살, 피자, 치킨 창업에 이어 베이커리 업종도 인천이 매장 수에 비해 월평균 매출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인천에서 베이커리 업종을 창업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인건비와 임차료 높아 수익구조 악화

    전국 베이커리 업종의 전체 매출 규모는 2012년 월평균 3151억 원, 2013년 3283억 원, 2014년 3402억 원으로 시장 규모는 연 4% 내외로 성장하고 있다. 또한 최근 1년간 월평균 매출 규모는 2762억 원으로 2014년 매출보다 7.9% 감소했다. 경기침체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점포 수는 2012년 7063개, 2013년 6998개, 2014년 6939개로 점점 줄었다 2015년 4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월평균 7743개로 최근 1년 동안 급속도로 늘어났다.

    결국 최근 1년간 베이커리 업종 점포 수는 늘어난 데 반해 매출은 줄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사업을 시작할 계획인 사람이라면 한 번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점포 수는 늘었지만 매출이 줄었다는 것은 이미 과당경쟁에 놓여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손익계산상 인건비와 임차료(월차임) 비중이 높아 수익구조가 옛날 같지 않은 것도 창업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그 밖에 유념해야 할 것은 베이커리 업종이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이다. 새벽 5시부터 나가 빵을 구워야 하는 매장도 있고, 단순히 빵을 제공받는 경우라도 이른 아침에 문을 열어 밤 12시 넘어서까지 영업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모든 창업에는 개개인의 능력과 자질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스스로 남다른 서비스 마인드와 부지런함을 지녔다고 생각한다면 상권에 가장 적합한 점포를 구한 후 조심스럽게 창업에 나서라고 당부하고 싶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