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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루와카 거리의 밤 풍경’은 달빛이 비치는 밤거리를 즐기러 나온 일본인들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안도가 제작한 사계절 목판화인 ‘명소 에도 백경(名所江戶百景)’ 가운데 90번째로 소개된 절경입니다. 사루와카 지역은 당시 연극이나 가부키 극장 등이 밀집한 유흥가로 현재 아사쿠사 6초메 일대입니다.
이 작품은 세로로 긴 화폭에 과거 일본 상점거리를 묘사했습니다. 상점들은 양쪽으로 늘어서 있고 골목 가까운 곳부터 먼 곳까지 뻗어 있습니다. 그림 하단부터 중간까지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상점골목이며 상단은 희고 둥근 보름달이 뜬 밤하늘입니다. 원근법을 살린 이 그림은 하단에서 중간으로 갈수록 상점골목이 점점 좁아져 그 끝은 거의 점처럼 작아집니다. 이러한 소실점에 대한 깊이 있는 원근 처리 방법은 대각선으로 엇갈린 두 직선이 멀리 한 점에서 만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길게 늘어선 상점건물 위에는 사방을 관망하기 위한 망루 3개가 있으나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당시 안도는 소방 담당 하급 무사로 망루에서 화재를 감시하는 일을 하며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늦은 밤이지만 사루와카 거리는 유흥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모두 일본 전통의상을 입고 있는데 몇몇은 붉은 등불을 들고 있고, 주인을 따라 나온 듯한 개들도 보입니다. 사람들 발아래 그림자가 아주 또렷하게 그려져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거리는 회색빛으로 어둡지만 상점은 노란색 등과 붉은색 간판으로 강렬한 색의 대비를 이룹니다. 둥근달이 떠 있는 밤하늘은 짙은 푸른색으로 묘사돼 있고 그림 최상단으로 갈수록 검은색에 가깝게 점점 더 진해집니다. 그림 상단 오른쪽에는 붉은색 띠 위에 글자가 쓰여 있습니다. 하나는 화가의 서명이고 또 다른 하나는 ‘명소 에도 백경’이라는 작품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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