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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초 광우병 사태로 위기 겪은 MB보다 尹 상황 더 나빠”

정책 아닌 정권 내부 자중지란으로 위기 가중… 인적쇄신 요구 커져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임기 초 광우병 사태로 위기 겪은 MB보다 尹 상황 더 나빠”

윤석열 대통령. [동아DB]

윤석열 대통령. [동아DB]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81일 만에 ‘지지율 20%대 늪’에 빠졌다. 낮은 지지율로 국정운영 동력을 상실해 불리한 상황이 고착화되는 악순환이 펼쳐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대통령실 측은 “야당에서 악의적 프레임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하지만 “대통령과 여당이 자중지란에 빠진 결과”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2주 연속 尹 지지율 20%대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7월 29일부터 이틀간 전국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8월 1일 발표한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조사 결과, 긍정 평가는 28.9%로 부정 평가(68.5%)에 크게 뒤처졌다(그래프 참조·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이 지지율 30% 선 붕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 지 사흘 만에 유사한 조사 결과가 또 나온 것이다.

임기 초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한 모습을 두고 ‘이명박 정권’을 연상케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은 모두 대선에서 약 48% 지지율을 얻어 당선했는데, 석 달을 넘기지 못하고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문건이 공개돼 광우병 우려에 불을 붙였고, 대통령 탄핵 서명에 100만 명 넘는 국민이 서명하는 등 위기를 겪었다. 이후 한국갤럽이 2008년 6월 2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20.7%까지 급락했다. 당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이 전 대통령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지는 양상도 나타났다.

상황은 윤 대통령이 더 좋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정치 경력이 짧은 만큼 대통령 개인의 지지층이 이 전 대통령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정책 등 외부 요인이 아닌, ‘내부 문제’가 지지율 하락을 초래했다는 점도 차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이명박 정부가 외부적 요인으로 지지율 하락을 겪었다면 윤석열 정부는 내부적 요인으로 위기를 겪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임기 초 거듭 논란이 된 장관 후보자 등 인사 문제, 문제 상황에 대한 대통령의 태도 등이 위기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내부 총질하던 당대표”라고 표현한 권성동 원내대표와의 텔레그램 대화가 공개되면서 지지율 하락이 가속화됐다.



당분간 지지율 반등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무엇보다 지지율이 30%대 밑으로 떨어지면서 국정운영 동력이 사실상 상실된 상태다. 배 소장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대통령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여론인데, 윤 대통령이 국민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지지 세력 내부의 균열은 물론, 야당도 국정 파트너로서 역할을 하지 않아 지지율 침체 국면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교육부가 ‘만 5세로 입학 연령 하향’ 정책을 공론화하며 국면 전환을 노렸지만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한 채 오히려 “악수를 뒀다”는 평가만 받고 있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 나흘 만에 대학 총장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정책을 빨리 추진해 내년 3월 퇴임할 생각”이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도리어 ‘교육부발(發) 리스크’가 부각되는 형국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인사 검증 과정에서부터 논란이 있었던 인물들을 중심으로 문제가 이어지는 만큼 인적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대 지지율, 공무원도 말 안 들어”

여당 내에서도 인적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임기 초반 20%대 지지율이면 공무원도 말을 안 듣는다”고 지적하며 대통령비서실장 교체를 주장했다. 대통령실 인사 개편을 통해 변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차기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김기현 의원 역시 “대통령실, 행정 각 부처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윤 대통령이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손발을 맞추던 사람들을 3개월 만에 내치는 것은 평소 소신과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주변에 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면 돌파에 무게가 실린다. 대통령실 측은 “윤 대통령이 결정할 일”이라며 사안에서 거리를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도층의 반감을 사더라도 보수층 지지자들의 마음을 잡을 때라고 강조한다. 당장 중도층이 공감할 만한 행보를 밟더라도 국민적 반감이 큰 만큼 도리어 집토끼만 놓치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현실적 상황을 고려해 당장은 욕심을 내려놓고 30%선 회복에 전념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여론조사 동향에서는 대구·경북 지역, 60대 이상, 가정주부 등 윤 대통령 지지층 상당수가 마음을 돌린 결과가 관측된다. 신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지지층을 확실히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당분간 30%대 지지율 유지를 목적으로 관련 행보를 밟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어 “지인과 관련된 문제가 거듭 발생하고 있으니 특별감찰관을 조속히 임명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주간동아 1351호 (p34~35)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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