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놀기 달인 Z세대

[김상하의 이게 뭐Z?]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2-05-31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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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는 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필자는 최강 MBTI E로 주말에도 절대 집에서 쉬지 않는다. 우연히 이번 주 약속이 취소되는 바람에 심심할 때 하려고 저장해둔 것들을 하나 둘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휴대전화만 있어도 할 일이 많기에 침대에서 밥 먹을 때 빼고는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메타버스 독서실 등장

    메타버스 독서실 애플리케이션 ‘태그룸’. [태그룸 캡처]

    메타버스 독서실 애플리케이션 ‘태그룸’. [태그룸 캡처]

    다양한 메타버스를 많이 봤지만 ‘태그룸’은 정말 실용적인 메타버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공부하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학창 시절 앉아 있는 게 너무 힘들어 앞에 꼭 누군가 있거나 경쟁할 사람이 있어야 효율이 올랐던 기억이 난다. 태그룸은 쉽게 말해 과거 유튜브에서 엄청나게 유행한 #STUDYWITHME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STUDYWITHME가 나만 일방적으로 유튜버를 볼 수 있는 거라면 태그룸은 남들이 나를 볼 수 있고 나도 남들을 볼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앱)이다.

    메타버스에 일단 입장하면 독서실이 나오고 공부하고 싶은 자리를 찾아서 앉으면 된다. 자리에 앉은 뒤 비디오 캠을 켜서 공부해도 되고, 타이머를 작동시켜 시간만 잴 수도 있다. 캠을 켜면 다른 사람들이 내가 공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영상에 들어갈 장작 소리, 빗소리, 키보드 소리, 도서관 소리 등을 선택하면 내가 공부하는 영상을 클릭한 사람은 ASMR도 들을 수 있다. 검색 기능을 사용해 원하는 공부방에 입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만약 수험생이라면 태그룸을 사용해 공부할 거 같고, 재택근무하는 사람도 그걸 켜면 좀 더 긴장해서 일하지 않을까 싶었다.

    #음악 취향 담은 영수증 발급

     ‘Receiptify’에서 만든 필자만의 음악 영수증. [Receiptify 캡처]

    ‘Receiptify’에서 만든 필자만의 음악 영수증. [Receiptify 캡처]

    음악 감상을 위해 스포티파이를 쓰는 이유는 주요 음악 앱 중 알고리즘 폭이 제일 넓다고 생각해서다. 또 직접 만든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할 때도 편하다. ‘Receiptify’라는 웹사이트는 최근 들은 음악을 영수증으로 만들어주는 사이트다. 영수증으로 만드니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을 산 것 같아 살짝 신이 나기도 하고, 이번 주를 어떤 음악과 함께 버텼는지도 볼 수 있었다.



    필자는 일할 때 노동요가 필수인, 음악 없이는 일할 수 없는 몸인데 Receiptify 외에도 스포티파이를 사용하면 다양한 웹사이트에서 음악 취향을 분석할 수 있다. ‘Festify’도 그중 하나다. 노래를 들은 기록을 바탕으로 나만의 가상 페스티벌 라인업을 그림으로 보여주는데, 솔직히 이렇게 좋아하는 가수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으면 진짜 월급을 털어서라도 꼭 가고 싶다.

    Z세대가 심리테스트나 MBTI 매력에 푹 빠졌던 이유는 내가 몰랐던 나, 내가 공감하는 나에 대해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웹사이트에서는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나, 이런 노래 스타일을 좋아하는구나”라고 자신만의 프로필 뮤직을 정해주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나만 보기 아까운 웹툰

    네이버 웹툰 ‘팬인데 왜요’의 한 장면. [네이버 웹툰 캡처]

    네이버 웹툰 ‘팬인데 왜요’의 한 장면. [네이버 웹툰 캡처]

    “도대체 덕질을 안 하면 무슨 재미로 살까.” 덕질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트로트가 유행하면서 좋았던 점은 덕질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것이다. 꼭 신문물을 따라가야 하는 건 아니지만 강제가 아닌,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듣기 위해 덕질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재능 기부 형태의 학원이 생기면서 스마트폰, 인터넷과 멀었던 어른들이 자연스럽게 신문물을 익히고 있다.

    ‘팬인데 왜요’라는 네이버 웹툰은 가족에게 온갖 정성을 다한 할머니가 가족이 다 크고 자신의 손이 필요 없어진 이후 뭘 하며 살지를 고민하다 아이돌 노래를 듣고 덕질을 시작하는 내용이다. 할머니가 처음 스마트폰을 사고 유튜브에서 영상을 찾아 회원가입을 하는 모습을 보면 진짜 자연스럽게 응원할 수밖에 없다. 제발 할머니의 아이돌 최애가 사고 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마저 생긴다.

    필자는 나이에 맞는 행동이라는 말을 제일 싫어하는데, 그런 행동이 정말 있는 걸까를 이 웹툰을 보며 또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사실 나이에 맞는 행동을 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았을 때 진짜로 나이를 이길 수 있는 것 아닐까. 솔직히 이 웹툰을 세상 사람이 다 읽어주고, 서로 좋아하는 걸 존중해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요즘 유행하는 밈이 뭐냐면

    강원도에서 공식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올라온 나물 파는 영상. [강원도 트위터 캡처]

    강원도에서 공식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올라온 나물 파는 영상. [강원도 트위터 캡처]

    진짜 타고난 사람처럼 요즘 유행하는 밈(meme)을 영상에 잘 편집해 넣는 크리에이터들이 있다. “요즘 유행이 뭐지?” 싶을 때 이 영상들만 보면 한 방에 정리된다. 먼저 우르롹끼사우루스라는 일상 브이로거가 있다. 그냥 일상을 보여주는 영상인데도 뭔가 다르다. 일상에 밈을 넣어 편집하는데, 종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만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밈을 편집에 잘 녹인다.

    구독자 6만 명인 정신못차린 취준생(정못취)이라는 취업준비생 유튜버도 밈에 미친 사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밈을 잘 사용한다.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는데 공기업과 가장 안 어울리는 사람 1위 타이틀을 얻었고, 모두가 영상 만드는 사람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댓글로 단다.

    이 두 유튜브를 보면 세상을 돌아다니지 않아도 세상 유행하는 밈은 다 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제2의 충주맨(25만 구독자를 가진 충주시 유튜브 개설자이자 운영자)이 아닐까 하는 사람을 강원도 공식 트위터에서 발견했는데, 진짜 이상할 만큼 환장할 광고를 만들어 선보였고 그게 또 결재가 났다. 35만 조회수의 나물 파는 영상(‘죠죠러에게 산나물 영업을 시키면 벌어지는 일’)인데, 보고 나면 나물을 반드시 사줘야 저 영상을 올린 직원이 집에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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