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승원 광명시장 “광명역, 남북평화철도 출발역 만들 것”

“더 많은 시민이 시정에 참여하면 정책 효율성 더 높아져…시민참여 제도화할 것”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19-12-13 1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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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구자홍 기자]

    재선 도의원을 지내고 지난해 민선7기 광명시장에 취임한 박승원(54) 광명시장은 진정한 자치분권을 위한 시민참여형 시정 운영 전도사다. 시장 취임 후 1년 반 동안 박 시장은 시정 현안을 놓고 수많은 토론회와 간담회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왔다. 그뿐 아니라 광명시의 주요 정책 추진 상황을 시민들에게 소상히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현장에서 답을 찾기 위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현장을 다녔다. 박 시장 스스로 “광명시를 이끌어가는 가장 큰 힘은 시민”이라며 “현장에 답이 있고 시민이 답이라는 것을 매순간 깨닫고 있다”고 말할 정도. 그는 “시민이 주도적으로 시정에 참여해주길 바란다”면서 “시민과 함께 진정한 자치분권도시, 모두가 잘사는 광명을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박승원 광명시장을 12월 4일 오후 광명시청 시장실에서 만났다. 

    올 한 해 추진해온 여러 사업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5월 시민과 함께 한 도라산 열차여행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기념하고 KTX 광명역이 남북평화철도 출발역이 되길 기원하며 시민 270여 명과 함께 열차를 타고 도라산에 다녀왔다. 도라산까지 가는 2시간 동안 열차 6칸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시민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통일을 바라는 시민들의 마음이 간절하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고 ‘통일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구나’ 다짐하는 시간이 됐다. 평화통일을 기원하며 평화공원 대형현수막에 ‘평화열차 타고 평양으로 소풍 가자’는 소원을 적었다.” 

    KTX 광명역이 남북평화철도 출발역으로 지정돼야 한다고 보는 이유는 뭔가. 

    “역의 규모와 지정학적 위치, 교통 인프라 등 모든 부분을 따져봤을 때 KTX 광명역이 남북평화철도 출발역으로 지정돼야 한다. KTX 광명역이 남북평화철도 출발역으로서 한반도 평화시대를 열고 대한민국 번영을 이룰 수 있도록 광명시민과 힘을 모으겠다.” 

    KTX 광명역을 남북평화철도 출발역으로 만들고자 박 시장은 지금까지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1월에는 남북교류 사업을 적극 추진할 추진체로 전문가와 시민으로 구성된 광명시 남북교류협력위원회를 출범시켰고, 4월에는 4·27 남북정상회담 1주년 기념 라이브 토크쇼 ‘희망을 잇다! 평화를 품다!’를 개최했다. 6월에는 KTX 광명역 평화마라톤대회도 열었다. 박 시장은 “앞으로 북한의 백석 시인과 광명의 기형도 시인을 매개로 한 문화 교류, 평양 소재 학교와 자매결연을 통한 청소년 교류 활동, KTX 광명역과 북한 고산군 소재 광명역의 상징적 교류 협력 등 남북교류 사업을 다양하게 구성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정의 최우선 목표, 자치분권

    이에 발맞춰 경기도는 11월 KTX 광명역에서 서울, 고양, 파주를 거쳐 개성까지 이어지는 ‘광명개성선 고속철도’를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해줄 것을 국토교통부에 요청했다. 박 시장은 “KTX 광명역이 남북평화철도 출발역으로 지정되도록 노력하고 다가올 평화시대를 차근차근 준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내 삶을 바꾸는 자치분권’이란 책을 펴낸, 자타가 공인하는 자치분권 전도사다. 시장에 취임한 후 자치분권시대를 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나.
     
    “‘시민참여, 자치분권 도시’를 시정의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자치분권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여러 제도를 만들고,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며 함께 정책을 구상해 실행해가면서 시민주권시대를 정착시켜야만 비로소 이뤄질 수 있다. 그래서 자치분권 추진 전담 조직인 자치분권과를 신설하고, 시민이 시정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자치분권협의회와 민관 협치기구를 구성했다. 또한 주민자치회도 시범실시하고 있다.” 

    시민참여를 통한 시정이라는 것이 이상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생각도 드는데…. 

    “시민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기에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시민참여를 제도화해 시정에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하면 정책 효율성이 더 높아진다.” 

    시민이 시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어떤 제도를 도입했나. 

    “광명시는 500인 원탁토론회, 광명시민 톡톡 협치마당, 광명시민 1번가, 우리동네 시장실, 시민참여위원회 등을 통해 많은 시민과 소통하고 있다. 자치분권시대를 열어가려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주민자치회라고 생각한다. 8월 ‘광명시 주민자치회 시범실시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광명5동, 광명7동을 시범동으로 선정해 주민자치회를 준비해왔다. 11월 25일에는 광명5동, 광명7동 주민자치회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주민자치회 전면 실시 계획

    [지호영 기자]

    [지호영 기자]

    주민자치회는 어떤 활동을 하나. 

    “기존 주민자치위원회가 동 주민자치센터 운영에 관한 사항을 심의, 결정하는 자문 역할을 했다면 광명시가 구성한 주민자치회는 말 그대로 주민으로 구성된 자치기구다. 자치계획을 수립하고 주민총회를 통해 계획을 실행해나간다.” 

    광명시는 2020년 2월 ‘광명시 주민자치회 시범실시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주민자치회를 시 전체에서 전면 실시할 계획이다. 주민자치회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대를 높이고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광명시는 ‘찾아가는 주민자치 설명회’ ‘찾아가는 자치분권 교육’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박 시장과 인터뷰가 있던 12월 4일에도 주민 400여 명이 시청 대강당에서 자치분권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었다. 

    “내년에는 주민들이 낸 주민세를 각 동 마을 사업의 재원으로 활용해 마을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주민세 환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마을의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해가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자치분권이 이뤄질 수 있다. 시장의 역할은 시 공무원들과 함께 주민자치회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올해는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지 꼭 15년 되는 해다. 사람으로 치면 유아기, 소년기를 거쳐 청년기에 접어든 셈이다. 청년기에 접어든 지방자치, 지방분권의 꽃이 박 시장의 구상대로 광명에서부터 밝게 빛나게 될지 주목된다. 최소한 박 시장의 눈빛에서는 진정한 자치분권의 꽃을 광명에서 활짝 피우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시민 삶의 어느 한 분야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

    올해 8212억 원이던 광명시 예산은 내년에는 1096억 원이 늘어난 9308억 원으로 편성했다. 늘어난 예산은 △골목 경제가 살아나는 도시 만들기(310억 원) △혁신교육 도시 만들기(244억 원) △미세먼지 없는 안전하고 건강한 도시 만들기(158억 원) △문화와 예술 도시 만들기(144억 원) △청년이 꿈꾸는 도시 만들기(53억 원) 등 다양한 주민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일에 쓰일 예정이다. 물론 최고 자치분권 도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예산도 123억 원을 배정해놓았다.
     
    특히 일자리 중장기 종합계획을 수립해 △50+사회공헌사업 △광명형 청년인턴제 △경력단절 여성 재취업 서비스 등 세대별 일자리 확대도 꾀할 예정이다.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탄탄히 하고자 올해 78억 원 규모였던 광명사랑화폐를 100억 원으로 확대할 방침 또한 세워뒀다. 

    광명시는 방만하게 운영되던 기존 예산을 과감히 삭감해 내년에는 전체 예산의 45.8%인 3260억 원을 복지 분야 예산으로 편성했다. 광명시가 복지 예산으로 3000억 원 넘게 편성한 것은 내년이 처음이다. 시 관계자는 “방만하게 운영되던 기존 예산을 과감히 삭감해 의료와 요양, 돌봄 등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한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광명시는 시 전체 인구의 30%에 육박하는 1인 가구를 위한 생활지원 사업도 내년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시민 삶의 어느 한 분야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며 “시민들의 이익을 위해 자치분권을 통해 공정한 시정이 펼쳐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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