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77

2011.03.07

오늘도 꿈꾸는 사람들

  • 박혜림 기자 yiyi@donga.com

    입력2011-03-07 09: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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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28일 종영한 KBS 드라마 ‘드림하이(Dream High)’를 보신 적이 있나요? ‘드림하이’는 출신과 배경이 다른 아이들이 가수 육성학교인 기린예고에 입학해 ‘가수’의 꿈을 이루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입니다. 주요 출연진은 2PM의 택연과 우영, 미쓰에이의 수지, 티아라의 함은정, 아이유 등 아이돌 스타가 대부분이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유치한 하이틴 드라마겠거니 생각했는데, 어느새 저도 모르게 꼬박꼬박 챙겨보고 있더라고요.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시종일관 꿈을 이야기하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지만, 뭐랄까. 왠지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콩닥거린달까요.

    드라마는 끝이 났지만, 저는 지난주 내내 다시 ‘드림하이’ 몇 편을 본 기분이었습니다. ‘뮤지컬’ 커버스토리를 준비하면서 만난 많은 사람이 드라마 속 주인공 같았거든요.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한림예고 뮤지컬과 학생들은 종종 어른들에게 “미래가 불확실한 뮤지컬 배우를 왜 하려 하느냐”는 핀잔을 듣는다고 합니다. 그래도 그들은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추고 연기할 때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가슴이 뛴다”며 “뮤지컬 배우가 꼭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들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이 유난히 반짝여 보였습니다.

    뮤지컬 ‘투란도’ 오디션 현장에서 만난 지원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매번 오디션에서 탈락하고, 겨우 앙상블 배역을 따내도 받는 돈은 고작 회당 10만~20만 원 정도. 그래도 결국 가슴이 원하는 일을 따르겠다고 하더군요.

    대한민국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주연급 배우들도 만났습니다. 윤공주 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돈도 벌고 대중의 사랑도 받는 게 그저 신기하다고 합니다. 류정한 씨 역시 무대에 서 있을 때 무아지경을 느낀다며 자신은 행복한 사람이라 말합니다. 이들은 처음 뮤지컬 배우에 도전할 때 이것저것 계산하거나 겁내지 않고 가슴이 하는 말에 귀 기울이며 묵묵히 달려온 사람들입니다.

    오늘도 꿈꾸는 사람들
    “어떤 이는 꿈을 간직하고 살고/ 어떤 이는 꿈을 나눠주고 살며/ 다른 이는 꿈을 이루려고 사네/ 어떤 이는 꿈을 잊은 채로 살고/ 어떤 이는 남의 꿈을 뺏고 살며/ 다른 이는 꿈은 없는 거라 하네.”



    이 노래는 봄여름가을겨울의 ‘어떤 이의 꿈’입니다. ‘드림하이’ 주인공들이 유난히 자주 불렀는데 가사가 의미심장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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