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5

..

마음 모를 IOC 위원들, 속타는 Yes 평창

  • 김성규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기자 kimsk@donga.com

    입력2007-03-05 11:26: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2월 초 끝난 중국 창춘 동계아시아경기대회 때의 일이다. 대회 기간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유치위원회 관계자들이 모두 창춘에 와서 로비 활동을 하느라 분주했다.

    그런데 창춘에서의 어느 날 저녁 늦은 시각, 평창 유치위 사무실에서 한승수 평창 유치위원장이 혼자 서성거리는 모습이 같은 유치위의 A씨에게 목격됐다. 창 밖으로 흩날리는 눈발을 바라보고 있는 한 위원장의 모습이 꽤나 처연했나 보다. A씨가 “왜 그러고 계시느냐”고 물었고, 한 위원장은 “도무지 표심을 알 수 없어 그렇다”고 답했단다.

    한 위원장이 누구인가. 정치판에서 닳고 닳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 아니던가. 3선 국회의원이며 상공부와 외교통상부 장관에 유엔총회 의장도 지낸 인물이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일에 이력이 난 사람이다. 악수를 해보면 상대방이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인지 여부를 알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그런데 창춘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결정권을 쥐고 있는 각국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을 만나 아무리 손을 잡아봐도 도무지 마음을 알 수 없더라는 것이다. 힘이 빠질 만했다. 그만큼 IOC 위원들이 노회하다는 의미였다.

    평창에 대한 현지 실사가 2월17일로 모두 끝났다. 자칭 타칭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실사단 평가는 7월5일 과테말라 IOC 총회에서 개최지 투표로 최종 결정을 내리는 데 참고자료로 쓰일 뿐 투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그래도 국내 언론의 관심은 평창이 2010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려고 하던 4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4년 전 실사 때 중앙 언론 중 평창을 취재한 곳은 1개사뿐이었다. 이번엔 거의 모든 중앙 언론이 2~3명의 기자를 파견해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기사는 마치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듯 지나치리만큼 낙관적이었다.

    하지만 A씨는 “표심은 후보지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아닌 투표권을 행사하는 IOC 위원과 후보지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에 의해 결정된다”고 단언했다. 이번 투표는 한국이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어느 정도의 외교력을 갖고 있는지 판가름하는 검증대나 다름없다. 결과는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