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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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주가 평균 2340~2770… 잘 틀리는 증권사 전망 이번엔?

[김성일의 롤링머니] 지난 6년간 단 한 차례만 실제 지수에 근접… 전년도 증시 영향 크게 받아

  • 김성일 ‘마법의 연금 굴리기’ 저자

    입력2023-06-03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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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상반기 코스피는 증권사들의 ‘상저하고’ 전망과 달리 연초부터 상승세를 기록했다. [뉴시스]

    올해 상반기 코스피는 증권사들의 ‘상저하고’ 전망과 달리 연초부터 상승세를 기록했다. [뉴시스]

    올해 상반기를 한 달여 남겨둔 5월 말, 12개 증권사가 하반기 주가 전망을 발표했다. 국내 증권사의 하반기 코스피 밴드 전망치 평균은 2340~2770 선이다. 코스피 밴드란 코스피의 상단과 하단을 말하는 것으로, 6개월 전 발표한 전망치 2103~2679보다 높아진 수치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하반기 코스피가 큰 폭의 상승세는 없어도 상반기보다 개선된 모습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곳은 D증권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 300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장 낮은 전망치를 발표한 곳은 S증권으로, 하반기 코스피 밴드를 2200~2600으로 전망했다. 5월 26일 종가 기준 코스피가 2558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상승은 거의 없고, 15% 수준의 하락 가능성만 있는 셈이다. S증권은 “상반기에는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코스피가 크게 상승했지만, 하반기부터는 이런 기대가 가라앉으면서 상승분을 반납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하반기 코스피 상단 2600부터 3000까지

    이런 자료들을 보면 전망은 늘 양쪽으로 나뉜다. 누구의 전망이 맞을지 궁금한데, 결과를 확인할 길은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가는 방법밖에 없으니 답답하다. 하지만 전망이 지속적으로 반복됐다면 과거를 돌아보며 신빙성을 점검해볼 수는 있다. 증권사는 해마다 연말이 되면 연례행사처럼 다음 연도 증시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하고, 언론은 이를 취합해 코스피 전망 기사를 낸다. 많은 투자자가 전문가의 전망이니 맞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이 자료들을 참고하는데, 그 결과를 분석해보면 틀린 경우가 더 많다(표 참조).

    2016년 말 각 증권사가 발표한 2017년 코스피 평균은 1900~2273이었다. 하지만 2017년 코스피 움직임은 2026~ 2556을 기록하며 증권사 전망치보다 밴드 하단은 7%, 상단은 12% 높았다. 2018년은 2417~ 2941로 상승을 전망했으나 실제로는 하단과 상단이 각각 -17%, -13% 낮은 모습을 보였다. 2019년은 전망치와 실제 코스피 밴드 차이가 가장 낮은 해였다. 전망 정확도가 높아진 건가 싶을 수도 있겠으나 다음 해 전망치를 보면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2020년은 밴드 폭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 하단은 -24% 낮았고, 상단은 15% 높았다. 2021년은 전망치보다 하단은 28%, 상단은 18% 높았다. 2022년은 반대로 전망치보다 매우 낮아져 하단은 -24%, 상단은 -9%를 기록했다. 지난 6년간 코스피 밴드 전망과 실젯 값을 보면 2019년을 제외하곤 제대로 맞은 적이 없다. 2023년 올해는 어떨까.



    지난해 말 발표된 2023년 코스피 밴드 전망치 평균은 2103~2679이고, 5월 26일까지 실제 코스피 밴드는 2219~ 2582다. 밴드 상단과 하단의 오차가 각 6%, -4%로 전망이 매우 잘 맞아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망이 완전히 틀렸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증권사 대부분은 올해 증시를 ‘상저하고’로 예상했다. 상저하고(上低下高)란 주가가 상반기에 하락했다가 하반기에는 오른다는 뜻이다.

    올해 증시 전망 ‘상저하고’ 현재까지는 틀려

    증권사들이 상저하고로 예상한 이유는 다양하다. H증권은 “(2023년) 상반기에는 통화긴축이 경제 전반에 스며들어 코스피가 부진한 흐름을 보일 듯. 하반기에는 긴축 사이클 종료와 기업 실적 회복에 힘입어 지수 수준이 단계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D증권은 “증시는 경기보다 1∼2개 분기 앞선 (2023년) 1분기에 바닥을 지날 듯. 2분기 이후 통화정책 완화 기대에 금리와 환율 안정, 전 세계 경기회복과 반도체 실적 개선 등으로 코스피도 상승 반전할 것”이라 했고, S증권은 “보통 지수 연저점은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저점을 형성하기 직전에 옴. (2023년) 이익 추정치 저점은 2분기 말에서 3분기 초에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실제 코스피는 올해 첫 영업일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1월 27일까지 12%나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그래프 참조). 이후 조정과 재상승을 보이며 5월 26일 현재 연초 대비 15% 상승했다. 아쉽게도 2023년 ‘상저하고’ 전망은 5월까지는 맞지 않았다.

    증권사 전망은 왜 자주 틀릴까.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전년도 증시가 상승하면 다음 해 전망을 높게 잡는 경향이 있다. 2018년과 2022년이 그런 모습인데, 2017년과 2021년 증시가 상승 분위기로 끝나자 다음 해 증시 역시 상승한다고 전망했다. 반대로 증시가 하락한 2018년에는 그다음 해 전망도 낮춰 잡은 듯 보인다. 2017년과 2020년은 전년이 횡보장세라 그런지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다음 해 전망치를 잡은 것 같다. 증권사에서 증시를 전망하는 애널리스트나 이코노미스트를 일반인 같은 비전문가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들의 말을 무조건 믿고 투자하는 것은 꽤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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