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생활시간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여가시간은 4시간 49분이고, 그 가운데 1시간 55분을 TV 시청에 쓰며 다른 미디어 이용시간까지 합치면 2시간 21분이나 된다. 2004년 조사에서 전 유럽인의 하루 평균 TV 시청 시간은 3시간 30분, 미국인은 4시간 50분이었다. 10년이 지났으니 상황이 달라졌을까. 보나 마나 TV를 덜 보는 만큼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시간이 늘었을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이 장시간 TV 앞에서 죽치는 이유는 뭘까. 신고전학파의 현시선호이론(theory of revealed preference)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가장 잘 알고 있고, 따라서 스스로 원하는 만큼 TV 시청을 선택한다. 즉 TV 시청을 그렇게 오랜 시간 한다는 것은 상당한 정도의 만족감을 TV가 주기 때문이라 가정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연구가 반대 결과를 보여준다. 즉 하루 30분 미만으로 TV를 시청하는 사람이 자신의 삶에 더 만족하며, 반대로 TV 시청 시간이 늘어날수록 삶의 만족도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굳이 이런 통계 결과가 아니더라도 휴일 내내 누워서 TV만 본 것을 후회했던 당신의 경험을 떠올리면 된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손에서 TV 리모컨을 내려놓지 못하는 이유는 TV의 즉각적인 편익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TV는 영화처럼 예매할 필요도 없고 당장 돈이 들지도 않는다. 친구를 만나거나 스포츠 활동을 하기 위해 약속을 하고 외출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그저 TV 앞에 앉아 있기만 하면 된다. 당장은 스트레스가 해소되니 ‘효용’ 가치가 큰 반면, ‘비용’은 훨씬 나중에 치른다. 비용이란 밤늦게까지 TV를 보느라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사회적 관계나 공부, 경력 개발 등에 소홀한 대가다. 브루노 S. 프라이 스위스 취리히대 경제학과 교수는 TV 시청, 결혼, 자원봉사 등 우리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제를 행복 연구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표준 경제이론에 따르면 결과적 편익을 가져다주지 않으면서 비용만 발생케 하는 자원봉사가 실제로는 상당한 내적 기쁨을 가져다주며, 결혼이 단지 소득 증가뿐 아니라 약물 남용과 우울감을 느끼는 빈도를 떨어뜨려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증진한다는 것, 과도한 TV 시청은 불완전한 자기통제에서 발생한 것이므로 안녕감을 떨어뜨린다는 점 등을 직접 ‘측정’해 입증함으로써 행복이나 삶의 만족도 같은 주관적 개념이 경제학의 ‘효용’을 대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행복, 경제학의 혁명’이 시사하는 바는 소득 외에도 사람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많다는 것과 개인의 ‘주관적 안녕감’, 즉 행복을 측정하는 것이 경제적 행동을 해석하고 경제 정책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열쇠라는 점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오늘날 유행하는 ‘행복해지는 10가지 방법’ 같은 심리요법이나 긍정심리학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한다. “근본적으로 깨달아야 할 점은 행복은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이지 의도적으로 추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브루노 S. 프라이).
자이니치 리더
이민호 지음/ 통일일보/ 512쪽/ 2만2000원
이희건 신한은행 회장, 서갑호 사카모토방적 사장,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 조규훈 오사카 백두학원 창립자, 이영근 ‘통일일보’ 창립자, 오기문 재일본대한부인회 창립자, 진창현 바이올린 장인의 공통점은 자이니치(在日)라 불리는 한국인이라는 사실이다. 1959년 도쿄에서 창간된 통일일보가 한일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재일동포 리더 21명의 삶을 소개한 책을 펴냈다.
일상의 경영학
이우창 지음/ 비즈페이퍼/ 344쪽/ 1만4800원
경영학과 역사, 철학, 문학, 예술이 만나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인문학적 통찰을 갖춘 공학도의 시각에서 경영칼럼을 써온 저자가 일상에서 읽어낸 경영의 법칙. 조선 왕들의 사망 원인 1위는 과로사였다는 사실에서 ‘권한위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미국 케네디 정부의 쿠바 침공 실패기를 통해 집단사고의 맹점을 깨닫는다. 관점이 달라지면 해석하는 방식도, 그에 따른 결과도 달라진다는 사실.
커버
피터 멘델선드 지음/ 박찬원 옮김/ 아트북스/ 304쪽/ 3만 원
크노프 출판사 부수석 디자이너인 저자는 11년 전까지만 해도 30대 초반의 꽤 괜찮은 직업 피아니스트였다. 하지만 음악가의 길을 계속 갈 것인가 고민에 싸였을 때 우연히 디자인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고, 지금까지 600권 넘는 책 표지를 디자인했다. 이 책에는 그가 디자인한 표지 일부와 창작 방법 모음, 재킷 스케치, 일러스트레이션, 거절당한 표지 시안에 그와 함께 작업한 저자들이 기고한 글 등을 수록했다.
평면정복
더 하우스 편저/ 박승희 옮김/ 마티/ 304쪽/ 3만3000원
건축주와 시공업체 및 건축가를 연결해주는 전문회사이자 집 짓기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더 하우스’가 58명의 건축가가 설계한 300여 채 단독주택, 2000여 개 도면과 사진을 공개했다. 가장 작은 45㎡(약 13평)부터 432㎡(약 130평)에 이르는 다양한 규모에 누가 살아도 적합한 표준형 평면, 거래할 때 선호도가 높은 수익형 평면, 특별한 상황을 해결해줄 맞춤형 평면까지 망라했다.
가려 뽑은 재담
김준형 지음/ 현암사/ 300쪽/ 1만4000원
선생과 학생의 대화. “조선에서 가장 귀중한 짐승이 무엇이냐?” “사자입니다.” “틀렸다. 조선에는 사자가 없다.” “그러니까 더욱 귀중하죠.”(‘걸작소화집’ 59화) 요즘 말로 개그라고 하는 재담의 원류는 고려 후기 패설(稗說)로, 삶의 희로애락을 담은 재치 있는 이야기를 가리킨다. 억지와 생떼는 재치로 받아치고 소통 없는 사회를 풍자하는 것이 재담의 기능이었다. 1910~20년대 재담 가운데서 선별, 수록했다.
놀이터, 위험해야 안전하다
편해문 글·사진/ 소나무/ 284쪽/ 2만8000원
놀고 싶을 때 노는 게 진짜 놀이다. 아이들은 학교보다 놀이터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을 더 많이 깨친다. 저자는 매사 안전을 강조하며 규제가 늘어나다 보니 지루하고, 재미없고, 도전할 것도 없는 놀이터가 만들어지는 것을 경계한다. 위험과 만나고 그것을 다룰 수 있는 놀이터, 놀이기구를 놀이터의 필수요소로 삼지 않는 놀이터 등 놀이의 새로운 개념을 제안하는 책.
욕망의 힘
이명옥 지음/ 다산책방/ 332쪽/ 1만6000원
호텔방인 듯한 장소에서 남녀가 진하게 애무를 한다. 잭 베트리아노의 그림 ‘Game on’은 설명이나 해석이 필요 없는 에로틱 영화 그 자체다. 관음증을 자극하는 베트리아노의 그림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사비나미술관 관장인 저자가 ‘동아일보’에 연재했던 ‘이명옥의 가슴속 글과 그림’ 가운데 원초적 생명력을 부르는 그림 83점을 골라 ‘욕망’이라는 주제로 엮었다.
아인슈타인의 빛 : 아인슈타인
프레데릭 모를로 지음/ 안마르고 람슈타인 그림/ 허보미 옮김/ 함께읽는책/ 80쪽/ 1만3000원
과학사에서 ‘기적의 해’로 부르는 1905년, 아인슈타인은 3주 간격으로 광양자이론과 브라운운동, 특수상대성이론에 관한 연구 결과를 잇달아 발표하며 우리가 갖고 있던 세계관과 인식을 바꿔놓았다. 특수상대성이론 탄생 100년을 기념해 수학자가 허구의 동화를 바탕으로 쓴 상대성이론 해설서. 철학자의 사상과 삶을 픽션 형태로 풀어내는 일러스트레이션북 ‘철학그리다’ 시리즈 8번째 책이다.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처럼 사람들이 장시간 TV 앞에서 죽치는 이유는 뭘까. 신고전학파의 현시선호이론(theory of revealed preference)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가장 잘 알고 있고, 따라서 스스로 원하는 만큼 TV 시청을 선택한다. 즉 TV 시청을 그렇게 오랜 시간 한다는 것은 상당한 정도의 만족감을 TV가 주기 때문이라 가정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연구가 반대 결과를 보여준다. 즉 하루 30분 미만으로 TV를 시청하는 사람이 자신의 삶에 더 만족하며, 반대로 TV 시청 시간이 늘어날수록 삶의 만족도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굳이 이런 통계 결과가 아니더라도 휴일 내내 누워서 TV만 본 것을 후회했던 당신의 경험을 떠올리면 된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손에서 TV 리모컨을 내려놓지 못하는 이유는 TV의 즉각적인 편익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TV는 영화처럼 예매할 필요도 없고 당장 돈이 들지도 않는다. 친구를 만나거나 스포츠 활동을 하기 위해 약속을 하고 외출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그저 TV 앞에 앉아 있기만 하면 된다. 당장은 스트레스가 해소되니 ‘효용’ 가치가 큰 반면, ‘비용’은 훨씬 나중에 치른다. 비용이란 밤늦게까지 TV를 보느라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사회적 관계나 공부, 경력 개발 등에 소홀한 대가다. 브루노 S. 프라이 스위스 취리히대 경제학과 교수는 TV 시청, 결혼, 자원봉사 등 우리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제를 행복 연구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표준 경제이론에 따르면 결과적 편익을 가져다주지 않으면서 비용만 발생케 하는 자원봉사가 실제로는 상당한 내적 기쁨을 가져다주며, 결혼이 단지 소득 증가뿐 아니라 약물 남용과 우울감을 느끼는 빈도를 떨어뜨려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증진한다는 것, 과도한 TV 시청은 불완전한 자기통제에서 발생한 것이므로 안녕감을 떨어뜨린다는 점 등을 직접 ‘측정’해 입증함으로써 행복이나 삶의 만족도 같은 주관적 개념이 경제학의 ‘효용’을 대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행복, 경제학의 혁명’이 시사하는 바는 소득 외에도 사람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많다는 것과 개인의 ‘주관적 안녕감’, 즉 행복을 측정하는 것이 경제적 행동을 해석하고 경제 정책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열쇠라는 점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오늘날 유행하는 ‘행복해지는 10가지 방법’ 같은 심리요법이나 긍정심리학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한다. “근본적으로 깨달아야 할 점은 행복은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이지 의도적으로 추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브루노 S. 프라이).
자이니치 리더
이민호 지음/ 통일일보/ 512쪽/ 2만2000원
이희건 신한은행 회장, 서갑호 사카모토방적 사장,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 조규훈 오사카 백두학원 창립자, 이영근 ‘통일일보’ 창립자, 오기문 재일본대한부인회 창립자, 진창현 바이올린 장인의 공통점은 자이니치(在日)라 불리는 한국인이라는 사실이다. 1959년 도쿄에서 창간된 통일일보가 한일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재일동포 리더 21명의 삶을 소개한 책을 펴냈다.
일상의 경영학
이우창 지음/ 비즈페이퍼/ 344쪽/ 1만4800원
경영학과 역사, 철학, 문학, 예술이 만나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인문학적 통찰을 갖춘 공학도의 시각에서 경영칼럼을 써온 저자가 일상에서 읽어낸 경영의 법칙. 조선 왕들의 사망 원인 1위는 과로사였다는 사실에서 ‘권한위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미국 케네디 정부의 쿠바 침공 실패기를 통해 집단사고의 맹점을 깨닫는다. 관점이 달라지면 해석하는 방식도, 그에 따른 결과도 달라진다는 사실.
커버
피터 멘델선드 지음/ 박찬원 옮김/ 아트북스/ 304쪽/ 3만 원
크노프 출판사 부수석 디자이너인 저자는 11년 전까지만 해도 30대 초반의 꽤 괜찮은 직업 피아니스트였다. 하지만 음악가의 길을 계속 갈 것인가 고민에 싸였을 때 우연히 디자인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고, 지금까지 600권 넘는 책 표지를 디자인했다. 이 책에는 그가 디자인한 표지 일부와 창작 방법 모음, 재킷 스케치, 일러스트레이션, 거절당한 표지 시안에 그와 함께 작업한 저자들이 기고한 글 등을 수록했다.
평면정복
더 하우스 편저/ 박승희 옮김/ 마티/ 304쪽/ 3만3000원
건축주와 시공업체 및 건축가를 연결해주는 전문회사이자 집 짓기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더 하우스’가 58명의 건축가가 설계한 300여 채 단독주택, 2000여 개 도면과 사진을 공개했다. 가장 작은 45㎡(약 13평)부터 432㎡(약 130평)에 이르는 다양한 규모에 누가 살아도 적합한 표준형 평면, 거래할 때 선호도가 높은 수익형 평면, 특별한 상황을 해결해줄 맞춤형 평면까지 망라했다.
가려 뽑은 재담
김준형 지음/ 현암사/ 300쪽/ 1만4000원
선생과 학생의 대화. “조선에서 가장 귀중한 짐승이 무엇이냐?” “사자입니다.” “틀렸다. 조선에는 사자가 없다.” “그러니까 더욱 귀중하죠.”(‘걸작소화집’ 59화) 요즘 말로 개그라고 하는 재담의 원류는 고려 후기 패설(稗說)로, 삶의 희로애락을 담은 재치 있는 이야기를 가리킨다. 억지와 생떼는 재치로 받아치고 소통 없는 사회를 풍자하는 것이 재담의 기능이었다. 1910~20년대 재담 가운데서 선별, 수록했다.
놀이터, 위험해야 안전하다
편해문 글·사진/ 소나무/ 284쪽/ 2만8000원
놀고 싶을 때 노는 게 진짜 놀이다. 아이들은 학교보다 놀이터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을 더 많이 깨친다. 저자는 매사 안전을 강조하며 규제가 늘어나다 보니 지루하고, 재미없고, 도전할 것도 없는 놀이터가 만들어지는 것을 경계한다. 위험과 만나고 그것을 다룰 수 있는 놀이터, 놀이기구를 놀이터의 필수요소로 삼지 않는 놀이터 등 놀이의 새로운 개념을 제안하는 책.
욕망의 힘
이명옥 지음/ 다산책방/ 332쪽/ 1만6000원
호텔방인 듯한 장소에서 남녀가 진하게 애무를 한다. 잭 베트리아노의 그림 ‘Game on’은 설명이나 해석이 필요 없는 에로틱 영화 그 자체다. 관음증을 자극하는 베트리아노의 그림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사비나미술관 관장인 저자가 ‘동아일보’에 연재했던 ‘이명옥의 가슴속 글과 그림’ 가운데 원초적 생명력을 부르는 그림 83점을 골라 ‘욕망’이라는 주제로 엮었다.
아인슈타인의 빛 : 아인슈타인
프레데릭 모를로 지음/ 안마르고 람슈타인 그림/ 허보미 옮김/ 함께읽는책/ 80쪽/ 1만3000원
과학사에서 ‘기적의 해’로 부르는 1905년, 아인슈타인은 3주 간격으로 광양자이론과 브라운운동, 특수상대성이론에 관한 연구 결과를 잇달아 발표하며 우리가 갖고 있던 세계관과 인식을 바꿔놓았다. 특수상대성이론 탄생 100년을 기념해 수학자가 허구의 동화를 바탕으로 쓴 상대성이론 해설서. 철학자의 사상과 삶을 픽션 형태로 풀어내는 일러스트레이션북 ‘철학그리다’ 시리즈 8번째 책이다.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뜻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