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마지막 주 주말 강원 홍천군에 있는 한 워터파크를 찾았다. 조금씩 무더위가 시작되는 데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가 가라앉기 시작한 때라 꽤 많은 사람이 몰렸다. 인기 있는 물놀이기구를 타려면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그런데 한 가지 눈길을 사로잡는 점이 있었다. 바로 ‘긴팔 수영복’이라 할 수 있는 래시가드(rash guard)를 입은 사람이 부쩍 많았다는 것. 서핑할 때나 입는 옷으로 알고 있던 래시가드가 이제는 ‘대세’임을 알 수 있었다. 오히려 여름의 상징이던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사람을 찾는 게 더 어려웠다.
왜 래시가드가 이렇게 흔해졌을까. ‘몸매에 자신 없는 사람들이 입는 건가’ 생각할 수도 있지만 딱히 그런 것도 아닌 듯 보였다. 워터파크에서 래시가드를 입은 사람 가운데 상당수는 몸매에 충분히 자신감을 가져도 될 만한 이들이었다.
래시가드는 한마디로 기능성 긴팔 수영복이라 할 수 있다. 자외선 차단과 체온 보존 기능을 갖춘 경우가 많고, 스판덱스와 나일론 혹은 폴리에스테르 재질로 된 것이 보통이다. 원래 서핑이나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같은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많이 입는 수영복이었는데, 최근 연예인들이 입고 멋진 모습을 뽐내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래시가드를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고준희, 가희, 민효린, 전혜빈 래시가드 등이 따라붙는다.
자외선 걱정 없이 물놀이 가능
래시가드의 인기는 어느 정도일까. 소셜커머스 위메프가 여름을 앞둔 5월 8~22일 수영복 판매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래시가드 판매량은 14배나 늘었다. 전체 수영복 판매량은 2.5배, 비키니 판매량은 20% 증가한 수준이라고 하니, 래시가드가 수영복시장을 이끌고 있다 봐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7월 7일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전체 수영복 판매량 중 래시가드의 비중이 2012년 9%에서 지난해 25%까지 올랐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웰빙에 대한 관심으로 몸매에 자신감을 갖게 된 40, 50대 여성이 비키니를 찾는 비율이 늘어난 반면, 래시가드는 20, 30대 젊은 여성이 많이 찾고 있다.
물론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인구도 늘긴 했지만, 굳이 수상스포츠를 즐기지 않는 사람까지 래시가드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여름철 바닷가에선 몸매를 드러내는 것이 ‘미덕’이라 여기던 생각이 차츰 바뀌고 있는지도 모른다.
직장인 이선정(28) 씨는 최근 남자친구와 함께 커플 래시가드를 구매해 워터파크에 다녀왔다. 이씨는 “요즘 워터파크에서 비키니만 입으면 헐벗은 느낌이 들 정도로 래시가드를 입는 사람이 많다. TV에서 연예인들이 입고 나오는 래시가드가 예뻐 보여 커플로 구매했는데 입어보니 장점이 많다. 팔이나 등 같은 부분에 자외선 차단제를 수시로 덧바를 필요가 없어 편하고, 노출이 부담스러웠는데 티셔츠처럼 입을 수 있어 좋다. 잘 입으면 체형 보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우형(34) 씨도 얼마 전 여름휴가를 맞아 괌 바닷가에서 아내, 아이와 함께 래시가드를 입고 물놀이를 즐겼다. 해외 직접구매(직구)로 래시가드를 저렴하게 구매한 김씨는 “결혼하고 살이 찌면서 부부가 맨살을 내놓고 다니는 게 다소 민망했는데 이렇게 래시가드가 유행해 반가울 따름”이라며 “아내와 아이까지 래시가드를 맞춰 입었는데 사진을 찍어도 예쁘고, 자외선 차단에 신경 쓸 필요도 없어 만족한다. 아이는 어른보다 피부가 약한데 래시가드를 입으면 맨몸으로 다니는 것보다 다칠 위험도 적을 것 같아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래시가드를 찾는 것은 결국 ‘맨살 노출’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고 자외선 차단 등 기능성을 중시한 결과로 보인다. 의류 브랜드 탑텐 마케팅팀 관계자는 “최근 레저활동과 이에 따른 용품들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은 데다 건강미 넘치는 몸매가 예쁜 몸매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결점은 가리고 체형을 보정하며 피부까지 보호해주는 래시가드를 선호하는 이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비키니를 입는 것이 자신을 ‘뽐내는’ 행위라면, 래시가드는 타인의 시선에 구애받고 싶지 않은 젊은 층이 부담 없이 고를 수 있는 옷인 셈이다. 이와 동시에 뱃살이 전혀 지탱할 부분이 없는 비키니와 달리 래시가드는 어느 정도 몸매를 보정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래시가드 자체의 기능성도 빼놓을 수 없다. 비키니를 입으면 자외선 차단제를 아무리 꼼꼼히 발라도 비키니가 있는 자리만 빼고 어깨나 등이 타면서 자국이 남고, 이는 일상생활에서 옷 입을 때 가려야 하는 성가신 부분이 된다. 그러나 래시가드는 몸을 통째로 가려주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에 신경 쓰지 않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체온을 잘 유지해준다는 것도 장점이다.
래시가드 똑똑하게 입으려면
그렇다면 어떤 제품을 고르고 어떻게 다뤄야 할까. 일단 소재 면에서는 선수용 수영복이나 잠수복에 쓰이는 네오프렌 혹은 신축성이 좋으면서도 몸에 부드럽게 밀착되는 스판덱스 등이 들어갔는지 확인한다. 또 옷감의 자외선 차단지수인 UPF도 확인해야 하는데, 레저용이라면 30~50이면 충분하다. 또한 바닷물의 소금기나 수영장 물의 화학성분이 제품을 변형시킬 수 있으므로 사용 후에는 중성세제로 부드럽게 손세탁하고 흐르는 물에 헹구기를 권한다. 세탁기나 탈수기를 쓰면 강한 마찰 때문에 제품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자신의 몸매와 장단점을 제대로 파악한 뒤 단점을 디자인으로 보완하는 것이 핵심. 업계에서는 어깨가 넓어 고민인 사람에게는 어깨와 팔 부분의 색이 연결된 ‘래글런’ 유형의 래시가드를 추천한다. 몸통은 화려하고 팔 부분은 대개 어두운 색이기 때문. 글자가 새겨진 ‘레터링’ 유형은 가장 기본적이고 심플해 무난하게 입을 수 있다. 지퍼가 부착된 ‘집업’ 스타일은 안에 받쳐 입은 비키니를 살짝 보이게 할 수 있어 섹시함이 부각되고, 쉽게 입고 벗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허리와 배에 자신 있다면 배꼽티처럼 허리를 드러내는 ‘크롭’ 스타일을 추천한다.
최근에는 아웃도어 브랜드를 중심으로 ‘헐렁한’ 래시가드도 많이 나오고 있다. 이런 래시가드 제품군은 여유 있는 착용감을 좋아하는 중·장년층까지 구매층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또 어린이용 래시가드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어 올여름 피서지에서는 래시가드를 입은 남녀노소가 줄을 잇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왜 래시가드가 이렇게 흔해졌을까. ‘몸매에 자신 없는 사람들이 입는 건가’ 생각할 수도 있지만 딱히 그런 것도 아닌 듯 보였다. 워터파크에서 래시가드를 입은 사람 가운데 상당수는 몸매에 충분히 자신감을 가져도 될 만한 이들이었다.
래시가드는 한마디로 기능성 긴팔 수영복이라 할 수 있다. 자외선 차단과 체온 보존 기능을 갖춘 경우가 많고, 스판덱스와 나일론 혹은 폴리에스테르 재질로 된 것이 보통이다. 원래 서핑이나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같은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많이 입는 수영복이었는데, 최근 연예인들이 입고 멋진 모습을 뽐내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래시가드를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고준희, 가희, 민효린, 전혜빈 래시가드 등이 따라붙는다.
자외선 걱정 없이 물놀이 가능
래시가드의 인기는 어느 정도일까. 소셜커머스 위메프가 여름을 앞둔 5월 8~22일 수영복 판매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래시가드 판매량은 14배나 늘었다. 전체 수영복 판매량은 2.5배, 비키니 판매량은 20% 증가한 수준이라고 하니, 래시가드가 수영복시장을 이끌고 있다 봐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7월 7일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전체 수영복 판매량 중 래시가드의 비중이 2012년 9%에서 지난해 25%까지 올랐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웰빙에 대한 관심으로 몸매에 자신감을 갖게 된 40, 50대 여성이 비키니를 찾는 비율이 늘어난 반면, 래시가드는 20, 30대 젊은 여성이 많이 찾고 있다.
물론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인구도 늘긴 했지만, 굳이 수상스포츠를 즐기지 않는 사람까지 래시가드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여름철 바닷가에선 몸매를 드러내는 것이 ‘미덕’이라 여기던 생각이 차츰 바뀌고 있는지도 모른다.
직장인 이선정(28) 씨는 최근 남자친구와 함께 커플 래시가드를 구매해 워터파크에 다녀왔다. 이씨는 “요즘 워터파크에서 비키니만 입으면 헐벗은 느낌이 들 정도로 래시가드를 입는 사람이 많다. TV에서 연예인들이 입고 나오는 래시가드가 예뻐 보여 커플로 구매했는데 입어보니 장점이 많다. 팔이나 등 같은 부분에 자외선 차단제를 수시로 덧바를 필요가 없어 편하고, 노출이 부담스러웠는데 티셔츠처럼 입을 수 있어 좋다. 잘 입으면 체형 보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우형(34) 씨도 얼마 전 여름휴가를 맞아 괌 바닷가에서 아내, 아이와 함께 래시가드를 입고 물놀이를 즐겼다. 해외 직접구매(직구)로 래시가드를 저렴하게 구매한 김씨는 “결혼하고 살이 찌면서 부부가 맨살을 내놓고 다니는 게 다소 민망했는데 이렇게 래시가드가 유행해 반가울 따름”이라며 “아내와 아이까지 래시가드를 맞춰 입었는데 사진을 찍어도 예쁘고, 자외선 차단에 신경 쓸 필요도 없어 만족한다. 아이는 어른보다 피부가 약한데 래시가드를 입으면 맨몸으로 다니는 것보다 다칠 위험도 적을 것 같아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래시가드를 찾는 것은 결국 ‘맨살 노출’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고 자외선 차단 등 기능성을 중시한 결과로 보인다. 의류 브랜드 탑텐 마케팅팀 관계자는 “최근 레저활동과 이에 따른 용품들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은 데다 건강미 넘치는 몸매가 예쁜 몸매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결점은 가리고 체형을 보정하며 피부까지 보호해주는 래시가드를 선호하는 이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비키니를 입는 것이 자신을 ‘뽐내는’ 행위라면, 래시가드는 타인의 시선에 구애받고 싶지 않은 젊은 층이 부담 없이 고를 수 있는 옷인 셈이다. 이와 동시에 뱃살이 전혀 지탱할 부분이 없는 비키니와 달리 래시가드는 어느 정도 몸매를 보정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래시가드 자체의 기능성도 빼놓을 수 없다. 비키니를 입으면 자외선 차단제를 아무리 꼼꼼히 발라도 비키니가 있는 자리만 빼고 어깨나 등이 타면서 자국이 남고, 이는 일상생활에서 옷 입을 때 가려야 하는 성가신 부분이 된다. 그러나 래시가드는 몸을 통째로 가려주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에 신경 쓰지 않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체온을 잘 유지해준다는 것도 장점이다.
래시가드 똑똑하게 입으려면
그렇다면 어떤 제품을 고르고 어떻게 다뤄야 할까. 일단 소재 면에서는 선수용 수영복이나 잠수복에 쓰이는 네오프렌 혹은 신축성이 좋으면서도 몸에 부드럽게 밀착되는 스판덱스 등이 들어갔는지 확인한다. 또 옷감의 자외선 차단지수인 UPF도 확인해야 하는데, 레저용이라면 30~50이면 충분하다. 또한 바닷물의 소금기나 수영장 물의 화학성분이 제품을 변형시킬 수 있으므로 사용 후에는 중성세제로 부드럽게 손세탁하고 흐르는 물에 헹구기를 권한다. 세탁기나 탈수기를 쓰면 강한 마찰 때문에 제품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자신의 몸매와 장단점을 제대로 파악한 뒤 단점을 디자인으로 보완하는 것이 핵심. 업계에서는 어깨가 넓어 고민인 사람에게는 어깨와 팔 부분의 색이 연결된 ‘래글런’ 유형의 래시가드를 추천한다. 몸통은 화려하고 팔 부분은 대개 어두운 색이기 때문. 글자가 새겨진 ‘레터링’ 유형은 가장 기본적이고 심플해 무난하게 입을 수 있다. 지퍼가 부착된 ‘집업’ 스타일은 안에 받쳐 입은 비키니를 살짝 보이게 할 수 있어 섹시함이 부각되고, 쉽게 입고 벗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허리와 배에 자신 있다면 배꼽티처럼 허리를 드러내는 ‘크롭’ 스타일을 추천한다.
최근에는 아웃도어 브랜드를 중심으로 ‘헐렁한’ 래시가드도 많이 나오고 있다. 이런 래시가드 제품군은 여유 있는 착용감을 좋아하는 중·장년층까지 구매층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또 어린이용 래시가드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어 올여름 피서지에서는 래시가드를 입은 남녀노소가 줄을 잇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