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소리를 들어라
다카세 쓰요시 지음/ 백원근 옮김/ 책의학교/ 320쪽/ 1만5000원
“사람들이 서점에 오지 않는다면, 사람이 있는 장소로 책이 가는 수밖에 없다.”
아직 생소한 ‘북큐레이터’의 구실이 점점 더 주목받고 있다. ‘북큐레이터’는 책장 편집자라고도 하는데, 특정 주제에 맞춰 책을 선별한 뒤 독자에게 제안하는 직업을 일컫는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큐레이션이 출판과 서점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지금 일본에서 가장 인기 높은 북큐레이터 하바 요시타카에게 초점을 맞춘다. 병원, 미용실, 은행, 스포츠 매장 등 그가 지금까지 작업한 큐레이션 사례를 통해 독자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았는지 다룬다.
일본 오사카 미노(箕面)시 센리(千里)재활병원. 이 병원은 뇌졸중 등 뇌혈관 질환자나 외상으로 뇌 손상을 입은 환자가 입원해 재활치료를 하는 곳이다. 넓고 청결한 1층 로비 한쪽에 하바 씨가 작업한 라이브러리가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책은 장편소설이나 베스트셀러가 아니다. 환자의 뇌를 자극할 수 있는 선 그리기 책이나 네모 칸 안을 채워 넣으며 환자의 의욕을 끌어올릴 수 있는 그림책이다.
2003년 문을 연 ‘츠타야 도쿄 롯폰기’는 최초 북카페 스타일의 서점이다. 이곳은 장르가 아닌 사랑, 음식, 우주, 자연, 모험 등 일상생활의 언어로 책을 분류, 진열하고 있다. 예를 들면 파스타 만들기 책과 함께 이탈리아 로마의 휴일, 축구, 영화 관련 책이 함께 자리한다. 파스타 키워드 안에 단행본, 문고본이 있고 만화책과 큰 판형의 사진집도 함께 진열된다. 이곳의 객단가(고객 인당 평균 매입액)가 다른 곳보다 3~4배 높은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저는 서점에서 흔히 쓰는 장르 구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음식 책은 왜 여성 전용 코너에 있을까요. 그러면 요리를 좋아하는 남성은 여성 전용 코너에서 책을 찾는 상황이 벌어지죠. 어디까지나 서점이나 유통의 입장에서 생각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해온 대로 한다는 것에 불과합니다.”
북큐레이터는 책을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알아야 한다. 또한 방대한 양에서 특정 주제와 독자적 콘셉트에 따라 책을 선정하는 ‘북 셀렉션’의 힘, 책 순서를 바꿔 진열할 줄 아는 ‘편집의 힘’, 그리고 책장 전체를 통해 무엇인가를 ‘표현하는 힘’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을 갖추려면 엄청난 독서는 필수다. 하바 씨는 매일 3~4시간, 한 달에 20~25권가량 정독해 연 300권 이상 책을 읽는다. 속독까지 포함하면 1000권 가까이 섭렵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동네 책방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북큐레이션’을 시도하고 있다. 한 가지 주제로 콘텐츠를 분류하고 가치를 매겨 수요자에게 딱 맞는 책을 추천한다. 북큐레이터는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어울리는 직업이다.
경제철학의 전환
변양균 지음/ 바다출판사/ 248쪽/ 1만5000원
우리 경제의 새 성장정책을 제시하는 책. 저자는 “단기 금융·재정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성장은 창의적인 기업가들의 ‘창조적 파괴’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기업가는 노동, 토지, 자본이라는 생산요소를 자유롭게 결합해 공급 혁신을 일굴 수 있도록 선순환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마일리스 드 케랑갈 지음/ 정혜용 옮김/ 열린책들/
352쪽/ 1만2800원
심장 이식 과정을 담은 소설. 어느 날 새벽 열아홉 살인 시몽 랭브르는 서핑을 즐기고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한다. 뇌사 판정을 받았으나 아직 심장은 뛰고 있다. 가족은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지만, 결국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다른 생명을 위해 장기를 기증하기로 한다. 장기 적출과 이식 수술이 진행돼 새 삶을 열어주는데….
정보혁명
최무영 외 지음/ 휴머니스트/ 400쪽/ 2만 원
정보혁명은 인간의 삶에 편리함을 부여했지만 감시와 통제, 정보 격차 등 많은 문제도 낳고 있다. 저자들은 ‘문화란 거대한 생명체와 같다’는 인식의 바탕에서 출발해 복잡계 물리와 정보 교류 관점에서 생명 및 문화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나아가 정보혁명이 유발한 부정적 결과를 극복하고자 연결과 화해의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리더십 모멘트
마이클 유심 지음/ 양병찬 옮김/ 페이퍼로드/
416쪽/ 1만8000원
리더십은 선천적 측면도 있지만 부단한 노력과 학습을 통해 형성할 수 있는 일종의 기술이다. 이 책에는 절체절명의 순간 조직과 자신의 운명을 결정지은 9가지 리더십이 등장한다. 정확한 판단으로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간 리더가 있는 반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조직을 위기에서 구하지 못한 리더도 있다.
기억은 미래를 향한다
한나 모니어·마르틴 게스만 지음/ 전대호 옮김/
문예출판사/ 312쪽/ 1만6000원
저자들은 “기억은 과거를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계획하는 능력”이라고 주장한다. 누구나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할 때가 있다. 그러다 불현듯 마법같이 해답이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 이런 통찰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뇌과학과 관련한 최신 이론과 철학적 사유를 통해 ‘익숙한 기억’이 얼마나 놀라운 작용을 하는지 밝힌다.
그 매장은 어떻게 매출을 두 배로 올렸나
이춘재 지음/ 갈매나무/ 232쪽/ 1만5000원
모바일 쇼핑이 대세가 되면서 빠르게 변하는 소비 트렌드를 읽고 대처하지 않으면 점점 더 떨어지는 매출을 붙들어 맬 수 없다. 끊임없이 바뀌는 시장 상황과 고객 입맛에 맞게 매장의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저자는 “매장 영업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매출 공식과 고객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 ‘예측 가능한 영업’을 위해 진취적으로 고민하라”고 조언한다.
그림책과 함께하는 내 인생의 키워드 10
유경 지음/ 궁리/ 228쪽/ 1만3000원
1955~63년 출생한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들을 ‘50+세대’ 혹은 ‘시니어’라고도 부르는데, 지금까지 노인세대와는 여러모로 다르다.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모으는 연령층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름, 부모, 관계, 떠남 등 50+세대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경험을 키워드로 뽑고, 그에 적합한 그림책을 골라 함께 읽고 느낌을 나눈다.
돈의 독립
김준성·구본석 지음/ 생각나눔/ 224쪽/ 1만5000원
저금리 시대에 어떻게든 돈을 불리고 싶지만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돈을 지키는 데만 급급하다. 돈을 불려준다는 은행과 증권사 등을 찾아가도 정작 판매사 위주의 재테크 정보만 들을 수 있을 뿐, 자신에게 알맞은 정보는 얻기 어렵다. 오랫동안 시장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산 배분 방법과 서민 눈높이에 맞는 상품들을 소개한다.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