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4월 말부터 휴대전화를 교체할 경우 남은 약정과 잔여 할부금, 중고폰 처리 등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스펀지 플랜을 시행하고 있다.
경쟁사인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영업 중지 기간 숨고르기를 하는 사이 무서운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나가던 KT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45일간의 영업 중지를 끝내고 4월 27일부터 단독 영업을 개시한 KT는 5월 9일까지 번호이동 고객만 총 15만3000여 명, 하루 평균 1만1000여 명을 유치해 경쟁사인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단독 영업 기간 실적을 크게 상회했다. 3월 말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KT의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역시 영업 재개 나흘 만에 가입자가 6만 명이나 증가하면서 단순 회복세를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KT의 약진이 두드러진 데는 무엇보다 3월부터 전국 광역시에 적용된 광대역 LTE(롱텀에볼루션) 서비스 덕이 컸다. 3월 1일부터 이동통신 3사가 기존 수도권에 적용했던 광대역 LTE 서비스를 부산, 대전, 대구, 광주, 울산 등 모든 광역시에 적용하면서 기존 LTE보다 2~3배 빠른 속도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KT의 경우 국내 최다 1.8GHz 광대역 LTE 기지국으로 넓고 촘촘한 커버리지를 구축하고, 수도권과 5대 광역시에서 가장 빠른 LTE 속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서비스 품질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3월 한 달간 서울과 수도권, 5대 광역시에서 가입자들이 속도 측정 애플리케이션(앱)인 ‘벤치비’를 통해 측정한 약 3만5000건의 누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서울과 수도권의 이동통신 3사 평균 광대역 LTE 속도는 KT 46.1Mbps, SK텔레콤 40.0Mbps, LG유플러스 29.2Mbps 순으로 나타났다. 5대 광역시의 경우 대전, 대구, 부산, 광주 4개 광역시에서 KT가 가장 빠른 속도를 보였고, 울산에서는 SK텔레콤이 가장 빠른 속도를 나타냈다.
단말기 인하…요금제 차별화 경쟁
KT는 4월 27일 영국 무선네트워크 시장조사업체 오픈시그널의 세계 LTE 품질 조사에서도 LTE 다운로드 속도 국내 1위, 전 세계 40개 통신 사업자 중 6위로 선정된 바 있다.
KT의 매출 회복에는 단말기 구매비 인하, 새 영업조직 구축 등도 주효했다. 갤럭시 S4 미니, 옵티머스GK, L70(이상 25만9600원)을 비롯해 아이폰5(55만 원/ 32G 기준), 베가 시크릿 UP(65만7900원) 등 출시 20개월이 지난 단말기의 비용을 낮추자 4월 27일부터 5월 9일까지 번호이동고객의 43.1%가 이를 선택했다. 영업조직의 경우 KT는 4월 말 기존 236개이던 지사를 79개로 광역화하고, 하부조직을 181개 지점으로 신설해 영업 현장의 효율성을 높였다.
물론 KT의 단독 영업 기간이 5월 성수기와 맞물린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영업 재개 이후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이 이어지면서 선물용 휴대전화 교체 수요가 대폭 증가한 것이다.
앞으로 KT가 이 기세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동통신 3사의 영업이 전면 재개된 직후부터 단말기 출고가 인하와 요금제 차별화, 신규 출시된 단말기 등을 내세운 과열 경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3사의 고객쟁탈전 제2 라운드가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