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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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손 ‘지지율’이 뭐기에

박근혜 vs 안철수 지지율 6·4 지방선거 최대 변수

  •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jcbae@randr.co.kr

    입력2014-04-14 09: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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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에서 경기도 광역의원 후보로 출마한 K씨는 다양한 행정 경험을 가진 인물이었다. 오랫동안 선거를 준비해왔고, 지역에서 신망과 기대도 높았다. 하지만 정작 투표함을 열었을 때 그에게 돌아온 것은 ‘낙선’이라는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후보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갖춘 K씨는 고배를 들어야 했다.

    2010년 지방선거는 전체 광역의원 761명 가운데 민주당이 360석,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이 288석을 차지한, 말 그대로 민주당이 승리한 선거였다. 전체 구도가 민주당 측에 유리한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한 K씨의 인물 경쟁력은 무용지물이었다.

    이처럼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 핵심 변수인지를 최대한 빨리 깨닫는 일이다. 당시 선거에서 가장 큰 변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정권 심판론’이었다. 전국을 휩쓴 무상급식 이슈도 민주당 승리를 한몫 거들었다. 무엇보다 임기 중반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이 한나라당 선거 후보자들의 발목을 잡았다.

    단언컨대,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최대 변수는 60%대 초반을 달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얼마나 높게 유지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4월 7일 리서치앤리서치가 조사한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61.8%였다(전국 1000명, 유무선 RDD전화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 지지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여권에 상당히 유리한 국면이 조성될 수밖에 없다. 선거에 나서는 후보자의 기본 경쟁력은 정당 지지율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대통령 지지율이 높으면 후보자는 정당 지지율보다 높은 대통령 지지율에 기댈 수도 있다. 여기에 박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러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손 ‘지지율’이 뭐기에
    박근혜 대통령 60% 초반 지지율



    보이지 않는 손 ‘지지율’이 뭐기에

    박근혜 대통령이 3월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먼저 야권에서 주장하는 ‘정권 심판론’을 무력화할 수 있다. 3월 KS리서치가 지방선거 변수가 무엇인지 물어보는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정권 심판론’이라는 응답은 20%가 채 되지 않았다.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이명박 정권 심판론’에 대한 공감이 절반 이상 되던 점과 비교하면 확연히 다르다.

    둘째, 정국 주도권을 쥔 대통령은 선거에서 간접적으로 강력한 선거 구심점이 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3월 말 규제개혁을 위한 끝장토론을 열고, ‘통일 대박’을 구체화한 드레스덴 선언을 내놓았다. 일상적인 국정 활동이지만 4월 들어 새누리당 지지율은 더 상승했고, 지방선거에 출마한 여당 후보자의 경쟁력도 부쩍 높아졌다.

    그렇다면 역대 지방선거에서 대통령 지지율과 지방선거 성적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리서치앤리서치의 역대 지지율 추이를 살펴보면 대통령 지지율이 적어도 50% 후반대 이상 나오면 집권 여당의 선거 결과가 좋았던 것을 알 수 있다(그래프 2 참조). 대통령 지지율이 80%에 달한 1998년 지방선거에서 여당은 압승을 거뒀다. 95년 제1회 지방선거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지지율은 50%에 턱걸이하는 수준이었다. 선거 결과가 참패는 아니었지만 패배로 평가받는 수준이었다. 박 대통령의 현 지지율은 95년 선거 당시 김 전 대통령 지지율보다 높다. 하지만 98년 지방선거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지율 80%보다는 낮다.

    보이지 않는 손 ‘지지율’이 뭐기에

    새정치민주연합 기초선거 공천 여론조사 발표를 앞둔 4월 10일 오전 안철수 공동대표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위해 회의실로 들어가고 있다

    물론 여야 정치지도자의 지지율뿐 아니라 지방선거에서 정당 지지율 역시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그래프 1 참조). 한나라당이 승리한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지지율은 열린우리당보다 2배가량 높았다. 민주당이 우세했던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에 맞서는 야권의 최대 변수는 무엇일까. 여당의 구심점이 박 대통령이라면 야권의 전국적인 구심점은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다.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은 기존 민주당 지지율에 안 대표 개인 지지율의 합이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이 떨어진 원인은 안 대표 개인 지지율 하락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한다. 특히 기초선거에 정당 공천을 폐지하는 ‘무공천 이슈’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지지율 상승으로 연결되지 못한 것은 뼈아프다. 오히려 통합신당 선언 이후 무공천으로 당내 갈등이 안 대표 개인 지지율뿐 아니라 새정치민주연합 정당 지지율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통합신당 창당 이후 안 대표 개인 지지율이 10% 가까이 하락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 역시 동반 하락했다.

    따라서 대통령과 지지율 경쟁을 펼치는 안 대표의 과제는 빠른 시간 안에 기초선거 무공천에 매몰된 자신의 개인 지지율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안 대표 개인 지지율을 높이면 정당 지지율도 올라갈 뿐 아니라, 민주당 세력이 견고한 당내에서 오롯이 자신의 리더십을 제대로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손 ‘지지율’이 뭐기에
    安, 무공천 취소로 리더십 상처

    고공 행진하는 대통령 지지율과 맞서려면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을 2010년 선거 때처럼 새누리당과 오차범위 내 수준으로 좁혀야 한다. 2010년 선거가 정권 심판에 무상급식 이슈까지 야권에 유리했던 기억을 되살려, 적어도 새누리당과 비슷한 지지율에 현역 단체장 프리미엄 효과까지 합해야 여권의 선거 경쟁력과 대동소이해진다. 안 대표 개인 지지율은 적어도 30%에 가깝게,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은 새누리당과 5~7%p 차이로 만들어야 제대로 맞설 수 있을 것이다.

    3월 31일 디오피니언의 여론조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은 22.5%로 통합 선언 이후 한 달 사이 13.8%p 폭락했다. 새누리당과의 지지율 격차는 14.4%였다.

    이런 상황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무공천에 대한 당원 및 국민여론조사(‘공천해야 한다’ 53.44%, ‘공천하지 않아야 한다’ 46.56%)를 거쳐 4월 10일 기초선거 공천을 하기로 결정했다. 투표지에 ‘기호 2번’을 표시할 수 있기 때문에 기초선거 현장에서의 불리함은 사라졌지만, 이것으로 안 대표의 리더십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따라서 안 대표의 개인 지지율도,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도 획기적인 반전 기회를 잡기가 상당 기간 요원해졌다.

    지방선거에서 무공천 이슈가 가장 핵심 변수는 아니다. 지지율을 회복하려면 유권자를 파고들 민생 메시지를 만들어야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다. 이제 지방선거는 박 대통령의 안정적 지지율에 맞서 안 대표가 어떻게 지지율을 끌어올릴지, 즉 박-안 지지율 대전쟁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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