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통신 분야 핵심 공약인 ‘이동통신 기본요금 폐지’(기본료 폐지)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국정위)가 6월 22일 발표한 ‘가계 통신비 인하 대책’(통신비 인하 대책)에 기본요금 폐지 조항이 빠졌다. 통신비 인하 대책의 주요 골자는 △저소득층 및 65세 이상 어르신의 월 통신요금 1만1000원 감면 △선택약정할인율 20%에서 25%로 상향 △통화 200분·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2만 원 요금제 신설 △공공와이파이 확대 등이다.
국정위는 통신비 인하 대책으로 총 4조6273억 원의 통신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이동통신 3사는 선택약정할인율 상향과 2만 원 요금제 신설 조항에 대해 ‘정부가 민간기업 요금설계권을 침해한다’며 법적 대응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개호 국정위 경제2분과 위원장은 “기본료 폐지는 (통신사의) 자율 사항이다. (기본료 폐지를 위한) 미래창조과학부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간주하기보다 통신사업자와 협의가 원만치 않았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기본료 폐지 조항이 빠진 이유를 밝혔다. 한편 이 위원장은 “사회적 논의기구를 통해 (기본료 폐지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해 문재인 정권 내 기본료가 폐지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대다수 누리꾼은 기본료 폐지 조항이 통신비 인하 대책에서 제외된 것을 아쉬워했다. 한 누리꾼은 “지지율 낮은 지난 정부도 국민, 통신업계 모두 반대하던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켰는데 역대 최고 지지율이라는 현 정부에서 통신업계 반발에 밀려 기본료 폐지를 강행하지 못한다는 것은 의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본료 폐지는 이동통신업계의 부담이 크고 저소득층이 주로 이용하는 알뜰폰업계에 타격을 주는 등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