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월 19세 황유미 씨는 한 대기업에 입사해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게 된다. 반도체 원판을 화학물질 혼합물에 담갔다 빼는 작업을 맡았다. 그런데 2년 뒤인 2005년 10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 판정을 받는다. 곧바로 골수이식 수술을 받았지만 1년 뒤 재발했고, 결국 2007년 3월 병원 외래진료 후 귀갓길에 아버지 택시 안에서 사망했다.
고인을 포함해 공장 같은 라인에서 병을 얻거나 사망한 근로자들의 가족은 ‘업무상 재해’를 주장했지만 해당 기업과 근로복지공단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인의 아버지 황상기 씨는 딸 죽음이 산업재해임을 법적으로 인정받으려고 힘겨운 싸움에 나선다. 인권단체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의 도움을 받아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법정 소송을 벌인 끝에 2011년 6월 서울행정법원 행정 14부로부터 ‘업무상 재해’를 처음 인정받으며 일부 승소했다.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은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고(故) 황유미 씨와 아버지 황상기 씨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영화는 허구지만 꼼꼼한 취재와 기록을 드라마 전반에 촘촘히 배치, 반영했다. ‘7번방의 선물’을 떠올릴 만한 ‘아버지의 눈물과 헌신’이 보편적 설득력이라면, 사회적 약자의 희생을 외면하고 묵살한 해당 기업과 그 회사 편을 들어준 공권력에 대한 공분은 ‘정서적 발화점’이다.
택시운전 25년째인 상구(박철민 분)가 주인공이다. 가난하지만 예쁘고 씩씩하게 자라준 딸 윤미(박희정 분)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국내 최고 기업 ‘진성’에 취업한다. 그러나 “아빠 차(택시) 바꾸고, 엄마에게 용돈 드리고, 남동생 대학 보내겠다”던 효녀 윤미의 약속은 끝내 이뤄지지 않는다. 입사 2년 만에 백혈병을 얻어 투병한 끝에 스물셋 꽃다운 나이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상구는 회사의 회유와 협박에 굴하지 않은 채 노무사 난주(김규리 분)와 함께 산업재해를 인정받으려고 법정 싸움을 벌인다.
영화는 일상과 상식까지 지배하는 ‘강자’의 논리와 힘없는 개인의 저항마저 빈틈없이 포박해가는 기업 및 권력 시스템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입사한 딸 앞에서 아버지는 “초등학교밖에 못 나온 놈의 딸이 대한민국에서 제일 좋은 회사에 들어갔다”며 함박웃음을 짓고는 “노조 가입해 데모 같은 거 하지 마라”며 노파심 어린 당부를 덧붙이고, 딸은 “우리 회사는 월급 많이 줘서 그런 것 없다”고 화답한다. 그러나 윤미가 병을 얻어 드러눕자 직장동료들로부터 참담한 문자메시지가 도착한다. ‘회사에서 너에 대해 이야기하지 말래’ ‘회사에서 면회도 못 하게 해’….
결국 윤미가 죽고 산업재해 인정 여부를 법으로 다툴 때 ‘진성’의 한 간부는 상구에게 말한다. “우리 회사 1년 매출이 얼마인지, 몇 명한테 일자리를 제공하는지 아세요? 우리하고 싸우면 누가 이길 거라고 생각하세요? 정치는 표면이고 경제가 본질이죠.”
이렇듯 영화는 우리 사회의 초상과 단면을 뼈아프게 그려가지만 희망의 불씨 한 줌을 남겨둔다. 그 진심에 뜻을 같이한 ‘힘없는 개미’ 1만여 명은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소액 후원)과 개인투자로 제작비 10억여 원을 모두 충당하는 일로 화답했다.
고인을 포함해 공장 같은 라인에서 병을 얻거나 사망한 근로자들의 가족은 ‘업무상 재해’를 주장했지만 해당 기업과 근로복지공단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인의 아버지 황상기 씨는 딸 죽음이 산업재해임을 법적으로 인정받으려고 힘겨운 싸움에 나선다. 인권단체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의 도움을 받아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법정 소송을 벌인 끝에 2011년 6월 서울행정법원 행정 14부로부터 ‘업무상 재해’를 처음 인정받으며 일부 승소했다.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은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고(故) 황유미 씨와 아버지 황상기 씨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영화는 허구지만 꼼꼼한 취재와 기록을 드라마 전반에 촘촘히 배치, 반영했다. ‘7번방의 선물’을 떠올릴 만한 ‘아버지의 눈물과 헌신’이 보편적 설득력이라면, 사회적 약자의 희생을 외면하고 묵살한 해당 기업과 그 회사 편을 들어준 공권력에 대한 공분은 ‘정서적 발화점’이다.
택시운전 25년째인 상구(박철민 분)가 주인공이다. 가난하지만 예쁘고 씩씩하게 자라준 딸 윤미(박희정 분)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국내 최고 기업 ‘진성’에 취업한다. 그러나 “아빠 차(택시) 바꾸고, 엄마에게 용돈 드리고, 남동생 대학 보내겠다”던 효녀 윤미의 약속은 끝내 이뤄지지 않는다. 입사 2년 만에 백혈병을 얻어 투병한 끝에 스물셋 꽃다운 나이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상구는 회사의 회유와 협박에 굴하지 않은 채 노무사 난주(김규리 분)와 함께 산업재해를 인정받으려고 법정 싸움을 벌인다.
영화는 일상과 상식까지 지배하는 ‘강자’의 논리와 힘없는 개인의 저항마저 빈틈없이 포박해가는 기업 및 권력 시스템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입사한 딸 앞에서 아버지는 “초등학교밖에 못 나온 놈의 딸이 대한민국에서 제일 좋은 회사에 들어갔다”며 함박웃음을 짓고는 “노조 가입해 데모 같은 거 하지 마라”며 노파심 어린 당부를 덧붙이고, 딸은 “우리 회사는 월급 많이 줘서 그런 것 없다”고 화답한다. 그러나 윤미가 병을 얻어 드러눕자 직장동료들로부터 참담한 문자메시지가 도착한다. ‘회사에서 너에 대해 이야기하지 말래’ ‘회사에서 면회도 못 하게 해’….
결국 윤미가 죽고 산업재해 인정 여부를 법으로 다툴 때 ‘진성’의 한 간부는 상구에게 말한다. “우리 회사 1년 매출이 얼마인지, 몇 명한테 일자리를 제공하는지 아세요? 우리하고 싸우면 누가 이길 거라고 생각하세요? 정치는 표면이고 경제가 본질이죠.”
이렇듯 영화는 우리 사회의 초상과 단면을 뼈아프게 그려가지만 희망의 불씨 한 줌을 남겨둔다. 그 진심에 뜻을 같이한 ‘힘없는 개미’ 1만여 명은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소액 후원)과 개인투자로 제작비 10억여 원을 모두 충당하는 일로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