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신이야, OS를 사랑한다니
미학자 진중권 교수는 최근 출간한 저서 ‘이미지 인문학1’에서 가상과 실재가 중첩된 디지털 이미지의 시대, 새로운 인간학을 시도한다. 그에 따르면 가상과 실재의 분리를 근본으로 했던 전통 철학의 전제는 이제 종언을 고했다. “디지털…
201406022014년 06월 02일침묵의 섬마을 폭력에 노출된 소녀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온라인판이 세계 영화 중 최고의 여성복수극 12편을 뽑았다. 미국에서 지난달 하순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닉 카사베츠 감독의 ‘디 아더 우먼’을 비롯한 선정작에 한국 영화도 2편 포함됐다. 박찬…
201405262014년 05월 26일한국판 ‘색, 계’ … 금지된 사랑 ‘파격’
2007년 작인 리안 감독의 ‘색, 계’는 일본제국주의 야욕이 홍콩과 상하이까지 뻗친 1930년대 말과 40년대를 배경으로 침대 위 남녀 육신에 시대와 정치를 포개놓고, 두 몸이 엉키고 맞부딪치면서 이뤄내는 교성과 파열음을 역사와 …
201405192014년 05월 19일참담한 교실에 변화와 희망이란
“부끄럽고 미안하다”는 말이 버릇이 됐다. 아빠라서, 엄마라서, 선생님이라서 부끄럽다. 어른이라서 미안하다. 어른이 어른을 믿으라고 할 수 없는 곳, 아이들이 희망 없이 방치된 곳. 그래서 아이들의 미래와 부모들의 현재, 스승의 지…
201405122014년 05월 12일죽느냐, 사느냐… 궁궐의 암투
영화 ‘역린’(감독 이재규)이 피와 음모, 배신, 탐욕으로 얼룩진 날로 묘사하는 1777년 7월 28일. 조선 왕궁의 길고 긴 24시간이 지나고 나면 마지막에 이르는 것은 지덕체(知德體)가 완벽하게 합일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
201405072014년 05월 07일대화와 공감이 우리의 새출발
달아나려 해도 돌아보면 제자리다. 배의 마지막 자락을 집어삼킨 차갑고 시꺼먼 바다가, 전남 진도 해역에서 펼쳐진 세상에서 가장 잔인하고 안타까운 죽음과 통곡의 풍경이 마음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일상이 버겁고 죄스럽다. 살아서 …
201404282014년 04월 28일‘순교와 배교 사이’ 묵직한 질문
미국 극장가에서 성서에 바탕을 두거나 기독교적인 주제를 다룬 종교 영화가 유례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개봉 편수도 전례 없이 많다. 이를 두고 할리우드가 ‘신의 영토’에서 새로운 시장을 발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속속 제기된다. …
201404212014년 04월 21일지옥을 감당한 소녀, 침묵의 비명
“공주야, 네가 잘못하지 않은 거 다 알아.”선생님은 그렇게 말했지만, 여고생 한공주(천우희 분)는 다니던 학교를 도망치듯 떠나 새로운 곳으로 간다. 공주는 말한다. “저는 잘못한 게 없는데 왜 도망쳐야 하죠?”세상은 묵묵부답이지만…
201404142014년 04월 14일유년기 상처 보듬으며 월트 디즈니 찬양
‘주간동아’922호(1월 28일자) ‘겨울왕국’ 리뷰에서 밝혔듯, 2013년 월트 디즈니사(디즈니)는 창립 9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디즈니는 자사 전통을 가장 충실히 계승한 ‘겨울왕국’을 내놓아 미국과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201404082014년 04월 08일길을 나서지 않으면 청춘이 아니다
날뛰는 야생마 같아 통제 불가능하고, 발정 난 개마냥 스스로를 주체하지 못하며, 서열 투쟁에 나선 젊은 원숭이 같아 위협적인 젊은 세대에게 세상은 늘 이름을 붙이고 싶어 했다. 그래서 1920년대 미국의 젊은 세대는 상실의 시대, …
201403312014년 03월 31일‘신의 뜻’ 앞세운 구원 혹은 폭력
세상은 ‘신의 뜻’으로 사는 자와 ‘인간의 뜻’으로 사는 자로 나뉘었다. 각각 선한 자와 타락한 자이고, 선택받은 자와 버림받은 자이며, 살아남을 자와 죽어 없어질 자다. ‘셋의 후손’과 ‘카인의 후예’다. 신의 뜻으로 사는 자이자…
201403242014년 03월 24일죽은 소녀는 무슨 말 하고 싶었을까?
도처에 죽음이 있다. 건물이 붕괴돼 사람들이 깔려 죽고, 어떤 이는 어찌할 수 없는 가난 앞에서 가족과 함께 죽음을 택한다. TV 교양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하던 일반인 출연자가 자살한 일도 있다. 대본 없이 만들어지는 ‘리얼리티 쇼’…
201403172014년 03월 17일한과 신명 시대의 ‘씻김굿’ 보러가자
“니 아바지는 오래 못 살겄다. 너그 오마이는 또 에미나이 낳는구나.” 일제강점기 황해도 연백의 한 마을. 아들을 고대하던 집안의 둘째 딸로 태어난 김금화는 ‘요다음에는 아들이 넘석한다(넘본다)’는 뜻의 ‘넘세’로 불렸다. 아주 어…
201403102014년 03월 10일인류 유산 지키기 드림팀 떴다
마이클 조던, 래리 버드, 스코티 피펜, 존 스톡턴, 찰스 바클리, 매직 존슨 등이 함께 뛴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당시 미국 농구 ‘드림팀’은 세계 농구팬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 만했다. 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았을까. 2001년 …
201403032014년 03월 03일지하 권력 주무르는 찌라시 세상
‘찌라시’를 아는지? 어지름, 흩뜨려 놓음, 광고로 뿌리는 전단이라는 뜻의 일본어 ‘ちらし’를 소리 나는 대로 우리말로 쓴 단어다. 흔히 증권가에서 비밀리에 유통되는 미확인 혹은 출처 불명의 정보들을 모은 비공식 간행물을 가리킨다.…
201402242014년 02월 24일뜨거운 40대 그녀들의 ‘性 민낯’
#1 40대 후반 싱글맘과 20대 미혼 딸이 소파에 나란히 앉아 영화를 보고 있다. TV 영상에선 벌거벗은 남녀가 얽혀 숨 가쁜 신음을 뱉어내고 있다. “어머, 쟤네 진짜 하나 봐.”(엄마)“무슨 소리? 저게 각이 나와? 열심히들 …
201402172014년 02월 17일꽃다운 윤미는 왜 백혈병으로 숨졌나
2003년 10월 19세 황유미 씨는 한 대기업에 입사해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게 된다. 반도체 원판을 화학물질 혼합물에 담갔다 빼는 작업을 맡았다. 그런데 2년 뒤인 2005년 10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 판정을 받는다. 곧바로 …
201402102014년 02월 10일웃음 터지고 눈물 나고…스크린과 마음이 通하니까
대중문화, 특히 흥행작은 당대 대중의 ‘마음 풍경’을 담아내고 그려낸다. 설까지 한 달 반여 동안 상영되며 기록적인 흥행성적을 내는 ‘변호인’이 담아낸 것은 단지 고인이 된 전(前) 대통령이 겪은 사실 일부에 대한 허구적 재현이 아…
201401272014년 01월 27일‘디즈니 왕국’ 그 명성 그대로
나이를 속이면서까지 자원입대해 미국 적십자사 구호부대 소속으로 프랑스 전선에서 제1차 세계대전을 치른 10대 후반 청년은 미술에 대한 재능과 열의로 한 광고 회사에서 1~2분짜리 애니메이션 만드는 일을 첫 직업으로 삼는다. 이후 자…
201401202014년 01월 20일악의 축 월가의 모럴해저드 고발
‘월스트리트’ 하면 당신은 무엇을 떠올리는지. 황소 동상? 전화통을 붙들고 호들갑스레 떠드는 와이셔츠 차림의 브로커? 몇 년간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1% vs 99%’로 상징되는 날 선 계급 갈등, 핵폭탄 위력의 파산과 주가 폭락…
201401132014년 01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