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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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정거장, 달 정복 야심

중국, 2020년까지 우주선과 위성 200기 운영 ‘우주굴기’ 가속도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l.com

    입력2013-02-18 1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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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정거장, 달 정복 야심

    중국 유인우주선 선저우 9호가 발사되는 모습.

    중국이 우주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공을 들이는 분야는 위성요격무기(ASAT)다. 중국은 ASAT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을 보유했지만 이를 철저하게 비밀에 부치고 있다. 1월 27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중거리 요격미사일도 인공위성 파괴용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중국 국방부는 요격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는 사실만 밝혔을 뿐 구체적 내용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국방부 관리 말을 인용해 “중거리 요격미사일 시험발사는 본질적으로 방어적이며,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중국 군사전문가들도 이 요격미사일이 미사일방어체제(MD) 일환임을 강조했다.

    위성요격 무기 시험발사 성공

    중국이 ASAT 개발을 극비로 하는 이유는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 때문이다. 중국은 2007년 1월 11일 요격미사일을 발사해 지상 859km에 떠 있던 낡은 기상위성을 격추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 기상위성은 미국 첩보위성과 같은 고도에서 이동하기 때문에 당시 미국은 중국의 요격실험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ASAT는 초속 수십km로 도는 위성을 맞히는 것이라 정교한 기술을 필요로 한다. 이 실험의 성공으로 중국은 미국, 러시아에 이어 ASAT를 가진 세 번째 국가가 됐다.

    중국은 2010년 1월 11일에도 요격미사일로 대기권 밖을 비행하는 탄도미사일을 격추하는 시험에 성공했다. 중국이 2007년과 2010년 두 차례 시험발사에 사용한 ASAT는 KT-1 요격미사일로 추정된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이 미사일을 SC-19라고 부른다. 올해 1월 세 번째로 사용한 ASAT가 어떤 종류의 미사일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미국 정보기관들은 이 미사일이 KT-1을 개량한 DN-2라고 추정한다. DN-2 요격미사일은 지상 2만km 이상 고궤도 위성을 겨냥한다. 이 고도에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 미국이 운용 중인 궤도위성 대다수가 포진했다. 중국 군사전문가인 리처드 피셔 국제평가전략센터 선임연구원은 “DN-2 미사일 시험이 성공했다면 중국은 마음만 먹으면 GPS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초당파 의회 정책자문기구인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UCESRC)도 “중국이 첩보, 항법, 통신을 담당하는 위성 50기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경우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사일로 위성을 격추하려면 위성을 정확히 추적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위성 위치는 먼저 레이더를 이용해 지상에서 파악한다. 위성을 감시하는 레이더 시스템은 그 규모나 예산 면에서 항공기를 감시하는 레이더 시스템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다. 레이더가 위성 위치를 대략적으로 확인하면 지상에서 레이저를 발사해 정밀한 위치를 파악한다. 이를 레이저위성추적(SLR)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미사일은 장착된 레이더, 전자광학카메라, 적외선 감지장치 등을 이용해 위성을 추적한 뒤 위성을 격추한다.



    중국은 이미 이런 기술을 보유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ASAT 기술을 개발한 다롄이공대학 연구팀과 베이징항공항천대학 연구팀에게 국가 최고 권위의 과학기술상을 수여한 바 있다. 다롄이공대학 연구팀은 ‘레이돔’을 개발했다. 레이돔은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레이더를 풍압 등의 장애로부터 보호하는 돔 형태 장비다. 특히 대기권 밖으로 쏘는 미사일은 엄청난 마찰열 등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레이돔 성능이 사실상 위성 요격의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 레이돔이 없으면 어떤 위성도 명중시킬 수 없다. 베이징항공항천대학 연구팀은 위성요격을 위한 감지장치(소형 초정밀 천체 감지기)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중국은 또 수차례 유인우주선을 성공적으로 발사하고 귀환시켰다. 중국이 고도의 정밀 제어 기술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 때문에 중국의 ASAT 수준은 미사일 분야에선 미국과 러시아에 맞먹는다고 평가할 수 있다.

    중국은 이와 함께 기생위성(Parasitic Satellite)을 개발하고 있다. 기생위성은 숙주인 적 위성에 접근하거나 붙어 있다가 유사시 자폭한다. 10~100kg으로 크기가 작아 탐지하기 어렵다. 태양 에너지판, 배터리, 카메라, 통신과 추진 장치, 전투 시스템으로 구성되는데, 제작 가격이 일반 인공위성의 0.1~1% 수준이다. 기생위성 개발은 중국우주기술아카데미(CAST)가 전담한다.

    우주전쟁 담당부대 창설 검토

    우주정거장, 달 정복 야심

    중국 위성요격용 미사일 KT-1의 모습.

    중국은 지상에서 레이저를 쏴 위성을 파괴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위성을 파괴하려면 고출력 레이저를 적어도 7~10초 동안 집중해서 쏴야 한다. 그 때문에 움직이는 항공기에서 움직이는 위성을 쏘는 것보다 지상에서 쏘는 것이 훨씬 쉽다. 지상 레이저 위성 요격은 SLR 기술에서 비롯됐다. 지상에서 위성에 부착된 반사 거울에 레이저를 쏜 다음 반사된 빛을 받아 지상에서 위성까지의 거리를 알아내는 것이다. 레이저는 출력을 조절하면 위성을 파괴하지 않고도 내부 탑재 전자 장비를 고장 낼 수 있다.

    중국은 2006년 미국 위성에 레이저를 발사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당시 중국이 쏜 레이저에 맞은 미국 첩보위성이 한동안 기능을 상실했다. 중국이 이런 실험을 실시할 정도라면 지상 발사 레이저 무기 수준도 상당하다고 짐작할 수 있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중국이 안후이성의 허페이, 쓰촨성의 양,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톈산 부근 등 3곳에 위성공격용 지상 발사형 레이저 무기들을 배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중국은 최근에도 여러 차례 최신 레이저 무기를 실험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앞으로 미국과 마찬가지로 공중 발사형 레이저 무기를 개발할 것이 분명하다. 공중 발사형 레이저 무기를 우주정거장에 배치할 경우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중국은 우주전쟁을 담당할 부대를 창설하는 안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향후 우주전쟁을 전담할 ‘텐쥔(天軍)’이라는 이름의 부대는 우주작전, 우주함대, 기지부대, 로켓부대 등으로 이뤄진다. 특히 우주전쟁에서 전략 핵미사일을 담당하는 제2포병 기능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앞으로 미국 우주군사령부 체제처럼 군 조직을 개편할 것이 확실시된다.

    중국은 민간 부문에서의 우주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중국은 올해 16차례 로켓을 발사해 위성과 우주선 20개를 우주공간으로 쏘아올릴 예정이다. 그중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10호와 중국 최초의 달 착륙 탐사선 창어(嫦娥) 3호 발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선저우 10호는 6월 발사해 우주정거장 실험 모듈 톈궁(天宮) 1호와의 자동 및 수동 도킹을 시도할 예정이다.

    우주정거장, 달 정복 야심

    유인우주선 선저우 9호 우주인들이 도킹 성공 후 톈궁 1호에 들어가고 있다(왼쪽). 달 착륙탐사선 창어 3호에 탑재할 탐사차량 중화파이.

    앞서 중국은 지난해 6월 여성 1명을 포함해 우주인 3명을 태운 유인우주선 선저우 9호를 발사해 톈궁 1호와 도킹에 성공하고 여러 실험을 실시했다. 중국은 당시 우주개발 계획에서 가장 어렵다는 유인 도킹에 성공함으로써 미국과 러시아에 이은 우주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주홍광(朱紅光) 인민해방군 총장비부 부부장(중국 유인우주프로젝트 부총지휘)은 “선저우 10호에는 여성 1명을 포함한 우주인 3명이 탑승해 톈궁 1호와 무인 자동 도킹과 유인 수동 도킹을 실시할 것”이라면서 “15일 동안 우주공간에 머물면서 각종 과학실험도 진행한다”고 밝혔다. 주 부부장은 “선저우 10호 발사 목적은 지상과 우주정거장 사이를 오가며 우주인과 물자를 수송하는 능력을 시험하는 것”이라면서 “우주 도킹 기술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100회 이상 우주 도킹을 실시했지만 중국은 4회 우주 도킹을 했을 뿐이다.

    톈궁 1호는 지구 궤도를 초속 7.78km로 돈다. 총알의 10배 속도다. 선저우 9호는 그 속도와 고도를 맞추면서 톈궁 1호에 접근해 연결 쐐기를 접속 장치 구멍에 끼워 넣었다. 접속장치 구멍의 지름은 14cm 정도. 100m 밖에서 바늘구멍에 실을 꿰는 수준의 정교한 기술력이 없으면 도킹에 성공할 수 없다. 텐궁 1호는 길이 10.4m, 최대 직경 3.35m, 무게 8.5t으로 실험실과 동력실로 구성됐다. 톈궁 1호는 중국의 우주정거장 시대를 열기 위한 이른바 ‘실험용 세트장’이다. 톈궁이라는 이름은 중국 고전소설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천상의 궁궐(天宮·톈궁)에 올라가 소란을 피운 고사에서 따왔다.

    우주정거장은 우주개발 전초기지로서 우주공간 장기체류 적응 훈련, 각종 과학실험, 신소재와 신의약품 개발, 새로운 에너지 개발, 우주 탐사선 발진기지, 우주공장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 중국은 톈궁 1호 수명이 다하면, 더욱 크고 성능을 개선한 톈궁 2호와 3호를 잇달아 쏘아올려 우주정거장 운영에 필요한 기술 및 경험을 축적할 예정이다.

    중국은 이를 바탕으로 2016년 무렵부터는 실제 우주정거장에 필요한 장비들을 차례로 쏘아올려 2020년쯤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국제 우주정거장과는 별도로 독자적인 우주정거장을 운영할 예정이다. 한편 중국은 우주정거장 무게를 80t 정도로 상정하고, 최소 20t 이상의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로켓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은 내년 말쯤 운반 능력 25t에 이르는 창정 5호 로켓을 발사하고, 2017년엔 창정 7호를 실용화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은 독자적인 우주정거장을 보유할 경우 국제사회에서 자국 위상을 과시하는 상징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우주정거장은 또 얼마든지 군사 분야로의 응용이 가능해 전략적으로도 상당한 가치를 지닌다. 그런 점에서 중국이 우주정거장을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시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0년이면 미국과 러시아가 운영하는 국제우주정거장 수명이 끝난다. 그 뒤로는 중국이 우주정거장을 운영하는 유일한 국가가 된다. 현재 미국은 2017년까지 새로운 유인우주선을 실험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러시아도 유인우주선 개발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중국이 우주정거장을 이용해 우주공간에서 군사적 우위를 점하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달 정복 프로젝트 ‘창어’

    중국의 오랜 꿈은 달을 정복하는 것이다. 중국의 달 정복 프로젝트는 탐사와 착륙, 기지건설 등 3단계로 진행되며, 달 탐사는 다시 궤도비행과 착륙, 회귀 3단계로 추진된다. 중국은 달 정복 프로젝트 이름을 아예 창어(嫦娥)라고 명명했다. 창어는 중국 신화에 나오는 달에 사는 여신이다. 중국은 예로부터 달을 신성시했다. 중국 최대 명절이 음력 8월 15일인 중추절인 이유도 그 때문이다. 농업사회였던 중국에서는 오곡이 풍성한 것을 월신(月神)이 부드러운 달빛으로 변해 인간 세상에 복을 내린 덕분이라고 믿는다. 월신이 바로 창어다.

    중국은 2007년 10월 달 탐사 무인우주선 창어 1호 발사에 성공했다. 창어 1호는 달 상공 200km 지점에서 127분 만에 한 번씩 달 주위를 돌며 달 표면을 수십cm 단위로 조각조각 촬영한 영상을 지구로 보냈다. 중국은 2010년 10월 달 탐사 무인우주선 창어 2호 발사에도 성공했다. 창어 2호도 6개월간 달 상공을 돌면서 달 표면 자료를 보내는 임무를 완수했다. 중국은 올 하반기 달 착륙 무인우주선 창어 3호를 쏘아올린다. 창어 3호에는 중국 최초의 달 탐사 차량이 실린다.

    중국은 1월 28일 달 탐사차량인 ‘중화파이(中華牌)’의 모습을 공개했다. 중화파이는 몸통이 사각형이고, 바닥엔 한쪽에 3개씩 모두 6개 바퀴가 달렸다. 본체 앞에는 야간 운행용 내비게이터와 카메라가 설치됐다. 탐사 범위는 창어 3호를 중심으로 반경 3km2이며, 태양에너지와 핵에너지로 동력을 얻는다. 무게는 120kg으로 지난해 여름 화성에 착륙한 미국 큐리오시티(899kg)의 1/7 수준이다. 중화파이는 달 토양과 대기를 분석하고, 유인기지 건설지역을 탐색하는 작업을 맡는다. 중국은 창어 3호의 탐사 결과에 따라 2017년 창어 4호를 발사하고, 2030년 이전에 유인우주선을 달에 보낼 계획이다.

    우주정거장, 달 정복 야심

    창어 2호가 촬영한 달 표면.

    중국은 현재 독자적인 GPS인 베이더우(北斗·영어명 COMPASS)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12월 27일 16개 위성으로 베이더우 시스템을 구축했다. 베이더우 시스템은 중국이 자체적으로 제작하고 운영하는 GPS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의가 있다. 베이더우 시스템의 현재 서비스 범위는 동경 84~160°, 남위 55~북위 55°로, 서부 신장위구르 자치구와 티베트 자치구 일부를 제외한 중국 대부분과 동남아시아, 한국, 일본을 포함한다. 베이더우 시스템의 위치정보 오차범위는 10m, 속도는 초당 0.2m, 시간은 50나노초다.

    중국은 2020년까지 정지위성 5개와 궤도위성 30개를 배치해 전 세계를 통제할 수 있는 베이더우 시스템을 완성할 계획이다. 중국 교통부는 1월 15일부터 안휘성과 허베이성 등 7개 지역에서 장거리 버스와 자동차, 중장비 트럭 등 주요 교통수단에 대해 베이더우 내비게이션 위성 시스템을 의무 설치하도록 했다. 중국은 베이더우 시스템 구축으로 관련 산업에도 상당한 발전이 있으리라 기대한다. 중국의 GPS 시장 규모는 2015년 무렵 2225억 위안(39조8000억 원)으로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우주패권에 도전장

    중국이 베이더우 시스템 구축에 전력을 기울이는 진짜 목적은 군사적 활용이다. 미국이 GPS를 개발한 목적도 애초에는 군사용이었다. 특히 현대전에서 독자적인 위치항법시스템을 보유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GPS는 원거리에 있는 목표물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할 때 목표물과 발사 장소 사이의 거리를 정확히 측정해 최적 경로를 찾아준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가까운 시일 내 미국의 항공모함을 타격할 수 있는 대함탄도미사일(ASBM) 둥펑(東風·DF)-21D를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중국이 DF-21D를 실전 배치할 경우 동·남중국해에서 전략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중국 군부는 베이더우 시스템을 도입하면 작전 효율성이 최소 100배에서 최대 1000배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이 대비하는 우주전쟁에도 베이더우 시스템은 크게 기여할 것이다. 중국의 ‘우주굴기’는 앞으로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중국은 2020년까지 우주선과 위성 등을 총 200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이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중국은 미국의 우주패권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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