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우리나라 사람이 은퇴 후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아마 ‘여행’일 것이다. 현역 시절 쳇바퀴 돌 듯 직장과 집만 오가며 지낸 사람이라면 은퇴 후 북적대는 도시를 떠나 새하얀 요트에 몸을 싣고 푸른 바다를 향해 떠나는 상상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배우자 손을 잡고 옛 신혼여행지를 찾아 추억에 잠겨보고도 싶고, 내친 김에 세계여행을 떠나고도 싶다. 굳이 멀리 여행을 떠나지 않더라도 이따금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만나지 못한 친구들을 만나 술 한 잔 기울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붐비지 않는 평일에 영화나 연극을 보면서 여유를 즐길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은퇴생활의 즐거움 아닐까.
직장인 대부분은 은퇴 후 삶을 여행과 취미활동으로 채우려 한다. 경제적 여건이 허락한다면 굳이 창업같이 책임을 떠맡아야 하는 일은 하려 들지 않는다. 청소나 생필품 구매 등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일만 서둘러 해치운 다음 나머지 시간은 온전히 레저활동에 쏟아붓는 것이 일반적으로 꿈꾸는 노후생활이다.
이런 유형의 노후를 원하는 사람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현역 시절 일에 모든 열정을 쏟아부은 나머지 마치 배터리가 방전된 것처럼 더는 일할 열정이나 의지가 남아 있지 않은 사람이다. 이들은 이젠 일이라면 넌덜머리가 나는 터라 일에서 멀어질수록 행복을 느낀다. 또 다른 부류는 이미 돈과 명예를 거머쥔 사람이다. 이들은 더 성취할 것이 없기 때문에 노년을 고스란히 즐기는 데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신의 여가는 어떤 스타일?
하지만 원한다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놀던 사람이 잘 논다’고 은퇴 후 삶을 제대로 즐기려면 젊어서부터 준비해야 한다. 이 같은 사실은 통계조사에서도 나타난다. 2009년 통계청이 부부를 대상으로 ‘앞으로 가장 하고 싶은 여가활동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더니, 60대 응답자의 44%가 ‘여행’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젊은 시절 나들이 한 번 가본 적 없는 부부가 은퇴했다고 갑자기 손잡고 여행을 떠나기란 쉽지 않다. 2011년 통계청이 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주말이나 휴일 동안 여가를 어떻게 활용하는가’라고 물었더니, 10명 중 7명(71.4%)이 ‘집에서 TV나 비디오를 보며 지낸다’고 응답했다. ‘여행’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4.8%였다. 현역 시절 주말에 TV를 보면서 소일하던 사람이 은퇴했다고 갑자기 변하지는 않는다.
누구나 은퇴 후 일상에서 탈출하길 꿈꾸지만, 그러려면 젊은 시절부터 노력해야 한다. 은퇴 후 여가를 제대로 즐기려면 먼저 자신이 어떻게 여가를 즐기는지 알아야 한다. 여가를 즐기는 방법은 크게 혼자형(Sole Style), 그룹형(Group Style), 정신형(Mental Style), 신체형(Physical Style) 등 4가지다. 혼자형은 주로 독서나 인터넷게임처럼 사물과 교류하면서 즐거움을 얻는다. 그룹형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상호교류하기를 즐긴다. 정신형은 독서나 요리처럼 마음의 안정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추는 반면, 신체형은 동적인 활동을 좋아한다. 당신은 어떤 유형인가.
당신의 여가활동 유형을 확인했다면 이 같은 여가활동을 즐기지 못하게 막는 걸림돌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은퇴 후 여가활동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크게 시간, 돈, 파트너, 정보 부족 등 4가지를 꼽는다.
먼저 ‘시간 부족’에 대해 살펴보자. 은퇴자 중에는 이것저것 할 일이 많아 여가를 즐길 틈이 없다는 사람도 꽤 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 가운데 상당수가 은퇴 후 여가를 현역 시절 1년에 한두 번 가졌던 휴가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은퇴 후 여가는 현역 시절 휴가처럼 일부러 시간을 내서 어디론가 떠나야 하는 게 아니다. 이래저래 일이 많아 잠시도 짬을 낼 여유가 없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일일 행동기록을 작성해보자. 시간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분석해보면 여가활동에 필요한 시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바쁜 와중에 단 몇 분이라도 즐거움을 발견한다면 그게 바로 여가다.
고비용-저비용, 실외-실내 균형 맞춰야
돈이 없어 여가를 즐기지 못한다는 사람도 많다. 보통 여가활동이라고 하면 골프나 요트처럼 돈이 많이 드는 레저활동을 생각한다. 하지만 정년 이후 삶을 돈이 많이 드는 레저로 채우기엔 살아야 할 날이 너무 길다. 처음에는 호기롭게 레저활동을 시작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슬슬 돈 걱정이 든다. 일상탈출의 대가로 카드대금 청구서가 수북이 쌓일 테니 말이다. 따라서 윤택한 노후생활을 하려면 돈 안 드는 취미활동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젊어서부터 활동적인 여가와 정적인 여가를 적절히 조화시켜야 노후생활이 풍요롭다고 조언한다. 은퇴생활 초기에는 건강이 허락하기에 등산이나 여행 같은 동적인 여가생활을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은퇴 후반부로 갈수록 건강이나 경제적 여건 때문에 바깥활동이 줄어들게 마련이다. 그러니 실내에서 크게 움직이지 않고 소일할 수 있는 취미도 필요하다.
같이 놀아줄 사람이 없는 것도 문제다. 현역 시절 인간관계가 온통 회사 중심이었던 사람은 은퇴 후 여가를 함께할 사람이 마땅치 않다. 여가를 함께할 파트너를 가정이나 지역사회에서 찾아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집과 회사만 오가며 생활한 탓에 앞집에 누가 사는지조차 모르는 게 요즘 직장인이다. 그렇다고 가족에게만 기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자녀마저 성인이 돼 둥지를 떠나면 배우자와 단둘만 남는다. 하지만 해바라기처럼 마냥 배우자만 쳐다볼 수는 없다. 현역 시절 바쁘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배우자와 대화를 하지 않았는데 은퇴 후 갑자기 부부 사이가 좋아질 리 있겠는가. 은퇴 후 제대로 된 여가를 즐기려면 가족 관계 회복과 지역사회 데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여가활동의 또 다른 걸림돌인 정보 부족 문제는 큰돈 들이지 않고 해결할 수 있다. 요즘은 구청 및 주민센터 도서관, 노인종합복지관, 대학교 평생교육원 등에서 다양한 여가활동 정보를 제공한다. 귀를 열고 발품을 좀 팔면 된다.
윤택한 노후생활을 원한다면 먼저 은퇴 후 당신이 하고 싶은 여가활동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시간, 돈, 파트너, 정보 가운데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한 노력을 지금 당장 시작하라.
우리나라 사람이 은퇴 후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아마 ‘여행’일 것이다. 현역 시절 쳇바퀴 돌 듯 직장과 집만 오가며 지낸 사람이라면 은퇴 후 북적대는 도시를 떠나 새하얀 요트에 몸을 싣고 푸른 바다를 향해 떠나는 상상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배우자 손을 잡고 옛 신혼여행지를 찾아 추억에 잠겨보고도 싶고, 내친 김에 세계여행을 떠나고도 싶다. 굳이 멀리 여행을 떠나지 않더라도 이따금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만나지 못한 친구들을 만나 술 한 잔 기울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붐비지 않는 평일에 영화나 연극을 보면서 여유를 즐길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은퇴생활의 즐거움 아닐까.
직장인 대부분은 은퇴 후 삶을 여행과 취미활동으로 채우려 한다. 경제적 여건이 허락한다면 굳이 창업같이 책임을 떠맡아야 하는 일은 하려 들지 않는다. 청소나 생필품 구매 등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일만 서둘러 해치운 다음 나머지 시간은 온전히 레저활동에 쏟아붓는 것이 일반적으로 꿈꾸는 노후생활이다.
이런 유형의 노후를 원하는 사람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현역 시절 일에 모든 열정을 쏟아부은 나머지 마치 배터리가 방전된 것처럼 더는 일할 열정이나 의지가 남아 있지 않은 사람이다. 이들은 이젠 일이라면 넌덜머리가 나는 터라 일에서 멀어질수록 행복을 느낀다. 또 다른 부류는 이미 돈과 명예를 거머쥔 사람이다. 이들은 더 성취할 것이 없기 때문에 노년을 고스란히 즐기는 데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신의 여가는 어떤 스타일?
하지만 원한다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놀던 사람이 잘 논다’고 은퇴 후 삶을 제대로 즐기려면 젊어서부터 준비해야 한다. 이 같은 사실은 통계조사에서도 나타난다. 2009년 통계청이 부부를 대상으로 ‘앞으로 가장 하고 싶은 여가활동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더니, 60대 응답자의 44%가 ‘여행’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젊은 시절 나들이 한 번 가본 적 없는 부부가 은퇴했다고 갑자기 손잡고 여행을 떠나기란 쉽지 않다. 2011년 통계청이 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주말이나 휴일 동안 여가를 어떻게 활용하는가’라고 물었더니, 10명 중 7명(71.4%)이 ‘집에서 TV나 비디오를 보며 지낸다’고 응답했다. ‘여행’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4.8%였다. 현역 시절 주말에 TV를 보면서 소일하던 사람이 은퇴했다고 갑자기 변하지는 않는다.
누구나 은퇴 후 일상에서 탈출하길 꿈꾸지만, 그러려면 젊은 시절부터 노력해야 한다. 은퇴 후 여가를 제대로 즐기려면 먼저 자신이 어떻게 여가를 즐기는지 알아야 한다. 여가를 즐기는 방법은 크게 혼자형(Sole Style), 그룹형(Group Style), 정신형(Mental Style), 신체형(Physical Style) 등 4가지다. 혼자형은 주로 독서나 인터넷게임처럼 사물과 교류하면서 즐거움을 얻는다. 그룹형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상호교류하기를 즐긴다. 정신형은 독서나 요리처럼 마음의 안정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추는 반면, 신체형은 동적인 활동을 좋아한다. 당신은 어떤 유형인가.
당신의 여가활동 유형을 확인했다면 이 같은 여가활동을 즐기지 못하게 막는 걸림돌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은퇴 후 여가활동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크게 시간, 돈, 파트너, 정보 부족 등 4가지를 꼽는다.
먼저 ‘시간 부족’에 대해 살펴보자. 은퇴자 중에는 이것저것 할 일이 많아 여가를 즐길 틈이 없다는 사람도 꽤 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 가운데 상당수가 은퇴 후 여가를 현역 시절 1년에 한두 번 가졌던 휴가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은퇴 후 여가는 현역 시절 휴가처럼 일부러 시간을 내서 어디론가 떠나야 하는 게 아니다. 이래저래 일이 많아 잠시도 짬을 낼 여유가 없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일일 행동기록을 작성해보자. 시간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분석해보면 여가활동에 필요한 시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바쁜 와중에 단 몇 분이라도 즐거움을 발견한다면 그게 바로 여가다.
고비용-저비용, 실외-실내 균형 맞춰야
한 노인복지시설 아코디언 연주반원들이 무료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같이 놀아줄 사람이 없는 것도 문제다. 현역 시절 인간관계가 온통 회사 중심이었던 사람은 은퇴 후 여가를 함께할 사람이 마땅치 않다. 여가를 함께할 파트너를 가정이나 지역사회에서 찾아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집과 회사만 오가며 생활한 탓에 앞집에 누가 사는지조차 모르는 게 요즘 직장인이다. 그렇다고 가족에게만 기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자녀마저 성인이 돼 둥지를 떠나면 배우자와 단둘만 남는다. 하지만 해바라기처럼 마냥 배우자만 쳐다볼 수는 없다. 현역 시절 바쁘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배우자와 대화를 하지 않았는데 은퇴 후 갑자기 부부 사이가 좋아질 리 있겠는가. 은퇴 후 제대로 된 여가를 즐기려면 가족 관계 회복과 지역사회 데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여가활동의 또 다른 걸림돌인 정보 부족 문제는 큰돈 들이지 않고 해결할 수 있다. 요즘은 구청 및 주민센터 도서관, 노인종합복지관, 대학교 평생교육원 등에서 다양한 여가활동 정보를 제공한다. 귀를 열고 발품을 좀 팔면 된다.
윤택한 노후생활을 원한다면 먼저 은퇴 후 당신이 하고 싶은 여가활동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시간, 돈, 파트너, 정보 가운데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한 노력을 지금 당장 시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