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친박근혜)계’는 분명 존재한다. 집권당에 몸담고 있는 비주류이지만, 주류 세력인 ‘친이(친이명박)계’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율이 2012년 대선까지 현 상태를 유지한다면 집권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집단이기도 하다.
느슨한 연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과거 ‘보스’ 중심의 정치계파와는 뭔가 다르다. 박 전 대표는 의원을 모은 적이 없다.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따를 뿐이다. 그렇다고 박 전 대표가 이들을 직접 관리하는 것도 아니다. 의원들이 박 전 대표를 자주 만나지도 못한다. 당연히 ‘스킨십’도 극히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친박계에 대해 박 전 대표의 정치철학을 존중하는 의원 개개인의 느슨한 연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평가한다. 그럼에도 박 전 대표에 대한 의원들의 충성도는 무척 높다. 그래서 더욱 실체가 묘한 집단이다.
한 친박계 의원 보좌관은 친박계의 실체를 ‘신기루’라고 정의한다. 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이 보좌관의 말은 흥미롭다.
“실제로는 계파도 아니고 그렇다고 주기적으로 만나는 모임도 아닌데, 정치권에선 대단한 계파로 본다. 굳이 친박 성향 의원을 한 테두리로 묶어 말한다면 ‘라인업(line-up)’이 구성되지 않은 ‘방사형 계파’다. 제각각이라는 얘기다. 이건 사실 계파라고 할 수 없다. 친박계라는 이름 자체는 정치권에서 박 전 대표에 대해 의원 개개인이 갖는 공감대를 확대 해석해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다른 차원에서 친박계의 실체를 부정한다.
“계파에는 보스와 그 아래 실력자가 존재하게 마련인데, 박 전 대표가 의원을 모아놓고 회의를 한 적도 없고, 의원이 한꺼번에 모여서 ‘좌장’을 정한 적도 없다. 박 전 대표는 오래전부터 계파 정치 타파를 소신으로 삼고 이를 실천해왔다. 박 전 대표를 따르는 의원이라면 박 전 대표의 이런 뜻을 외면해선 안 된다.”
친박계인 한나라당 서병수 최고위원도 실체가 없다는 데 동의한다. 서 최고위원은 “2007년 대선 경선 때부터 자발적으로 모여든 의원이 박 전 대표가 지향하는 정치철학을 존중하고 따르는 것일 뿐인데, 외부에선 이를 박 전 대표를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뭔가 일사불란하게 일을 추진하는 것처럼 본다”고 말했다. 그러니 친박계로 분류되는 의원 수도 별 의미 없다는 것.
박 전 대표 지지자와 박 전 대표 의지 사이
서 최고위원은 “나도 친박계 의원이 몇 명인지 전혀 모른다. 다른 의원도 마찬가지다. 사실 의원들의 진정성이 중요하지, 그 수를 세는 건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인식이 친박계 의원 전체를 지배하는 건 아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일부 의원은 독자적인 친박계 모임 결성의 필요성을 끊임없이 제기해왔다. 보수 성향이 강한 일부 영남권 의원 사이에선 “친이계의 행보에 적절히 대응하려면 존재 의미를 부각해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도 흘러나왔다.
미래희망연대(구 친박연대) 서청원 전 대표는 지난해부터 “박 전 대표가 정부와 당에 쓴소리를 해야 한다”며 박 전 대표의 변화를 자주 주문했는데, 이는 사실상 친박계 전체에 대한 주문이나 마찬가지다. 실제 친박계 내부에서 세력화를 모색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2009년 5월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당시 친박계 후보였던 황우여, 최경환 의원이 친이계 후보에게 완패한 뒤 친박계 의원 사이에선 당 비주류의 한계를 타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리고 이 목소리는 친박계 중심의 ‘이너서클’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졌으며, 지난해 세종시 논란에 이어 최근 동남권 신공항 파동 등을 겪으면서 더 커졌다. 최근 일부 친박계 의원이 한나라당 내 중립 성향 의원 및 친이계로 분류되던 의원과 교류를 확대하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친박계 A초선의원 보좌관)
현재 친박계로 분류되는 의원은 60여 명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올해 1월 이보다 많은 70여 명을 친박계로 분류한 뒤 친박 성향이 확실한 의원으로 65명을 꼽았다. 2009~ 2010년 주요 언론에서 추산한 친박 의원 수가 50여 명인 점을 감안하면 그사이 10여 명이 늘어난 셈이다. 이들 중에는 과거 친이계로 분류됐던 몇몇 의원도 눈에 띈다. ‘주간동아’가 65명의 출신 지역을 분석한 결과, 대구·경북(23명), 부산·경남(19명)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이후 박 전 대표 측에 선 이른바 신(新)친박계 의원은 21명이었다.
친박계 의원은 그동안 ‘정중동’ 행보를 고수해왔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고, 당내 갈등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박 전 대표의 소신과 신념을 존중하는 차원이었다. 지금도 의정 활동에 집중하고, ‘박근혜 대세론’을 부추기거나 계파 활동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정치 행보는 경계하고 있다는 게 친박계 의원들의 전언이다.
소통하는 데 피로감 느끼는 의원들
서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가 차기 대선주자로 높은 지지를 받는다고 해서 친박계가 섣불리 정치적 행동을 한다면 당은 물론 국민에게도 예의가 아니다”라며 “지금은 다양한 국가적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정현 의원도 “친이, 친박 가르기는 지난 대선으로 끝났다. 특히 친박계 의원은 정치 색깔을 낼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다분히 원론적인 말일 뿐,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을 때가 적지 않다. 하나의 예로, 최근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과정에서 정부 책임론을 둘러싸고 친박계 내부에서조차 견해가 갈렸다. 중진과 초선은 물론 영남권과 부산권, 수도권 등 지역별로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친박계 의원은 이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기까지 했다.
서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의 꿈과 가치를 공유하고 실천하려는 의원 각자의 노력이 적극적이냐, 덜 적극적이냐의 차이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동안 친박계에 내재했던 ‘구(舊)친박 vs 신(新)친박’ ‘온건파 vs 강경파’의 대립구도가 가시화한 것으로 해석한다.
박 전 대표와의 소통 문제도 친박계의 한계라는 지적이 있다. 당내 총선 경선과 공천 과정은 물론, 입법 추진 과정에서 박 전 대표의 의중을 놓고 친박계 의원 간 실랑이를 벌인 경우가 적지 않다. 2009년 친이계가 제시한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를 박 전 대표가 반대했을 때는 박 전 대표의 소통 방식에 의원 상당수가 불쾌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 친박계 의원 보좌관은 “친박계 의원 대부분이 공식 견해를 밝히기까지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는 박 전 대표의 스타일을 충분히 알고 있고 또 이를 존경한다. 그러나 소통하는 데 피로감을 보이는 의원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선 직전까지는 강한 결속력 보일 것
물론 박 전 대표의 측근은 이를 부인한다.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는 미니홈피, 트위터 등 온라인상에서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더욱이 의원들은 박 전 대표의 의지와 철학을 공감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소통 방식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서 최고위원은 친박계 의원이 박 전 대표의 소통 체계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의원들과 개별 소통을 자주한다.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 박 전 대표는 의원들뿐 아니라, 외부 전문가의 의견도 다양하게 듣는다. 그것을 객관적으로 종합해 최종 판단을 내린다. 자문단의 의견과 참모들의 직언을 듣고 바로 결론을 내리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익숙하지 않을 뿐이다.”
서 최고위원은 이어 “친박계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철학이나 뜻을 존중하면서도 지지자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는데, 두 가지가 상충하는 부분이 많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실체가 없는 듯 있는 친박계. 박 전 대표에 대한 충성심이나 내부 결집력이 강한 것 같으면서도 없고, 또 없는 것 같으면서도 강해 보이는 묘한 집단이다. 과연 이들은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경희대 김민전 교수(학부대학)는 “친박계는 영속성이 있는 계파는 아니지만, 일시적인 그룹도 아니라고 본다. 대선 직전까지는 강한 결속력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다만 친박계 의원이 박근혜 대세론에 자만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며 “대세론에 신경 쓰지 않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박 전 대표와 친박계 모두를 위한 최선의 전략일 것”이라고 말했다.
느슨한 연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과거 ‘보스’ 중심의 정치계파와는 뭔가 다르다. 박 전 대표는 의원을 모은 적이 없다.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따를 뿐이다. 그렇다고 박 전 대표가 이들을 직접 관리하는 것도 아니다. 의원들이 박 전 대표를 자주 만나지도 못한다. 당연히 ‘스킨십’도 극히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친박계에 대해 박 전 대표의 정치철학을 존중하는 의원 개개인의 느슨한 연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평가한다. 그럼에도 박 전 대표에 대한 의원들의 충성도는 무척 높다. 그래서 더욱 실체가 묘한 집단이다.
한 친박계 의원 보좌관은 친박계의 실체를 ‘신기루’라고 정의한다. 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이 보좌관의 말은 흥미롭다.
“실제로는 계파도 아니고 그렇다고 주기적으로 만나는 모임도 아닌데, 정치권에선 대단한 계파로 본다. 굳이 친박 성향 의원을 한 테두리로 묶어 말한다면 ‘라인업(line-up)’이 구성되지 않은 ‘방사형 계파’다. 제각각이라는 얘기다. 이건 사실 계파라고 할 수 없다. 친박계라는 이름 자체는 정치권에서 박 전 대표에 대해 의원 개개인이 갖는 공감대를 확대 해석해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다른 차원에서 친박계의 실체를 부정한다.
“계파에는 보스와 그 아래 실력자가 존재하게 마련인데, 박 전 대표가 의원을 모아놓고 회의를 한 적도 없고, 의원이 한꺼번에 모여서 ‘좌장’을 정한 적도 없다. 박 전 대표는 오래전부터 계파 정치 타파를 소신으로 삼고 이를 실천해왔다. 박 전 대표를 따르는 의원이라면 박 전 대표의 이런 뜻을 외면해선 안 된다.”
친박계인 한나라당 서병수 최고위원도 실체가 없다는 데 동의한다. 서 최고위원은 “2007년 대선 경선 때부터 자발적으로 모여든 의원이 박 전 대표가 지향하는 정치철학을 존중하고 따르는 것일 뿐인데, 외부에선 이를 박 전 대표를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뭔가 일사불란하게 일을 추진하는 것처럼 본다”고 말했다. 그러니 친박계로 분류되는 의원 수도 별 의미 없다는 것.
박 전 대표 지지자와 박 전 대표 의지 사이
서 최고위원은 “나도 친박계 의원이 몇 명인지 전혀 모른다. 다른 의원도 마찬가지다. 사실 의원들의 진정성이 중요하지, 그 수를 세는 건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인식이 친박계 의원 전체를 지배하는 건 아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일부 의원은 독자적인 친박계 모임 결성의 필요성을 끊임없이 제기해왔다. 보수 성향이 강한 일부 영남권 의원 사이에선 “친이계의 행보에 적절히 대응하려면 존재 의미를 부각해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도 흘러나왔다.
미래희망연대(구 친박연대) 서청원 전 대표는 지난해부터 “박 전 대표가 정부와 당에 쓴소리를 해야 한다”며 박 전 대표의 변화를 자주 주문했는데, 이는 사실상 친박계 전체에 대한 주문이나 마찬가지다. 실제 친박계 내부에서 세력화를 모색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2009년 5월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당시 친박계 후보였던 황우여, 최경환 의원이 친이계 후보에게 완패한 뒤 친박계 의원 사이에선 당 비주류의 한계를 타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리고 이 목소리는 친박계 중심의 ‘이너서클’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졌으며, 지난해 세종시 논란에 이어 최근 동남권 신공항 파동 등을 겪으면서 더 커졌다. 최근 일부 친박계 의원이 한나라당 내 중립 성향 의원 및 친이계로 분류되던 의원과 교류를 확대하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친박계 A초선의원 보좌관)
현재 친박계로 분류되는 의원은 60여 명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올해 1월 이보다 많은 70여 명을 친박계로 분류한 뒤 친박 성향이 확실한 의원으로 65명을 꼽았다. 2009~ 2010년 주요 언론에서 추산한 친박 의원 수가 50여 명인 점을 감안하면 그사이 10여 명이 늘어난 셈이다. 이들 중에는 과거 친이계로 분류됐던 몇몇 의원도 눈에 띈다. ‘주간동아’가 65명의 출신 지역을 분석한 결과, 대구·경북(23명), 부산·경남(19명)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이후 박 전 대표 측에 선 이른바 신(新)친박계 의원은 21명이었다.
친박계 의원은 그동안 ‘정중동’ 행보를 고수해왔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고, 당내 갈등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박 전 대표의 소신과 신념을 존중하는 차원이었다. 지금도 의정 활동에 집중하고, ‘박근혜 대세론’을 부추기거나 계파 활동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정치 행보는 경계하고 있다는 게 친박계 의원들의 전언이다.
소통하는 데 피로감 느끼는 의원들
서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가 차기 대선주자로 높은 지지를 받는다고 해서 친박계가 섣불리 정치적 행동을 한다면 당은 물론 국민에게도 예의가 아니다”라며 “지금은 다양한 국가적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정현 의원도 “친이, 친박 가르기는 지난 대선으로 끝났다. 특히 친박계 의원은 정치 색깔을 낼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다분히 원론적인 말일 뿐,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을 때가 적지 않다. 하나의 예로, 최근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과정에서 정부 책임론을 둘러싸고 친박계 내부에서조차 견해가 갈렸다. 중진과 초선은 물론 영남권과 부산권, 수도권 등 지역별로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친박계 의원은 이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기까지 했다.
서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의 꿈과 가치를 공유하고 실천하려는 의원 각자의 노력이 적극적이냐, 덜 적극적이냐의 차이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동안 친박계에 내재했던 ‘구(舊)친박 vs 신(新)친박’ ‘온건파 vs 강경파’의 대립구도가 가시화한 것으로 해석한다.
박 전 대표와의 소통 문제도 친박계의 한계라는 지적이 있다. 당내 총선 경선과 공천 과정은 물론, 입법 추진 과정에서 박 전 대표의 의중을 놓고 친박계 의원 간 실랑이를 벌인 경우가 적지 않다. 2009년 친이계가 제시한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를 박 전 대표가 반대했을 때는 박 전 대표의 소통 방식에 의원 상당수가 불쾌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 친박계 의원 보좌관은 “친박계 의원 대부분이 공식 견해를 밝히기까지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는 박 전 대표의 스타일을 충분히 알고 있고 또 이를 존경한다. 그러나 소통하는 데 피로감을 보이는 의원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선 직전까지는 강한 결속력 보일 것
물론 박 전 대표의 측근은 이를 부인한다.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는 미니홈피, 트위터 등 온라인상에서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더욱이 의원들은 박 전 대표의 의지와 철학을 공감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소통 방식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서 최고위원은 친박계 의원이 박 전 대표의 소통 체계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의원들과 개별 소통을 자주한다.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 박 전 대표는 의원들뿐 아니라, 외부 전문가의 의견도 다양하게 듣는다. 그것을 객관적으로 종합해 최종 판단을 내린다. 자문단의 의견과 참모들의 직언을 듣고 바로 결론을 내리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익숙하지 않을 뿐이다.”
서 최고위원은 이어 “친박계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철학이나 뜻을 존중하면서도 지지자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는데, 두 가지가 상충하는 부분이 많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실체가 없는 듯 있는 친박계. 박 전 대표에 대한 충성심이나 내부 결집력이 강한 것 같으면서도 없고, 또 없는 것 같으면서도 강해 보이는 묘한 집단이다. 과연 이들은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경희대 김민전 교수(학부대학)는 “친박계는 영속성이 있는 계파는 아니지만, 일시적인 그룹도 아니라고 본다. 대선 직전까지는 강한 결속력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다만 친박계 의원이 박근혜 대세론에 자만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며 “대세론에 신경 쓰지 않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박 전 대표와 친박계 모두를 위한 최선의 전략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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