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교도소는 재단법인 ‘아가페’(이사장 김삼환)가 설립한 아시아 최초의 민영교도소다. 12월 7일 준공 감사예배를 마치고 나온 권중원(65) 교도소장의 얼굴에서는 자부심과 설렘이 가득 묻어났다. 경기도 여주군 북내면 외룡리에 위치한 소망교도소는 12월 1일 문을 열었다. 133개의 수감실이 있는 수용동과 직업훈련시설이 있는 부속동, 강당을 포함해 총 6개 동이 21만여㎡(6만5000여 평) 대지에 자리하고 있다. 강당에서 수용동으로 향하는 복도에는 큰 창문이 있어 햇빛이 환하게 들어왔고, 복도 벽에는 화가들이 기증한 수십 점의 그림이 걸려 있다. 권 소장은 “마치 미술관 같지 않느냐”며 웃었다.
“수감자를 교화하는 데는 환경적인 면도 중요합니다. 환경이 열악하면 사람은 더 고통을 느끼고 마음이 거칠어집니다. 기존 교도소는 춥고 냄새가 나는 등 열악한 편입니다. 하지만 소망교도소는 모든 방과 복도에 창문이 있어 햇볕이 잘 들고 쾌적합니다.”
회색 철문과 쇠철창, 감시카메라 등은 기존 교도소와 다를 바 없지만, 이를 제외하면 곳곳에서 수감자에 대한 배려가 묻어났다. 1인실은 배변 공간과 방을 분리하는 가슴 높이의 벽이, 5인실은 21인치 텔레비전과 책장, 문이 달린 화장실이 눈에 띄었다. 권 소장은 “방바닥이 온돌이어서 따뜻하다”며 “수감자가 각 방에서 따로 배식을 받지 않고 자원봉사자와 함께 식사를 하도록 대형 식당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1대 1 멘토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
소망교도소는 1984년에 민영교도소로 바뀐 브라질의 우마이타 교도소를 모델로 만들어졌다. 우마이타 교도소는 약 70%인 재복역률(출소 후 범죄를 저질러 다시 교도소에 들어오는 비율)을 4%까지 낮춘 것으로 유명하다.
“국영교도소가 하지 못하는 교화, 즉 창의성을 살려 수감자들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일을 할 생각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재복역률이 22.4%인데 3%로 낮추는 것이 목표입니다.”
시설뿐 아니라 교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피해자와의 화해 프로그램을 비롯해 음악·미술 치료, 직업훈련 등 민간에서 개발한 프로그램과 성경 공부, 기도, 예배 같은 신앙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권 소장은 그중에서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자원봉사자와 수용자를 1대 1로 연계해 일주일에 1회 이상 만나게 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꼽았다.
“7~8년 전부터 꾸준히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할 자원봉사자를 선발하고 교육해왔습니다. 부모처럼 수감자를 아끼고 걱정해줄 수 있는 사람으로 50, 60대가 주를 이룹니다. 수감자는 단체로 교육을 받다 보면 마음을 열기가 어렵습니다. 각자의 상처와 문제에 대해 멘토와 장기간 대화를 나누고 사랑을 주고받다 보면 마음을 열 가능성이 더 커집니다.”
소망교도소에는 12월 1일부터 3일까지 30명의 수감자가 입소했다. 소망교도소의 최대 수용인원은 360명으로, 내년 3월까지 300명을 수용할 예정이다. 수감자는 기존 교도소의 수감자 중 소망교도소에 입소하기를 원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면접과 법무부 심사를 거쳐 선정한다. 현재 입소자 자격은 징역 7년 이하의 형을 받고 형기가 1년 이상 남은 전과 2범 이하의 20세 이상 60세 이하 남성으로 약물 및 조직폭력, 공안사범은 제외된다. 법무부는 소망교도소가 첫 민영교도소라는 점을 고려해 경범자 위주로 선발, 수감토록 했다. 권 소장은 “살인자도 얼마든지 교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며 “앞으로 강력범 등도 받아들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론 강력범죄자들도 수용
권 소장은 “소망교도소 개소는 긴 산고 끝에 이뤄낸 결과”라고 강조했다. 개신교계가 기독교교도소 설립추진위원회를 발족해 민영교도소 설립을 본격적으로 논의한 때는 지금부터 15년 전인 1995년. 1999년 민영교도소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대로 2008년에 들어서야 공사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다시 건축비 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소망교도소 건설 비용은 총 288억 원으로 175억 원이 해결되고 현재 113억 원의 잔금이 남은 상태다. 권 소장은 “교회, 기독교 관련 단체, 기독교인들이 후원금을 모금한 결과”라며 “현재도 후원금을 모으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소망교도소의 운영 경비는 정부가 국영교도소 운영비의 90% 수준으로 지급한다.
권중원 소장이 초대 소장으로 부임한 것은 그의 다양한 이력 덕분이다. 권 소장은 32년간 군에 몸을 담았고 4년 동안 중고등학교 이사장을 맡았다가 7년 동안 병원을 경영했다. 권 소장은 “리더십과 규율을 중시하는 태도, 경영 마인드를 지녔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수감자를 대하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교도관이든 자원봉사자든 수감자를 무서워하거나 나와는 다른 사람으로 대하면 수감자가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합니다. 진심으로 수감자를 친형제, 가족처럼 대해야 합니다.”
기독교계가 만든 교도소인 만큼 수감자에게 기독교를 믿도록 강요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권 소장은 “수감자와 교도관 중에는 기독교를 믿지 않거나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도 많다. 건전한 시민으로 거듭나길 원하는 수감자라면 누구든 환영한다”며 “교인 수를 늘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교도소가 교화보다 범죄를 학습하는 공간이 됐습니다. 수감자들은 교도소에서 또 다른 범죄를 학습하고, 사회는 더욱 불안하고 흉악해집니다. 기독교계가 앞장서서 범죄 없는 사회를 만들고자 합니다.”
재단법인 아가페는 2005년부터 여주교도소에서 일부 공간을 제공받아 6회에 걸쳐 총 170여 명의 수감자를 대상으로 교화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해왔다. 그 결과 6년 동안 참여자의 재복역률이 51%에서 6%로 떨어지는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
“수감자를 하루아침에 변화시킬 순 없습니다. 하지만 통제와 억압이 아닌, 수감자의 마음을 풀어주고 보듬는 방식이라면 가능합니다. 낮고 어두운 곳에서 방황하고 있는 갇힌 자들에게 소망의 빛을 비추는 소망교도소의 교정활동을 통해 수감자 개인뿐 아니라 그 가정과 우리 사회까지 밝게 변화시키겠습니다.”
“수감자를 교화하는 데는 환경적인 면도 중요합니다. 환경이 열악하면 사람은 더 고통을 느끼고 마음이 거칠어집니다. 기존 교도소는 춥고 냄새가 나는 등 열악한 편입니다. 하지만 소망교도소는 모든 방과 복도에 창문이 있어 햇볕이 잘 들고 쾌적합니다.”
회색 철문과 쇠철창, 감시카메라 등은 기존 교도소와 다를 바 없지만, 이를 제외하면 곳곳에서 수감자에 대한 배려가 묻어났다. 1인실은 배변 공간과 방을 분리하는 가슴 높이의 벽이, 5인실은 21인치 텔레비전과 책장, 문이 달린 화장실이 눈에 띄었다. 권 소장은 “방바닥이 온돌이어서 따뜻하다”며 “수감자가 각 방에서 따로 배식을 받지 않고 자원봉사자와 함께 식사를 하도록 대형 식당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1대 1 멘토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
소망교도소는 1984년에 민영교도소로 바뀐 브라질의 우마이타 교도소를 모델로 만들어졌다. 우마이타 교도소는 약 70%인 재복역률(출소 후 범죄를 저질러 다시 교도소에 들어오는 비율)을 4%까지 낮춘 것으로 유명하다.
“국영교도소가 하지 못하는 교화, 즉 창의성을 살려 수감자들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일을 할 생각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재복역률이 22.4%인데 3%로 낮추는 것이 목표입니다.”
시설뿐 아니라 교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피해자와의 화해 프로그램을 비롯해 음악·미술 치료, 직업훈련 등 민간에서 개발한 프로그램과 성경 공부, 기도, 예배 같은 신앙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권 소장은 그중에서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자원봉사자와 수용자를 1대 1로 연계해 일주일에 1회 이상 만나게 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꼽았다.
“7~8년 전부터 꾸준히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할 자원봉사자를 선발하고 교육해왔습니다. 부모처럼 수감자를 아끼고 걱정해줄 수 있는 사람으로 50, 60대가 주를 이룹니다. 수감자는 단체로 교육을 받다 보면 마음을 열기가 어렵습니다. 각자의 상처와 문제에 대해 멘토와 장기간 대화를 나누고 사랑을 주고받다 보면 마음을 열 가능성이 더 커집니다.”
소망교도소에는 12월 1일부터 3일까지 30명의 수감자가 입소했다. 소망교도소의 최대 수용인원은 360명으로, 내년 3월까지 300명을 수용할 예정이다. 수감자는 기존 교도소의 수감자 중 소망교도소에 입소하기를 원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면접과 법무부 심사를 거쳐 선정한다. 현재 입소자 자격은 징역 7년 이하의 형을 받고 형기가 1년 이상 남은 전과 2범 이하의 20세 이상 60세 이하 남성으로 약물 및 조직폭력, 공안사범은 제외된다. 법무부는 소망교도소가 첫 민영교도소라는 점을 고려해 경범자 위주로 선발, 수감토록 했다. 권 소장은 “살인자도 얼마든지 교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며 “앞으로 강력범 등도 받아들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론 강력범죄자들도 수용
권 소장은 “소망교도소 개소는 긴 산고 끝에 이뤄낸 결과”라고 강조했다. 개신교계가 기독교교도소 설립추진위원회를 발족해 민영교도소 설립을 본격적으로 논의한 때는 지금부터 15년 전인 1995년. 1999년 민영교도소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대로 2008년에 들어서야 공사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다시 건축비 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소망교도소 건설 비용은 총 288억 원으로 175억 원이 해결되고 현재 113억 원의 잔금이 남은 상태다. 권 소장은 “교회, 기독교 관련 단체, 기독교인들이 후원금을 모금한 결과”라며 “현재도 후원금을 모으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소망교도소의 운영 경비는 정부가 국영교도소 운영비의 90% 수준으로 지급한다.
권중원 소장이 초대 소장으로 부임한 것은 그의 다양한 이력 덕분이다. 권 소장은 32년간 군에 몸을 담았고 4년 동안 중고등학교 이사장을 맡았다가 7년 동안 병원을 경영했다. 권 소장은 “리더십과 규율을 중시하는 태도, 경영 마인드를 지녔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수감자를 대하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교도관이든 자원봉사자든 수감자를 무서워하거나 나와는 다른 사람으로 대하면 수감자가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합니다. 진심으로 수감자를 친형제, 가족처럼 대해야 합니다.”
기독교계가 만든 교도소인 만큼 수감자에게 기독교를 믿도록 강요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권 소장은 “수감자와 교도관 중에는 기독교를 믿지 않거나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도 많다. 건전한 시민으로 거듭나길 원하는 수감자라면 누구든 환영한다”며 “교인 수를 늘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교도소가 교화보다 범죄를 학습하는 공간이 됐습니다. 수감자들은 교도소에서 또 다른 범죄를 학습하고, 사회는 더욱 불안하고 흉악해집니다. 기독교계가 앞장서서 범죄 없는 사회를 만들고자 합니다.”
재단법인 아가페는 2005년부터 여주교도소에서 일부 공간을 제공받아 6회에 걸쳐 총 170여 명의 수감자를 대상으로 교화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해왔다. 그 결과 6년 동안 참여자의 재복역률이 51%에서 6%로 떨어지는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
“수감자를 하루아침에 변화시킬 순 없습니다. 하지만 통제와 억압이 아닌, 수감자의 마음을 풀어주고 보듬는 방식이라면 가능합니다. 낮고 어두운 곳에서 방황하고 있는 갇힌 자들에게 소망의 빛을 비추는 소망교도소의 교정활동을 통해 수감자 개인뿐 아니라 그 가정과 우리 사회까지 밝게 변화시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