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소년국악관현악단이 구립송파노인요양센터에서 나눔공연을 펼치고 있다.
“‘엄마, 승민이가 뒤집었어요. 혼자 일어나 앉았어요.’ 딸아이가 얼마 전 태어난 외손자의 성장 과정을 수시로 전해줍니다. 그런데 우리 부모님은 승민이의 성장 과정을 거꾸로 진행하며 삶의 마무리를 준비하십니다….”
환갑을 훌쩍 넘긴 딸이 편지를 읽자,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이를 듣던 구순(九旬) 어머니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애절한 딸의 편지에 비슷한 처지의 어르신들은 물론 요양센터 직원, 간병인, 공연 사회자까지 눈물을 흘려 객석은 순식간에 눈물바다가 됐다.
12월 3일 송파구 장지동 구립송파노인요양센터에서 서울시청소년국악관현악단이 ‘아름다운 동행(同行)’이란 주제로 공연을 펼쳤다. ‘아름다운 동행’은 명사와 관객이 서로의 경험담이나 좋은 글을 낭독해주며 위안과 감동을 나누는 무대다.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객석을 가득 채웠다.
배우 이영하 씨가 무대에 올라 법정 스님의 글 ‘친구여, 나이가 들면 이렇게 살게나’와 도종환 시인의 시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를 낭독했다. 그러자 이전까지 숙연했던 객석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청소년국악관현악단은 어르신 관객을 위해 가요 ‘애모’ ‘어머나’ ‘남행열차’ 등을 연주했다. 소리꾼 심현경 씨의 경기민요 메들리 ‘청춘가’ ‘태평가’ ‘뱃노래’ 등은 공연장의 분위기를 한껏 밝게 만들었다.
“참 예쁘고, 잘한다!”
할아버지의 일성(一聲)은 무대와 객석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사회를 본 뮤지컬배우 길성원 씨는 “이번 공연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감동을 준 시간”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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