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걱정은 하지 말고 너희 건강이나 챙겨라.”
명절이나 생신이라야 뵙는 부모님은 항상 자식 걱정이 먼저다. 자식에게 부담될까봐, 명절 분위기를 망칠까봐 아프다는 내색도 하지 않는다. 자식들은 매번 ‘다음엔 반드시’ 하고 마음을 다지지만 막상 명절이 되면 친지들과 인사하느라, 제 자식 챙기느라, 다른 일 의논하느라 부모님 건강에 신경 쓸 새가 없다. “건강은 어떠세요?”라고 해봤자 “괜찮다”는 대답만 돌아오기 십상. 이번 추석에는 그냥 묻지만 말고 부모님의 표정과 움직임을 잘 살펴서 건강 상태를 체크해보자. 부모님이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을 가능성이 크다.
▷밥맛은 있는데 늘 피곤하고 체중이 준다 =당뇨 의심
대표적인 노인질환인 당뇨는 세포의 노화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노인은 근육량이 감소하는 데 반해 체지방량은 증가하고 대사활동은 감소하므로 당뇨의 발생률이 특히 높다.
일반적으로 갈증을 심하게 느껴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량도 증가한다. 식사량은 일정하거나 많이 먹는데도 늘 피로하고 체중이 줄어든다면 전형적인 당뇨의 증상이다. 그러나 노년에는 이런 증상이 잘 안 나타나고 단순히 염증이 잘 안 낫거나 우울증을 호소하는 등 감정의 변화만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당뇨는 가족력이 있으므로 만약 부모님 형제 중 할아버지대에 당뇨 환자가 있었다면 정기적인 혈당검사가 중요하다. 특히 가을철은 야외활동이 증가하고 음식물 섭취량이 많아져 악화될 수 있으므로 당뇨병을 앓고 있는 부모님의 경우 식생활과 신체 증상에 주의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몸이 잘 붓고 목 앞쪽이 혹처럼 튀어나왔다 =갑상선질환 의심
갑상선은 우리 몸의 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으로, 노인의 경우 갑상선질환이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놓치기 쉽다. 몸이 잘 붓고 피부가 거칠고 약해지며 탄력을 잃으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이때는 감정이 둔해지거나 멍한 상태가 되고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 반대로 체중이 줄고 가슴이 뛰면서 땀이 많이 나고 더위를 참기 힘들며, 갑상선이 있는 목 앞쪽이 혹처럼 튀어나오면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의심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 없이 불안, 과민 등 정신과적인 증상만 있는 경우도 많다. 만약 외관상 이상이 없는데도 정신과적으로 문제가 있고 치매 환자처럼 둔하거나 과민해지는 경우, 여러 병원에서 검사를 해도 별 이상은 드러나지 않고 신경성이란 진단만 나올 경우 반드시 갑상선 기능장애를 염두에 둬야 한다. 진단만 되면 치료는 비교적 간단하다. 약으로 치료 가능한 경우가 많고, 일부의 경우에만 수술이나 방사선치료 등의 방법으로 치료한다.
■도움말 :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내과 임승길 교수
▷손발이 저리고 시리고 아프다 =손목굴증후군, 혈액순환 장애 의심
부모님이 양쪽 혹은 한쪽 손바닥이 자꾸 저리다고 하면 손목굴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손목을 많이 써 두꺼워진 인대가 그 아래로 지나가는 정중신경이라는 말초신경을 눌러 생기는 질환. 뇌졸중 초기 증상으로 잘못 알고 병의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손목 저림증은 비교적 간단한 신경절제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팔다리가 함께 저리는 차원을 넘어 시리고 아프다면 말초동맥경화증에 의한 순환장애일 가능성이 있다. 혈관이 좁아지면 저리는 증상보다 시리고 아픈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더 흔하다. 추울 때 손발 끝이 하얗게 변하면서 변색된 부위가 차갑거나 맥박이 약해진 경우에는 특히 이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식생활 습관이 서구화되면서 뇌동맥과 심장을 먹여 살리는 관상동맥뿐 아니라 팔다리 혈관의 동맥경화증이 점차 늘고 있다.
▷기억을 잘 못하고 행동이 평소와 너무 다르다 =치매 의심
치매는 기억, 언어 및 추론을 제어하는 뇌신경(뉴런)이 서서히 파괴되는 뇌신경변성질환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반복된 뇌졸중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혈관성 치매이고 다른 하나는 뇌세포의 퇴행성 변화로 발생하는 퇴행성 치매인데, 알츠하이머가 바로 이런 퇴행성 치매를 가리킨다. 한국인에게는 혈관성 치매가 더 많으므로 뇌졸중을 예방하는 게 치매 발생을 줄이는 지름길이다.
기억 상실, 일상 및 사회적 활동을 저해할 정도의 심각한 지적 능력 손실, 혼돈, 언어장애(단어를 찾아내기 어려움), 감소되거나 불량한 판단능력, 위치와 시간상의 지남력장애(방향 상실), 공격성, 행동 및 인격의 부적합적인 변화 등이 감지된다. 하지만 노인의 건망증과 치매는 구별해야 한다. 단순 건망증이 치매의 초기 증상은 아니다. 단순 건망증은 조금만 귀띔해주면 쉽게 기억이 되살아나지만 치매로 인한 기억 장애는 아무리 말해도 ‘쇠귀에 경 읽기’다.
■도움말 :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김승민 교수
▷양말 신기가 버겁다 =허리디스크 의심
모처럼 뵌 부모님이 양말 신기, 세수 또는 머리 감기 등 허리 숙여야 하는 동작을 힘겨워한다면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를 의심해보는 게 좋다. 허리디스크는 척추 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추간판, 즉 디스크가 나이가 들면서 닳거나 튀어나오면서 생기는 질환. 디스크를 감싸는 인대조직이 파열하면서 신경을 누르기 때문에 허리와 다리에 통증이 집중된다. 허리보다 다리 통증이 더 심한 것이 특징. 다리엔 통증이 전혀 없이 허리만 아프다면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다리의 통증은 허리나 엉덩이에서 시작해 허벅지와 장딴지의 뒤쪽과 바깥쪽을 따라서 발등이나 발바닥까지 내려가는 방사통 양상으로 나타난다. 허리를 뒤로 젖힐 때는 괜찮아도 앞으로 숙일 때 요통이 심해지며, 서 있거나 걸을 때보다 의자에 앉아 있을 때 통증이 심해진다.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인 치료를 받고도 낫지 않는다면 마지막으로 수술 요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도움말 : 안산 튼튼병원 척추센터 김래상 원장
▷허리를 자꾸 구부리고 양말을 신고 잔다 =척추관협착증 의심
차례를 마치고 온 가족이 편안하게 쉬는 시간, 부모님이 허리를 펴지 못하고 자꾸 구부린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이란 척추관 내벽이 세월의 무게를 못 이기고 좁아져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을 압박하면서 통증과 마비를 일으키는 질환. 허리디스크와는 반대로 허리를 구부리면 통증이 사라져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구부리게 된다. 다리 방사통 증상은 비슷하지만 다리가 차고 시려서 양말에 버선까지 신고도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최근에는 고령 환자도 부담 없이 시술할 수 있는 비수술 요법들이 나와 있다. 하지만 수술 시기를 놓치면 걷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상태가 심각해지기 전에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도움말 : 서울 튼튼병원 척추센터 조태연 원장
▷윗옷을 잘 못 입는다 =오십견 가능성
부모님이 옷을 입을 때 팔을 안쪽 소매에 잘 끼워 넣지 못한다거나, 밤에 통증 때문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면 오십견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어깨가 아프고 굳어 있는 증상이 50대 이상에서 잘 생긴다고 해 이런 이름이 붙었지만 정확한 명칭은 유착성 관절낭염 또는 동결견. 오십견에 걸리면 극심한 통증을 겪고 관절운동에 제한을 받는다. 특히 낮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밤만 되면 극심한 통증과 함께 팔이 빠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옷 입기는 물론, 빗질이나 머리 감기도 힘들어진다. 어깨 관절은 8개의 관절이 합쳐진 복합관절. 따라서 오십견의 원인도 워낙 다양해 정확한 진단이 치료의 관건이다. 오십견으로 진단되면 스테로이드나 리도카인을 관절 안에 주입해 통증을 없애는 주사요법이나 압통점에 근막통주사를 하는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물리치료를 꾸준히 하면 통증완화에 도움이 된다. 통증이 있어도 운동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도움말 : 유비스병원 김기봉 관절전문센터 소장
▷한쪽 얼굴 저리고, 발음이 어눌하다 =뇌졸중 의심
오랜만에 찾아뵌 부모님의 발음이 갑자기 어눌해졌거나 한쪽 얼굴에 저림 증상이 나타나면 절대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 뇌졸중의 전조 증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허혈성 뇌졸중)과 뇌혈관의 파열로 인해 뇌 조직 내부로 혈액이 유출돼 발생하는 뇌출혈(출혈성 뇌졸중)을 통틀어 일컫는 질환이다. 특별한 전조 증상이 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혈관이 서서히 막히면서 생기는 뇌경색은 20~40%가 전조 증상을 느낀다. 대부분의 환자가 미처 인지하지 못할 따름이다. 증상은 막혀 부풀어 오른 혈관(뇌경색)이나 유출된 혈액(뇌출혈)이 어떤 뇌신경을 압박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신체 각 부분 마비나 구음 장애(말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함), 극심한 두통, 시야 장애 등이 일어난다. 부모님에게 일시적으로라도 이 같은 증상이 있거나,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 바로 병원을 찾는다. 이를 경험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통계적으로 뇌졸중에 걸릴 가능성이 10배 높기 때문이다.
■도움말 : 유비스병원 공경택 내과전문센터 부장
▷“아이고, 무릎이야”를 반복한다 =퇴행성관절염 의심
부모님이 무언가를 잡지 않고는 잘 일어서지 못하고 “아이고, 무릎이야” 소리를 반복할 때는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해야 한다. 퇴행성관절염은 무릎 사이에서 쿠션 노릇을 하는 연골이 나이가 듦에 따라 마모돼 염증을 일으켜 발생한다. 초기에는 보존적 치료로 어느 정보 회복이 가능하지만 이미 ‘우드득’ 하는 소리가 나거나 통증이 견딜 수 없을 정도라면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 만약 아래 증상 중 3가지 이상에 해당된다면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하고 전문병원을 찾는 게 좋다.
△앉았다 일어날 때 무엇에 기대거나 잡고 일어난다 △걸음걸이가 불편해 보이고 이동속도가 느려졌다 △앉은 채로 혹은 기어서 다니는 일이 잦아졌다 △부쩍 이유 없는 신경질이 잦아지고, 우울해한다 △밤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자주 깬다 △다리를 온전히 피거나 구부리지 못한다 △무릎에서 ‘뚜두둑’하는 소리가 자주 들린다 △무의식중에 ‘아이고, 무릎이야’라는 말을 반복한다 △예전과 달리 다리가 O자형으로 휘어졌다 △계단을 겁내고 외출을 꺼리며 움직이기 싫어한다.
■도움말 : 힘찬병원 이수찬 병원장
▷눈이 침침하고 눈부심 현상이 심하다 =백내장 의심
부모님이 전에 없이 눈이 침침하다 하고 빛이 퍼져 보이거나 햇빛에 눈이 많이 부셔한다면 백내장일 가능성이 높다. 백내장은 눈에서 빛을 통과시켜 물체의 원근을 조절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으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강한 태양광선에 오래 노출되면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눈이 침침하고 햇빛에 부신 단계가 지나가면 본인이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동공 부분이 하얗게 변한다. 시력장애가 심하지 않다면 점안약과 약을 먹고 치료하면 되지만 이미 진행된 백내장은 수술을 받아야 한다. 혼탁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것. 건강보험도 적용되고 수술이 일반화됐다.
■도움말 : 아이러브안과 박영순 대표원장
▷이마에 王주름 파이고 눈을 부릅뜬다 =상안검이완증 의심
부모님 이마에 깊은 주름이 파이고 눈을 자꾸 부릅뜬다면 상안검이완증을 의심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서 위 눈꺼풀(상안검)이 내려앉는 이들이 있는데 그럴수록 눈을 부릅뜨려 하다 보니 이마에 깊은 주름이 잡힌다. 이로 인해 두통이 생기고 시력도 떨어진다. 이럴 경우는 흘러내린 상안검 일부를 잘라내고 쌍꺼풀 수술을 하면 정상이 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바로 이 수술을 받았다.
▷눈이 다 안 감기고 눈물이 자꾸 난다 =하안검외반증 의심
아래 눈꺼풀(하안검)과 눈볼에 살이 쪄 중력을 받아 늘어지면 눈을 감아도 눈이 잘 안 감긴다. 그러니 눈이 항상 시리고 눈물이 흐른다. 눈을 촉촉이 적셔줘야 할 눈물이 밖으로 새버리니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눈꺼풀 안쪽을 약간 절개해 지방을 제거하면 치료 끝. 그러나 심한 사람은 상안검이완증처럼 하안검을 일부 잘라내야 한다. 이 경우에도 쌍꺼풀 수술을 하면 재발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도움말 : 김형준 성형외과 김형준 원장
명절이나 생신이라야 뵙는 부모님은 항상 자식 걱정이 먼저다. 자식에게 부담될까봐, 명절 분위기를 망칠까봐 아프다는 내색도 하지 않는다. 자식들은 매번 ‘다음엔 반드시’ 하고 마음을 다지지만 막상 명절이 되면 친지들과 인사하느라, 제 자식 챙기느라, 다른 일 의논하느라 부모님 건강에 신경 쓸 새가 없다. “건강은 어떠세요?”라고 해봤자 “괜찮다”는 대답만 돌아오기 십상. 이번 추석에는 그냥 묻지만 말고 부모님의 표정과 움직임을 잘 살펴서 건강 상태를 체크해보자. 부모님이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을 가능성이 크다.
▷밥맛은 있는데 늘 피곤하고 체중이 준다 =당뇨 의심
대표적인 노인질환인 당뇨는 세포의 노화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노인은 근육량이 감소하는 데 반해 체지방량은 증가하고 대사활동은 감소하므로 당뇨의 발생률이 특히 높다.
일반적으로 갈증을 심하게 느껴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량도 증가한다. 식사량은 일정하거나 많이 먹는데도 늘 피로하고 체중이 줄어든다면 전형적인 당뇨의 증상이다. 그러나 노년에는 이런 증상이 잘 안 나타나고 단순히 염증이 잘 안 낫거나 우울증을 호소하는 등 감정의 변화만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당뇨는 가족력이 있으므로 만약 부모님 형제 중 할아버지대에 당뇨 환자가 있었다면 정기적인 혈당검사가 중요하다. 특히 가을철은 야외활동이 증가하고 음식물 섭취량이 많아져 악화될 수 있으므로 당뇨병을 앓고 있는 부모님의 경우 식생활과 신체 증상에 주의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몸이 잘 붓고 목 앞쪽이 혹처럼 튀어나왔다 =갑상선질환 의심
갑상선은 우리 몸의 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으로, 노인의 경우 갑상선질환이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놓치기 쉽다. 몸이 잘 붓고 피부가 거칠고 약해지며 탄력을 잃으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이때는 감정이 둔해지거나 멍한 상태가 되고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 반대로 체중이 줄고 가슴이 뛰면서 땀이 많이 나고 더위를 참기 힘들며, 갑상선이 있는 목 앞쪽이 혹처럼 튀어나오면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의심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 없이 불안, 과민 등 정신과적인 증상만 있는 경우도 많다. 만약 외관상 이상이 없는데도 정신과적으로 문제가 있고 치매 환자처럼 둔하거나 과민해지는 경우, 여러 병원에서 검사를 해도 별 이상은 드러나지 않고 신경성이란 진단만 나올 경우 반드시 갑상선 기능장애를 염두에 둬야 한다. 진단만 되면 치료는 비교적 간단하다. 약으로 치료 가능한 경우가 많고, 일부의 경우에만 수술이나 방사선치료 등의 방법으로 치료한다.
■도움말 :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내과 임승길 교수
▷손발이 저리고 시리고 아프다 =손목굴증후군, 혈액순환 장애 의심
부모님이 양쪽 혹은 한쪽 손바닥이 자꾸 저리다고 하면 손목굴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손목을 많이 써 두꺼워진 인대가 그 아래로 지나가는 정중신경이라는 말초신경을 눌러 생기는 질환. 뇌졸중 초기 증상으로 잘못 알고 병의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손목 저림증은 비교적 간단한 신경절제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팔다리가 함께 저리는 차원을 넘어 시리고 아프다면 말초동맥경화증에 의한 순환장애일 가능성이 있다. 혈관이 좁아지면 저리는 증상보다 시리고 아픈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더 흔하다. 추울 때 손발 끝이 하얗게 변하면서 변색된 부위가 차갑거나 맥박이 약해진 경우에는 특히 이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식생활 습관이 서구화되면서 뇌동맥과 심장을 먹여 살리는 관상동맥뿐 아니라 팔다리 혈관의 동맥경화증이 점차 늘고 있다.
▷기억을 잘 못하고 행동이 평소와 너무 다르다 =치매 의심
치매는 기억, 언어 및 추론을 제어하는 뇌신경(뉴런)이 서서히 파괴되는 뇌신경변성질환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반복된 뇌졸중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혈관성 치매이고 다른 하나는 뇌세포의 퇴행성 변화로 발생하는 퇴행성 치매인데, 알츠하이머가 바로 이런 퇴행성 치매를 가리킨다. 한국인에게는 혈관성 치매가 더 많으므로 뇌졸중을 예방하는 게 치매 발생을 줄이는 지름길이다.
기억 상실, 일상 및 사회적 활동을 저해할 정도의 심각한 지적 능력 손실, 혼돈, 언어장애(단어를 찾아내기 어려움), 감소되거나 불량한 판단능력, 위치와 시간상의 지남력장애(방향 상실), 공격성, 행동 및 인격의 부적합적인 변화 등이 감지된다. 하지만 노인의 건망증과 치매는 구별해야 한다. 단순 건망증이 치매의 초기 증상은 아니다. 단순 건망증은 조금만 귀띔해주면 쉽게 기억이 되살아나지만 치매로 인한 기억 장애는 아무리 말해도 ‘쇠귀에 경 읽기’다.
■도움말 :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김승민 교수
▷양말 신기가 버겁다 =허리디스크 의심
모처럼 뵌 부모님이 양말 신기, 세수 또는 머리 감기 등 허리 숙여야 하는 동작을 힘겨워한다면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를 의심해보는 게 좋다. 허리디스크는 척추 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추간판, 즉 디스크가 나이가 들면서 닳거나 튀어나오면서 생기는 질환. 디스크를 감싸는 인대조직이 파열하면서 신경을 누르기 때문에 허리와 다리에 통증이 집중된다. 허리보다 다리 통증이 더 심한 것이 특징. 다리엔 통증이 전혀 없이 허리만 아프다면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다리의 통증은 허리나 엉덩이에서 시작해 허벅지와 장딴지의 뒤쪽과 바깥쪽을 따라서 발등이나 발바닥까지 내려가는 방사통 양상으로 나타난다. 허리를 뒤로 젖힐 때는 괜찮아도 앞으로 숙일 때 요통이 심해지며, 서 있거나 걸을 때보다 의자에 앉아 있을 때 통증이 심해진다.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인 치료를 받고도 낫지 않는다면 마지막으로 수술 요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도움말 : 안산 튼튼병원 척추센터 김래상 원장
▷허리를 자꾸 구부리고 양말을 신고 잔다 =척추관협착증 의심
차례를 마치고 온 가족이 편안하게 쉬는 시간, 부모님이 허리를 펴지 못하고 자꾸 구부린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이란 척추관 내벽이 세월의 무게를 못 이기고 좁아져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을 압박하면서 통증과 마비를 일으키는 질환. 허리디스크와는 반대로 허리를 구부리면 통증이 사라져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구부리게 된다. 다리 방사통 증상은 비슷하지만 다리가 차고 시려서 양말에 버선까지 신고도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최근에는 고령 환자도 부담 없이 시술할 수 있는 비수술 요법들이 나와 있다. 하지만 수술 시기를 놓치면 걷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상태가 심각해지기 전에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도움말 : 서울 튼튼병원 척추센터 조태연 원장
▷윗옷을 잘 못 입는다 =오십견 가능성
부모님이 옷을 입을 때 팔을 안쪽 소매에 잘 끼워 넣지 못한다거나, 밤에 통증 때문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면 오십견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어깨가 아프고 굳어 있는 증상이 50대 이상에서 잘 생긴다고 해 이런 이름이 붙었지만 정확한 명칭은 유착성 관절낭염 또는 동결견. 오십견에 걸리면 극심한 통증을 겪고 관절운동에 제한을 받는다. 특히 낮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밤만 되면 극심한 통증과 함께 팔이 빠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옷 입기는 물론, 빗질이나 머리 감기도 힘들어진다. 어깨 관절은 8개의 관절이 합쳐진 복합관절. 따라서 오십견의 원인도 워낙 다양해 정확한 진단이 치료의 관건이다. 오십견으로 진단되면 스테로이드나 리도카인을 관절 안에 주입해 통증을 없애는 주사요법이나 압통점에 근막통주사를 하는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물리치료를 꾸준히 하면 통증완화에 도움이 된다. 통증이 있어도 운동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도움말 : 유비스병원 김기봉 관절전문센터 소장
▷한쪽 얼굴 저리고, 발음이 어눌하다 =뇌졸중 의심
오랜만에 찾아뵌 부모님의 발음이 갑자기 어눌해졌거나 한쪽 얼굴에 저림 증상이 나타나면 절대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 뇌졸중의 전조 증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허혈성 뇌졸중)과 뇌혈관의 파열로 인해 뇌 조직 내부로 혈액이 유출돼 발생하는 뇌출혈(출혈성 뇌졸중)을 통틀어 일컫는 질환이다. 특별한 전조 증상이 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혈관이 서서히 막히면서 생기는 뇌경색은 20~40%가 전조 증상을 느낀다. 대부분의 환자가 미처 인지하지 못할 따름이다. 증상은 막혀 부풀어 오른 혈관(뇌경색)이나 유출된 혈액(뇌출혈)이 어떤 뇌신경을 압박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신체 각 부분 마비나 구음 장애(말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함), 극심한 두통, 시야 장애 등이 일어난다. 부모님에게 일시적으로라도 이 같은 증상이 있거나,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 바로 병원을 찾는다. 이를 경험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통계적으로 뇌졸중에 걸릴 가능성이 10배 높기 때문이다.
■도움말 : 유비스병원 공경택 내과전문센터 부장
▷“아이고, 무릎이야”를 반복한다 =퇴행성관절염 의심
부모님이 무언가를 잡지 않고는 잘 일어서지 못하고 “아이고, 무릎이야” 소리를 반복할 때는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해야 한다. 퇴행성관절염은 무릎 사이에서 쿠션 노릇을 하는 연골이 나이가 듦에 따라 마모돼 염증을 일으켜 발생한다. 초기에는 보존적 치료로 어느 정보 회복이 가능하지만 이미 ‘우드득’ 하는 소리가 나거나 통증이 견딜 수 없을 정도라면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 만약 아래 증상 중 3가지 이상에 해당된다면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하고 전문병원을 찾는 게 좋다.
△앉았다 일어날 때 무엇에 기대거나 잡고 일어난다 △걸음걸이가 불편해 보이고 이동속도가 느려졌다 △앉은 채로 혹은 기어서 다니는 일이 잦아졌다 △부쩍 이유 없는 신경질이 잦아지고, 우울해한다 △밤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자주 깬다 △다리를 온전히 피거나 구부리지 못한다 △무릎에서 ‘뚜두둑’하는 소리가 자주 들린다 △무의식중에 ‘아이고, 무릎이야’라는 말을 반복한다 △예전과 달리 다리가 O자형으로 휘어졌다 △계단을 겁내고 외출을 꺼리며 움직이기 싫어한다.
■도움말 : 힘찬병원 이수찬 병원장
▷눈이 침침하고 눈부심 현상이 심하다 =백내장 의심
부모님이 전에 없이 눈이 침침하다 하고 빛이 퍼져 보이거나 햇빛에 눈이 많이 부셔한다면 백내장일 가능성이 높다. 백내장은 눈에서 빛을 통과시켜 물체의 원근을 조절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으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강한 태양광선에 오래 노출되면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눈이 침침하고 햇빛에 부신 단계가 지나가면 본인이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동공 부분이 하얗게 변한다. 시력장애가 심하지 않다면 점안약과 약을 먹고 치료하면 되지만 이미 진행된 백내장은 수술을 받아야 한다. 혼탁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것. 건강보험도 적용되고 수술이 일반화됐다.
■도움말 : 아이러브안과 박영순 대표원장
▷이마에 王주름 파이고 눈을 부릅뜬다 =상안검이완증 의심
부모님 이마에 깊은 주름이 파이고 눈을 자꾸 부릅뜬다면 상안검이완증을 의심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서 위 눈꺼풀(상안검)이 내려앉는 이들이 있는데 그럴수록 눈을 부릅뜨려 하다 보니 이마에 깊은 주름이 잡힌다. 이로 인해 두통이 생기고 시력도 떨어진다. 이럴 경우는 흘러내린 상안검 일부를 잘라내고 쌍꺼풀 수술을 하면 정상이 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바로 이 수술을 받았다.
▷눈이 다 안 감기고 눈물이 자꾸 난다 =하안검외반증 의심
아래 눈꺼풀(하안검)과 눈볼에 살이 쪄 중력을 받아 늘어지면 눈을 감아도 눈이 잘 안 감긴다. 그러니 눈이 항상 시리고 눈물이 흐른다. 눈을 촉촉이 적셔줘야 할 눈물이 밖으로 새버리니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눈꺼풀 안쪽을 약간 절개해 지방을 제거하면 치료 끝. 그러나 심한 사람은 상안검이완증처럼 하안검을 일부 잘라내야 한다. 이 경우에도 쌍꺼풀 수술을 하면 재발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도움말 : 김형준 성형외과 김형준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