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서울시합창단의 공연.
여름휴가 기간 잠시 뜸했던 나눔 공연이 9월 들어 다시 촘촘한 스케줄로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복병은 태풍. 9월 2일 공연은 태풍 곤파스의 북상과 맞물려 우려 속에 막을 올렸다. 이날은 서울시합창단(단장 오세종)이 서울 서대문구 홍은1동에 있는 홍은종합사회복지관에서 공연했다. 오전에 태풍이 지나갔지만 오후 1시 공연에 관객이 얼마나 모일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그런데 막상 공연 시간이 임박하자, 100명 남짓 모일 수 있는 복지관 강당에 수용 인원의 두 배에 이르는 어르신이 자리했다.
게다가 무대는 50명의 합창단이 도저히 설 수 없을 만큼 비좁았다. 오세종 단장도 독창 공연 중엔 피아노 반주자 옆에 앉아 있어야 할 형편이었다. 궁여지책으로 합창단은 2개 조로 나눠 무대에 올랐다. 오 단장의 살가운 사회로 공연은 시작됐는데 한 곡, 한 곡 부르는 사이 과연 어르신들에게 한국 무용이나 국악이 아닌 서양 클래식 합창 공연이 적절하겠느냐는 우려가 어느새 사라졌다.
혼성합창으로 성가 2곡을 선보인 뒤 소프라노가 ‘신아리랑’을 부르자 분위기는 점차 무르익었다. 그리고 남성합창으로 ‘막걸리’를 부르자 관객들이 막걸리 한잔 걸친 듯 흥겨워했다. 공연 후반은 다시 혼성합창으로 꾸며졌다. 귀에 익숙한 선율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과 ‘행복한 날이 다시 왔네(Happy Days Are Here Again)’로 공연은 끝이 났지만 관객들의 박수는 한동안 멈추지 않았다.
관객들은 합창단원에게 일일이 ‘고맙다’ ‘수고했다’는 말도 아끼지 않았다. 서울시합창단의 9월 첫 공연은 공간 대비 관객 수로 볼 때 올해 최대 성황을 이룬 나눔예술 무대였다.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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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용 모티브싱어즈 대표
“더 친근하게 다양한 장르 추구하죠”
| 성악을 전공한 선후배가 뜻을 모았다. 정을 나누며 살자고 했다. 남성 클래식 중창단 ‘모티브싱어즈’는 그렇게 결성됐다. 박은용(45) 대표는 중창단 취지가 나눔예술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한다.
“더불어 정을 나누자며 모티브싱어즈가 탄생했습니다. 나눔예술 공연도 관객과 정을 나누기 위한 것이니 우리 중창단과 뜻이 통하죠.”
2004년 결성된 모티브싱어즈의 단원은 반주자를 포함해 모두 9명. 이들은 클래식, 성가, 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솔로와 앙상블로 표현하며 실력을 다져왔다. 모티브싱어즈가 나눔무대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8년.
“그해 12월 서울시합창단이 일정상 나눔공연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우리는 서울시합창단 대타로 8차례 무대에 올라 눈도장을 찍었죠. 그리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눔무대에 참여하게 된 겁니다.”
‘대타’라는 그의 겸손과 달리 모티브싱어즈는 일찌감치 세종뜨락축제, 세종별밤축제 등으로 세종문화회관과 연계를 맺고 실력을 인정받았다. 한편 모티브싱어즈의 무대에선 트로트의 클래식 버전을 접할 수 있다는 게 흥미롭다.
“결코 격이 떨어진다고 생각지 않아요. 우리의 음악적 표현에서 벗어나지 않고, 그 감흥은 참신할 수 있어요. 관객과 가까워지려는 시도인 거죠.”
나눔예술의 콘셉트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박 대표의 공연 키워드는 ‘보다 친근함’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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