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를 모니터링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한국관광서포터즈.
명지대 일어일문학과 1학년인 강샛별 씨는 평소 여행을 좋아하던 차에 인터넷에서 서포터즈 모집공고를 보고는 이거다 싶어 신청했다. 무엇보다 전국 각지를 여행할 수 있는 데다 자신의 제안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강씨와 같은 한국관광서포터즈는 현재 1700여 명에 달한다. 이 중 500여 명은 주한 외교사절과 국내 거주 외국인, 학계·경제계·문화계 인사, 여행전문가이고 나머지는 여행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이다. 한국관광공사가 관광산업 진흥방안 마련을 위해 국내 거주 외국인과 일반 국민의 아이디어를 수용하고자 모집을 시작한 2009년 8월부터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이들은 관광지를 모니터링하면서 홍보 방법은 물론 표지판의 표기법에 대한 대안까지 제시하며 한국 관광산업을 개선하고 있다. 물론 1700여 명의 회원이 함께 관광지를 찾아가는 것은 아니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와 협의를 거쳐 현장체험 프로그램을 만든 후 회원들이 활동하는 한국관광서포터즈 카페(cafe.naver.com/koreasupporters)에 모집공고를 올리면 선착순으로 30, 40, 100여 명이 모여 함께 여행을 가고, 뒤풀이로 간담회를 하는 식이다.
연이은 모임서 많은 제안 쏟아져
한국관광서포터즈의 첫 공식활동은 지난 2월 1박 2일로 순천시를 방문한 것이었다. 3월에는 경기 고양시와 경북 문경시, 5월에는 충남 부여시와 공주시를 방문했다. 이 여행에선 많은 제안도 나왔다. “더 이상 인위적 조형물을 만들지 말고, 선진국처럼 친환경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폐광된 문경지역의 석탄박물관 해설자가 기왕이면 석탄산업 종사자나 관계자면 더 실감 나겠다” “외국인에게 백제문화가 알려지지 않았으니 앞으로는 백제문화 홍보에 주력해야 한다” 등.
서포터즈들은 대안을 마련하면서 자신들이 얻은 게 더 많다고 말한다. 매회 3만 원가량의 참가비만으로 혼자서는 쉽게 갈 수 없는 곳에도 여행 가고, 그 안에서 인적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특히 문화콘텐츠 업계에 종사하는 권성택 (주)컬처아시아 대표는 “경험과 네트워크의 확장 덕에 사업 아이디어까지 얻는다”며 뿌듯해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한국관광서포터즈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직접 서포터즈로 활동하는 윤지현 백석대 관광학부 교수는 “서포터즈가 생기면 지역이 국내외로 소개될 기회가 많아져 관광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동안 분산돼 활동하던 사람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앞으로 서포터즈의 활동을 늘리기 위해 매달 두 차례 주말 지자체를 순회하는 서포터즈 여행을 실시할 예정이다. 6월 23일에는 서울 창덕궁에서 ‘한국 방문의 해’를 기념해 열리는 ‘한국 관광의 밤’ 행사에서 한국관광서포터즈의 공식 발대식도 할 계획이다. 여행을 사랑하고, 한국을 관광국가로 만드는 데 디딤돌을 얹고 싶은 사람은 한국관광서포터즈 카페에 가입하거나, 한국관광공사 관광문화개선팀(02-729-9466)에 신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