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해비타트 운동에 참여한 김호연 김구재단 이사장(왼쪽에서 두 번째)은 딸 정화 씨,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부인 김미 씨(왼쪽부터)와 함께 집짓기 봉사활동을 펼쳤다.
“실제 봉사를 할 때는 피곤한 줄 몰랐는데, 귀국해서 2~3일간 ‘작업 후유증’을 앓았습니다.”
김구재단 김호연(54) 이사장은 11월14~20일 치앙마이에서 열린 국제 해비타트 건축 현장에서 가족, 빙그레 임직원, 한국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 등 한국인 자원봉사자 약 80명과 함께 집짓기 봉사활동을 벌였다. 해비타트 운동은 무주택자를 위한 집짓기 운동.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1984년부터 국제 해비타트의 대표적 봉사프로그램인 ‘지미와 로잘린 카터 워크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김 이사장이 해비타트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9년. 그의 큰아들이 한국 해비타트 운동 초창기, 태백지회 활동에 처음 참여한 이후 표정과 태도가 달라지는 모습을 목격하면서부터였다.
“자부심과 즐거움을 동시에 느낀 모양이었습니다. 올해부터는 아내와 함께 한국 해비타트 친선대사로 새롭게 활동하기로 했습니다.”
그가 메콩강 유역 5개국에서 이뤄진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데는 2001년 충남 천안에서 열린 해비타트 운동을 통해 만난 카터 전 대통령과의 친분도 작용했다. “카터 전 대통령이 더운 날씨에도 작업에 열심히 참가하는 모습을 보면서 봉사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지극히 일상적인 일이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손녀사위인 김 이사장은 2008년 김구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빙그레 회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인연을 맺게 된 해비타트 운동에 계속 참여하면서, 김구재단을 통해 각종 장학사업, 독립유공자 후원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가 해비타트 현장에서 다시 한 번 절실히 느낀 것은 국가적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 “우리나라의 국제봉사활동 수준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입니다. 최근 한국이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하면서, 세계 최초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전환된 만큼 이제 지구촌 이웃들에게도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