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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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하는 동건이, 창렬이, 하늘이…

사회인 야구팀 폭발적 증가 … 야구용품 매출 531% 급증 인기 실감

  • 이재철 스포츠 자유기고가 kevinjlee7@naver.com

    입력2009-10-16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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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하는 동건이, 창렬이, 하늘이…

    지난 7월 히어로즈와 연예인 야구팀 ‘천하무적 야구단’의 친선경기에 앞서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이 천하무적 야구단의 에이스 오지호의 투구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게임은 실력차를 고려해 히어로즈는 6명만 수비에 나서고 원아웃에 이닝을 끝내는 핸디캡을 적용했다.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그리고 국내 프로야구의 치열한 순위 다툼으로 인한 야구 열기는 야구팬을 비단 야구장과 TV 앞으로 유인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학교 운동장과 사회인리그가 열리는 야구장, 야구용품점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움직이게 했다. ‘보는’ 야구 인구뿐 아니라 ‘하는’ 야구 인구의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그야말로 생활야구의 폭발적인 확산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에 비해 매장을 찾은 손님이 30~50% 늘었고, WBC 이후 야구용품이 동이 나 용품 구입처를 수소문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보통 2주면 제작되는 동호인 야구팀 유니폼이 요즘은 1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 동대문에서 7년째 야구용품점을 운영하는 김진성 씨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50%가량 뛰었다고 말한다. 매장 오픈 이후 올해 가장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야구용품 매출은 전년 대비 2배가량 증가했으며, 인터넷쇼핑몰 ‘H몰’의 경우 야구용품 매출이 531% 급증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어린이용 글러브와 배트는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야구용품 매출 신장은 동호인의 야구리그인 사회인리그의 팽창을 의미한다. 전국 사회인리그를 관리하는 전국야구연합회에 따르면 올 한 해 상반기 서울에서 사회인리그에 등록해 활동하는 사회인야구팀은 1093개 팀. 지난해 344개 팀에 비해 3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전국적으로는 3357개 팀이 사회인리그에서 뛰고 있으며 지난해(2435개 팀)보다 약 35% 늘었다.



    서울의 구별로 리틀야구팀을 모집해 경기를 주관하는 리틀야구연맹은 지난해 8개 팀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6개 팀이 등록해 대회를 펼치고 있다. 2009년을 강타하고 있는 ‘야구 광풍’이 20대 이상의 직장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어린이에게는 미래의 박찬호, 이승엽을 꿈꾸게 하면서 그들의 동심에 강력한 스트라이크를 꽂아넣고 있다.

    인프라 태부족 동호인들 ‘운동장 갈증’

    야구하는 동건이, 창렬이, 하늘이…

    연예인 야구단 ‘플레이보이즈’의 장동건(오른쪽)과 현빈.

    60년 전통의 서울 효제초등학교 야구부는 올해 들어 가입을 희망하는 문의전화가 폭주하고 있다고 한다.

    김광수(두산 코치), 신철인(히어로즈), 채상병(삼성) 등을 배출한 이 학교에서 5년째 감독을 맡고 있는 김기환 씨는 “감독 부임 후 올해 문의전화가 가장 많은 것 같다. 특히 방과 후 학원과 PC방으로 향하던 아이들이 요즘은 공과 글러브, 배트를 들고 운동장에서 야구를 즐기고 있다.

    그들의 대화에서 야구 이야기가 늘 빠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TV도 야구 광풍에 한몫했다. KBS 2TV에서 방영 중인 야구 버라이어티쇼 ‘천하무적 야구단’은 예능 부문의 절대강자인 MBC ‘무한도전’과 같은 시간대에 방영되지만 시청률이 10%에 이르는 인기 프로그램이 됐다. 10월 초부터 85분으로 확대 편성된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의 꾸준한 흥미를 유발해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출연진의 실력 향상과 여러 오락적인 요소도 인기를 끄는 요인이겠지만, 올해 불어닥친 야구 열기가 프로그램 인기 상승에 큰 몫을 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이 야구단에서 주전으로 활동하는 연예인 김창렬 씨는 “현재 우리와의 친선경기를 신청한 팀만 1000여 개 팀이 넘는다”며 혀를 내두른다. 천하무적 야구단처럼 연예인 야구팀은 계속 늘고 있으며, 각 연예인 야구팀에 친선경기를 신청하는 사회인리그 팀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사회인야구 인기의 폭발적 증가로 새로운 풍속도가 생겼다. 야구를 즐기기 위해서라면 지리적 한계도 무의미해진 것이다. 살사 동호인으로 구성된 살사 야구팀 ‘THE SALSA’에서 활동 중인 댄서 양승훈 씨는 야구를 하기 위해 6개월째 거의 매주 거주지인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온다. 양씨는 “WBC 준우승 이후 야구가 무척 하고 싶어 매주 서울로 올라온다. 재미있는 야구를 한다는 생각에 교통비 걱정은 뒷전이다. 요즘은 야구하는 낙으로 산다”며 흐뭇해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인야구 인프라는 늘어나는 동호인 인구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야구를 하려는 팀들은 증가하고 있지만 야구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적이다. 이러한 ‘수급 불균형’ 현상은 동호인 야구인 사이에서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할 문제다. 부상의 위험을 무릅쓰고 한 운동장에서 동시에 10개 팀이 야구를 하는가 하면, 정식 사회인리그에도 가입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터넷 카페를 통한 야구용품 거래도 늘었지만 사이버 공간에서의 거래 사기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야구 장비 갖추려면

    초보는 50만~60만원 선 바람직


    야구하는 동건이, 창렬이, 하늘이…
    야구를 하고 싶은 초보자는 어떤 용품을 어디서 사야 할까?
    용품 구매를 위해서는 온라인을 이용하기보다 오프라인 매장에 직접 가서 재질과 용품이 자신에 맞는지 확인해보고 사는 게 좋다. 동호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서울 동대문운동장역 부근(4호선 4번 출구)의 ‘야구타운’으로 이곳에는 30여 개의 야구용품점이 몰려 있어 여러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비교 구매’를 하기에 적격이다. 서울 잠실야구장 부근에도 몇 곳의 야구용품점이 있다.
    온라인 구매를 원한다면 포털사이트에서 ‘야구용품’을 검색하거나 ‘야구용품싸게사기’ 같은 인터넷 카페에 가입해 구입할 수 있다. 가끔 발생하는 사기 사건을 막기 위해 반드시 직거래를 하는 게 좋다.
    품목과 용품 살 곳을 결정했다면 어떤 용품을 살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초보자는 너무 고급제품을 살 필요는 없다. 아직 글러브에도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2~3년 쓸 것을 고르면 되는데, 글러브는 매끈한 가죽의 9만~15만원대 제품을 사면 된다. 배트는 재질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야구용품점 대표 김진성 씨는 “‘SC900’이나 ‘스칸디움’이라는 알루미늄 재질의 배트가 강도가 가장 좋다. 신발은 인터넷보다는 매장에서 신어보고 사는 게 좋은데, 편하고 가벼운 것이 최고”라고 말한다.
    그의 추천에 따르면 초보자에 맞는 용품의 가격대는 글러브 9만~15만원, 알루미늄 배트 25만원, 유니폼 10만원, 야구화 9만~15만원 선. 개인이 전부 사기엔 부담스러운 액수인 만큼 팀을 만들어 배트 등은 팀 단위로 구매하는 게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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