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으로 성대 상태를 점검하는 김형태 원장.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앨버트 메라비언의 커뮤니케이션 이론은 목소리가 ‘단순히 의사소통의 수단이 아닌, 개인의 이미지를 결정하고 대화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이라 규정한다. 자신의 인상을 개선하기 위해 못 고칠 게 없는 요즘, 목소리를 바꿔볼 수는 없을까? 아니나 다를까, 최근 목소리의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목소리 성형’ 환자가 늘고 있다.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를 바꿔 인상을 좋게 하려는 것.
목소리를 성형한다는 것이 아무 문제 없는 목소리를 다른 목소리로 바꾼다는 의미는 아니다. 거친 목소리, 노화로 변한 목소리, 떨리는 목소리 등 대화를 방해하거나 말하는 이의 인상을 좋지 않게 만드는 목소리를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돌려놓는 것이 목소리 성형의 목적이다. 또한 트랜스젠더나 호르몬 작용의 이상 혹은 다른 발성장애로 다른 성(性)의 목소리를 지닌 사람도 외모에 맞는 목소리로 바꿀 수 있다.
목소리 성형의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목소리는 목의 양쪽에 있는 성대가 맞닿아 진동하면서 만들어진다. 거슬리는 목소리는 대부분 성대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따라서 성대의 이상을 치료하거나 적절하게 모양을 바꾸면 목소리도 바뀐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쪽 성대가 움직이지 못하는 성대마비, 성대 근육이 노화로 위축돼 나타나는 목소리 노화(노인성 후두).
이처럼 성대가 맞닿아 진동하지 못하면 쉬거나 바람 새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이럴 때는 주사로 성대에 보형물을 채워주는 성형술로 목소리를 교정할 수 있다. 깨끗하게 접촉되지 않아 진동할 수 없던 성대에 보형물을 채워 모양을 바꾸고 볼륨을 살려 접촉을 돕는 것. 목소리를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잘못 쓰면 성대에 굳은살, 물혹 등이 생겨 진동을 방해한다. 이때도 이를 간단한 방법으로 제거하면 제 목소리를 찾을 수 있다.
<b>김형태</b><br>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