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시 화서초등학교 강백향 교사의 별명은 ‘책 읽어주는 선생님’이다. 그는 1998년부터 11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반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줬다. ‘독서는 삶의 기초이며, 초등학교 공부의 전부’라고 믿기 때문이다.
“모든 교육은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를 통해 이뤄집니다. 책을 많이 읽은 아이는 이 네 가지 수단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저절로 공부를 잘하게 되죠. 초등학교 교사가 아이에게 꼭 가르쳐야 할 것은 읽기의 즐거움이에요. 아이가 책을 좋아하고, 스스로 찾아 읽게 되면 초등학교 공부는 저절로 완성됩니다.”
인생의 출발점에서 ‘읽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읽기를 통해 사람은 지식을 얻고 세상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감수성, 사고력, 의사소통 능력 등을 기르게 된다. 이때 ‘읽기’는 단순히 글자를 해독하는 행위가 아니라, 문자 뒤에 숨은 의미를 찾아내 이해하고 해석하며 평가하는 능동적인 과정을 가리킨다. 18세기 계몽사상가 볼테르는 읽기의 이러한 쌍방향성을 강조하기 위해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그 가치의 절반은 독자 자신이 만든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읽기의 기본을 익혀야 하는 어린 시절, 책을 접하는 빈도가 점점 줄어든다는 데 있다. TV와 컴퓨터 게임, 인터넷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활자를 지루하게 여기고, 중·고교생이 되면 입시공부에 시달리며 또 한 번 읽기에서 멀어진다. 서지학자이자 독서운동가인 윌리엄 블레이즈는 1880년 출간한 ‘책의 적들’에서 불, 물, 가스, 열, 빛, 먼지, 책벌레, 나태, 무지 등 9가지를 ‘책의 적’으로 꼽았다. 그로부터 1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영상매체와 입시라는 강적이 책 읽기를 공격하는 양상이다.
매일 한 권 이상의 책을 읽는 ‘독서광’으로 유명한 공병호경영연구소 공병호 소장은 “다방면에 풍부한 지식을 얻고 상대방의 필요와 욕구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독서만큼 효율적인 방법은 없다. 독서 능력은 사람의 정신세계를 열어주는 촉매제이자 좀더 폭넓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나침반”이라며 “인터넷이나 영상매체는 정보를 조합하고 사유하는 인간의 고유 능력을 쇠퇴시킨다”고 안타까워했다.
중·고교생 시절에도 읽기의 중요성은 줄어들지 않는다. 당장 눈앞의 입시에도 도움이 된다. 입학사정관제, 논술고사, 토론·심층면접 등 정답 없는 시험이 늘어나면서 입시에 성공하려면 결국 책을 읽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독서 능력은 정신세계의 촉매제
이런 경향은 사회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2007년 취업포털사이트 잡코리아가 국내 기업 인사담당자 3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인사담당자들은 ‘국어 능력이 뛰어난 신입사원이 전반적으로 업무 능력도 뛰어나다’(75.2%)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새로운 정보를 얻고, 세상과 소통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에 업무 능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무한경쟁 시대에 자기계발 요구에 시달리는 직장인에게 읽기는 비용 대비 최고의 효용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싸이월드에서 ‘직장인을 위한 책 읽기 비즈북’(http://bizbook.cyworld.com) 클럽을 운영하는 신성석 씨는 “전문가의 지식과 경험을 고작 1만~2만원의 비용으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독서뿐”이라며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30대 시절, 갑작스런 병으로 3년간 병원에서 투병하면서 4000여 권의 책을 읽고 기업의 아이디어와 경영 이념을 정립했다. 클럽에서 함께 책을 읽는 샐러리맨들은 누구나 손 회장처럼 책 속에서 미래의 성공을 위한 전략과 아이디어를 얻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읽기는 쓰기의 바탕이 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청소년을 위한 독서 연구모임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의 허병두 대표는 “읽기와 쓰기는 들숨과 날숨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이라며 “많은 책을 읽으면 저절로 좋은 글을 쓸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좋은 글을 쓰는 능력은 인생에서 엄청난 프리미엄이 된다. 고려대, 서울대, 숙명여대, 아주대, 연세대 등은 학교 안에 글쓰기 클리닉을 두고 학생들에게 쓰기를 가르친다. 김철환 아주대 기초교육대학장은 “졸업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가장 부족하다고 느끼는 게 글쓰기 능력이었다”며 “취업을 위한 자기소개서, 회사에서 수시로 써야 하는 기획안 등을 잘 쓸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글쓰기 수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많은 대학이 쓰기를 강조하는 것은 쓰기가 취업과 승진뿐 아니라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고 사회적으로 명성을 얻는 데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상상하여? 창조하라!’의 저자인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는 “적자생존(適者生存)의 현대적 의미는 ‘적’는 ‘자’만이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자신의 생각과 지식을 제대로 쓸 수 없는 사람은 사회에서 성공하기 어렵다”고 했다.
읽기는 삶을 바꾸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미국 언론인 얼 쇼리스가 1995년 뉴욕의 노숙인, 빈민, 죄인 등을 대상으로 개설한 인문학 강의 프로그램 ‘클레멘트 코스’의 성공은 읽기의 본질적인 힘을 잘 보여준다.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대학 수준의 인문학 강의를 제공한 이 코스의 첫 수료자 17명 중 2명이 의사, 1명은 간호사가 됐다. 쇼리스는 이 과정을 담은 책 ‘희망의 인문학’에서 “인문학은 빈자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게 의지를 심어준다”고 했다.
도서평론가 이권우도 ‘책읽기의 달인, 호모부커스’에서 “책 읽기는 기본적으로 혁명이다. 지금 이곳의 삶에 만족한다면 새로운 것을 꿈꿀 리 없다. …변신을 꿈꾸는가. 그렇다면 책을 읽어야 한다. 다른 세상을 상상하고픈가. 그렇다면 책을 읽어야 한다”고 했다.
개권유익(開卷有益)이다. 책을 펴자. 그 안에 성공과 행복의 길이 펼쳐져 있다.
“모든 교육은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를 통해 이뤄집니다. 책을 많이 읽은 아이는 이 네 가지 수단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저절로 공부를 잘하게 되죠. 초등학교 교사가 아이에게 꼭 가르쳐야 할 것은 읽기의 즐거움이에요. 아이가 책을 좋아하고, 스스로 찾아 읽게 되면 초등학교 공부는 저절로 완성됩니다.”
인생의 출발점에서 ‘읽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읽기를 통해 사람은 지식을 얻고 세상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감수성, 사고력, 의사소통 능력 등을 기르게 된다. 이때 ‘읽기’는 단순히 글자를 해독하는 행위가 아니라, 문자 뒤에 숨은 의미를 찾아내 이해하고 해석하며 평가하는 능동적인 과정을 가리킨다. 18세기 계몽사상가 볼테르는 읽기의 이러한 쌍방향성을 강조하기 위해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그 가치의 절반은 독자 자신이 만든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읽기의 기본을 익혀야 하는 어린 시절, 책을 접하는 빈도가 점점 줄어든다는 데 있다. TV와 컴퓨터 게임, 인터넷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활자를 지루하게 여기고, 중·고교생이 되면 입시공부에 시달리며 또 한 번 읽기에서 멀어진다. 서지학자이자 독서운동가인 윌리엄 블레이즈는 1880년 출간한 ‘책의 적들’에서 불, 물, 가스, 열, 빛, 먼지, 책벌레, 나태, 무지 등 9가지를 ‘책의 적’으로 꼽았다. 그로부터 1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영상매체와 입시라는 강적이 책 읽기를 공격하는 양상이다.
매일 한 권 이상의 책을 읽는 ‘독서광’으로 유명한 공병호경영연구소 공병호 소장은 “다방면에 풍부한 지식을 얻고 상대방의 필요와 욕구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독서만큼 효율적인 방법은 없다. 독서 능력은 사람의 정신세계를 열어주는 촉매제이자 좀더 폭넓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나침반”이라며 “인터넷이나 영상매체는 정보를 조합하고 사유하는 인간의 고유 능력을 쇠퇴시킨다”고 안타까워했다.
중·고교생 시절에도 읽기의 중요성은 줄어들지 않는다. 당장 눈앞의 입시에도 도움이 된다. 입학사정관제, 논술고사, 토론·심층면접 등 정답 없는 시험이 늘어나면서 입시에 성공하려면 결국 책을 읽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독서 능력은 정신세계의 촉매제
이런 경향은 사회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2007년 취업포털사이트 잡코리아가 국내 기업 인사담당자 3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인사담당자들은 ‘국어 능력이 뛰어난 신입사원이 전반적으로 업무 능력도 뛰어나다’(75.2%)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새로운 정보를 얻고, 세상과 소통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에 업무 능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무한경쟁 시대에 자기계발 요구에 시달리는 직장인에게 읽기는 비용 대비 최고의 효용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싸이월드에서 ‘직장인을 위한 책 읽기 비즈북’(http://bizbook.cyworld.com) 클럽을 운영하는 신성석 씨는 “전문가의 지식과 경험을 고작 1만~2만원의 비용으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독서뿐”이라며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30대 시절, 갑작스런 병으로 3년간 병원에서 투병하면서 4000여 권의 책을 읽고 기업의 아이디어와 경영 이념을 정립했다. 클럽에서 함께 책을 읽는 샐러리맨들은 누구나 손 회장처럼 책 속에서 미래의 성공을 위한 전략과 아이디어를 얻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읽기는 쓰기의 바탕이 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청소년을 위한 독서 연구모임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의 허병두 대표는 “읽기와 쓰기는 들숨과 날숨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이라며 “많은 책을 읽으면 저절로 좋은 글을 쓸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좋은 글을 쓰는 능력은 인생에서 엄청난 프리미엄이 된다. 고려대, 서울대, 숙명여대, 아주대, 연세대 등은 학교 안에 글쓰기 클리닉을 두고 학생들에게 쓰기를 가르친다. 김철환 아주대 기초교육대학장은 “졸업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가장 부족하다고 느끼는 게 글쓰기 능력이었다”며 “취업을 위한 자기소개서, 회사에서 수시로 써야 하는 기획안 등을 잘 쓸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글쓰기 수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많은 대학이 쓰기를 강조하는 것은 쓰기가 취업과 승진뿐 아니라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고 사회적으로 명성을 얻는 데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상상하여? 창조하라!’의 저자인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는 “적자생존(適者生存)의 현대적 의미는 ‘적’는 ‘자’만이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자신의 생각과 지식을 제대로 쓸 수 없는 사람은 사회에서 성공하기 어렵다”고 했다.
읽기는 삶을 바꾸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미국 언론인 얼 쇼리스가 1995년 뉴욕의 노숙인, 빈민, 죄인 등을 대상으로 개설한 인문학 강의 프로그램 ‘클레멘트 코스’의 성공은 읽기의 본질적인 힘을 잘 보여준다.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대학 수준의 인문학 강의를 제공한 이 코스의 첫 수료자 17명 중 2명이 의사, 1명은 간호사가 됐다. 쇼리스는 이 과정을 담은 책 ‘희망의 인문학’에서 “인문학은 빈자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게 의지를 심어준다”고 했다.
도서평론가 이권우도 ‘책읽기의 달인, 호모부커스’에서 “책 읽기는 기본적으로 혁명이다. 지금 이곳의 삶에 만족한다면 새로운 것을 꿈꿀 리 없다. …변신을 꿈꾸는가. 그렇다면 책을 읽어야 한다. 다른 세상을 상상하고픈가. 그렇다면 책을 읽어야 한다”고 했다.
개권유익(開卷有益)이다. 책을 펴자. 그 안에 성공과 행복의 길이 펼쳐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