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호빵과 ‘부티(bootie)’의 계절이 왔습니다. 부티가 뭐냐고요? 여성들의 펌프스형 구두와 부츠의 중간쯤 되는 신발을 부티라고 불러요. 발목을 넘는 신발은 ‘앵클 부츠’라 부르고, 발등이 보이는 신발은 펌프스니까 그 아슬아슬한 경계에 있는 거죠.
모른다고 부끄러워하실 필요는 없어요. 사실 부티가 등장해 여성들의 ‘잇 아이템’으로 등극한 것이 지난 가을부터니까요. 패션기자들도 제각각 부티의 영어철자를 bootie, bootee로 쓰면서 서로 맞다고 주장하고 있으니까요. 사전엔 ‘bootee’가 ‘여자 아이들이 신는 짧은 장화’로 나와 있고 ‘bootie’라는 단어는 찾을 수가 없지만, 긴 장화를 뜻하는 ‘boot’에 ‘ie’를 붙여 귀여운 느낌을 주는 ‘bootie’라는 말이 점점 더 세를 얻어가는 듯합니다. 패셔니스타들은 새로운 단어도 만들어내는, 대단한 종족이에요.
지난해 몇몇 디자이너가 여름의 샌들과 겨울의 부츠 사이에 부티를 내놓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았어요. 여름에 발에 땀띠를 만들면서 부티를 고수한 여성들도 있었으니까요. 올 가을엔 모든 구두브랜드가 부티를 내놓았더군요. 구두 브랜드들은 부티가 경제난으로 암울해진 패션업계를 비추는 한줄기 빛이 되리라 믿는 분위기예요. 소비 진작을 위해 점심을 굶어도 부티를 사겠다는 여성들도 적지 않으니, 아마 겨울에도 스타킹이나 레깅스와 함께 부티를 신는 여성들이 많을 것 같아요. 부티는 그러니까 지구온난화가 발명한 새로운 패션 아이템이죠. ‘더워진 지구의 기후에 대처하는 슈어홀릭(구두 중독자)의 자세’를 잘 보여준다고나 할까요.
사실 좌식 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에선 신고 벗기가 불편한 롱부츠로 인해 당황스런 일이 자주 생기잖아요(식당에선 여성들이 롱부츠를 신을 수 있도록 배려해줍시다).
그러니까 부티는 활동적이고 날렵한 도심형 부츠인 셈이고, 여성의 활발한 사회 진출과 관련 있는 아이템이기도 합니다. 미국에서 전문직 여성이 급격하게 늘어난 1980년대에 유행한 각진 파워슈트가 복고의 원전이 된 지금, 부티는 80년대 의상들과 신기할 정도로 잘 어울리면서도 그 촌스런 느낌을 ‘시크(chic)’하게 바꿔주는 신통한 구두입니다.
문제는 부티가 적극적인 여성의 이미지를 잘 보여주긴 하지만 발등을 어디까지 덮느냐, 앞코에서 발등까지 어떤 선을 이루느냐에 따라 아주 다른 감각을 드러낸다는 거죠. 그러니까 스마트한 여성의 발걸음이 되기도 하고, 잘못하면 ‘곰발’이 되기도 합니다.
올해는 이런 단점을 해결한 부티들이 많이 나왔어요. 굽은 10cm 이상 올라가 ‘킬힐(kill heel·넘어지면 생명이 위태로운 하이힐)의 날카로움을 갖고 있고, 발등을 드러내서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한 디자인이 많아요. 대신 레이스업이나 금속 스터드(징)를 박은 부티가 많아 남성적이고 강해 보이는 특성은 더 강조됐고요. 부티에 안티 걸거나 착잡하게 바라보는 남성들이 꽤 많다는 것도 흥미로워요. ‘귀여운 여인’의 줄리아 로버츠가 신은 롱부츠처럼 섹시하지도, 하이힐처럼 페티시즘을 자극하지도 않기 때문일까요. 남성들이 좋아하거나 말거나, 부티의 인기는 ‘주욱’ 계속됩니다.
모른다고 부끄러워하실 필요는 없어요. 사실 부티가 등장해 여성들의 ‘잇 아이템’으로 등극한 것이 지난 가을부터니까요. 패션기자들도 제각각 부티의 영어철자를 bootie, bootee로 쓰면서 서로 맞다고 주장하고 있으니까요. 사전엔 ‘bootee’가 ‘여자 아이들이 신는 짧은 장화’로 나와 있고 ‘bootie’라는 단어는 찾을 수가 없지만, 긴 장화를 뜻하는 ‘boot’에 ‘ie’를 붙여 귀여운 느낌을 주는 ‘bootie’라는 말이 점점 더 세를 얻어가는 듯합니다. 패셔니스타들은 새로운 단어도 만들어내는, 대단한 종족이에요.
지난해 몇몇 디자이너가 여름의 샌들과 겨울의 부츠 사이에 부티를 내놓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았어요. 여름에 발에 땀띠를 만들면서 부티를 고수한 여성들도 있었으니까요. 올 가을엔 모든 구두브랜드가 부티를 내놓았더군요. 구두 브랜드들은 부티가 경제난으로 암울해진 패션업계를 비추는 한줄기 빛이 되리라 믿는 분위기예요. 소비 진작을 위해 점심을 굶어도 부티를 사겠다는 여성들도 적지 않으니, 아마 겨울에도 스타킹이나 레깅스와 함께 부티를 신는 여성들이 많을 것 같아요. 부티는 그러니까 지구온난화가 발명한 새로운 패션 아이템이죠. ‘더워진 지구의 기후에 대처하는 슈어홀릭(구두 중독자)의 자세’를 잘 보여준다고나 할까요.
사실 좌식 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에선 신고 벗기가 불편한 롱부츠로 인해 당황스런 일이 자주 생기잖아요(식당에선 여성들이 롱부츠를 신을 수 있도록 배려해줍시다).
그러니까 부티는 활동적이고 날렵한 도심형 부츠인 셈이고, 여성의 활발한 사회 진출과 관련 있는 아이템이기도 합니다. 미국에서 전문직 여성이 급격하게 늘어난 1980년대에 유행한 각진 파워슈트가 복고의 원전이 된 지금, 부티는 80년대 의상들과 신기할 정도로 잘 어울리면서도 그 촌스런 느낌을 ‘시크(chic)’하게 바꿔주는 신통한 구두입니다.
어떤 ‘부티’가 마음에 드시나요? 부티는 남성적이고 활동적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킬힐’을 가진 부티가 멋져 보입니다. 고생할 각오를 해야 하지만요.
올해는 이런 단점을 해결한 부티들이 많이 나왔어요. 굽은 10cm 이상 올라가 ‘킬힐(kill heel·넘어지면 생명이 위태로운 하이힐)의 날카로움을 갖고 있고, 발등을 드러내서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한 디자인이 많아요. 대신 레이스업이나 금속 스터드(징)를 박은 부티가 많아 남성적이고 강해 보이는 특성은 더 강조됐고요. 부티에 안티 걸거나 착잡하게 바라보는 남성들이 꽤 많다는 것도 흥미로워요. ‘귀여운 여인’의 줄리아 로버츠가 신은 롱부츠처럼 섹시하지도, 하이힐처럼 페티시즘을 자극하지도 않기 때문일까요. 남성들이 좋아하거나 말거나, 부티의 인기는 ‘주욱’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