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 과장이 내 몫까지 잘해줘.”
용 과장은 어젯밤 자신을 불러내선 그저 이 말 한마디에 연신 담배만 피워대던 마 부장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오랜만에 되찾은 열정에 20대처럼 활기차던 그가 그땐 다시 중년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리고 그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무슨 일일까? 머리가 굳어서 로스쿨 도전을 그만두겠다니? 마 부장님답지 않아.’
의문은 커져갔지만 더 알 수 있는 바가 없었다. 용 과장이 할 수 있는 건 마 부장의 말대로 그의 몫까지 열심히 공부하는 것뿐이었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 채 그는 강남 조 선생이 있는 H학원으로 향했다.
“마 부장님께 전화를 받았네. 로스쿨 도전을 그만두신다고?”
“네, 선생님. 저도 갑작스럽게 알게 되었어요.”
“그래, 무슨 사정이 있겠지. 로스쿨 시험이 올해에만 있는 것도 아니니 앞으로 마 부장님께서 잘되시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해주게나. 이제 시험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구먼. 용 과장, 자네 그동안 열심히 했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자네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게.”
“네, 선생님.”
2 논술의 시작 - 논거 마련
“자네도 잘 알다시피 LEET에는 세 개의 영역이 있네. 지금까지 우리는 그중 추리논증과 언어이해 영역을 공부했지. 이제 마지막으로 논술 영역에 대해 공부하면 LEET의 모든 영역을 공부하게 되네. 그런데 자네는 논술시험을 본 경험이 있는가?”
“아니요. 전 논술을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는 세대예요.”
“그렇군.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네. 사회생활을 하면서 알게 모르게 해왔던 글쓰기가 논술 답안을 작성하는 데도 도움을 줄 테니 말이야. 다만 논술문을 쓰는 기본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꼭 숙지해둬야 하네.”
“논술은 일반적인 글쓰기와 많이 다른가요?”
“아니야, 기본은 똑같다고 할 수 있어. 단지 논술문에는 반드시 자신의 견해가 담겨야 하고 그 견해를 뒷받침하는 논거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지. 그렇지 않으면 논술문이라고 할 수 없어.”
“견해와 논거요? 그럼 논술문은 논증과 비슷한가요?”
“오, 그래. 논술은 기본적으로 논증적인 글쓰기를 요하네. 논증적인 글쓰기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내 친구 하 선생에게 부탁해둘 테니 잘 배우도록 하고, 우리는 일단 논거를 마련하는 연습부터 해보겠네. 그럼 자네, 퀴즈를 하나 풀어보겠나?”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제게 퀴즈를 내주십시오!”
강남 조 선생의 LEET 퀴즈
자네, 시민의 재판 참여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다음 글은 시민의 재판 참여와 관련한 내용을 담고 있진 않지만, 시민의 재판 참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거리를 제공하지. 이 글을 읽고 시민의 재판 참여에 대한 찬성 혹은 반대의 논거를 찾아보게나.
‘음, 시민의 재판 참여에 관한 논거라? 이 글은 그것과는 전혀 다른 얘길 하고 있는데…. 그래도 다시 한 번 차분히 읽어보자. 일상적 지식, 민간 지식 그리고….’ 잠시의 시간이 흘렀다.
“이 글은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지식들도 알고 보면 전통적인 지식의 토대 위에서 발전해왔고, 그런 만큼 민간의 전통적인 지식도 중요한 쓰임이 있다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시민의 재판 참여에 대한 찬성 논거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 그래? 좀더 자세히 얘기해보겠나?”
“네. 시민의 재판 참여는 이전까지 전문적으로 법을 공부한 사람들에 의해서만 진행되던 재판에 비전문가인 시민이 참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재판에 참여한 시민들의 견해를 위 글에서 말한 민간 지식으로 본다면 찬성 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잘했군, 아주 훌륭하네.”
“하지만 선생님, 저는 아직 시민의 재판 참여에 대해 찬성하지도 반대하지도 않는걸요. 전 그것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없어요. 다만 위 글에 따르면 그렇다는 것일 뿐이죠.”
“그래, 자네의 말을 알겠네. 실제 시험에서는 이러한 경우 반드시 찬반양론에 대한 글이 모두 주어질 것이니 별문제는 없을 게야. 하지만 논술시험에서는 자신과 반대되는 견해의 논거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네. 그래야만 더욱 훌륭한 답안을 작성할 수 있기 때문이지. 이에 대한 얘기는 후에 다시 나올 테니 그때 얘기하도록 하세.”
“네, 알겠습니다.”
“그럼 자네, 내가 만든 진짜 문제를 한번 풀어보겠나?”
(합격의 법학원 ‘논리와 비판연구소’ 제공, 다음 호에 계속)
용 과장은 어젯밤 자신을 불러내선 그저 이 말 한마디에 연신 담배만 피워대던 마 부장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오랜만에 되찾은 열정에 20대처럼 활기차던 그가 그땐 다시 중년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리고 그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무슨 일일까? 머리가 굳어서 로스쿨 도전을 그만두겠다니? 마 부장님답지 않아.’
의문은 커져갔지만 더 알 수 있는 바가 없었다. 용 과장이 할 수 있는 건 마 부장의 말대로 그의 몫까지 열심히 공부하는 것뿐이었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 채 그는 강남 조 선생이 있는 H학원으로 향했다.
“마 부장님께 전화를 받았네. 로스쿨 도전을 그만두신다고?”
“네, 선생님. 저도 갑작스럽게 알게 되었어요.”
“그래, 무슨 사정이 있겠지. 로스쿨 시험이 올해에만 있는 것도 아니니 앞으로 마 부장님께서 잘되시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해주게나. 이제 시험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구먼. 용 과장, 자네 그동안 열심히 했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자네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게.”
“네, 선생님.”
2 논술의 시작 - 논거 마련
“자네도 잘 알다시피 LEET에는 세 개의 영역이 있네. 지금까지 우리는 그중 추리논증과 언어이해 영역을 공부했지. 이제 마지막으로 논술 영역에 대해 공부하면 LEET의 모든 영역을 공부하게 되네. 그런데 자네는 논술시험을 본 경험이 있는가?”
“아니요. 전 논술을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는 세대예요.”
“그렇군.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네. 사회생활을 하면서 알게 모르게 해왔던 글쓰기가 논술 답안을 작성하는 데도 도움을 줄 테니 말이야. 다만 논술문을 쓰는 기본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꼭 숙지해둬야 하네.”
“논술은 일반적인 글쓰기와 많이 다른가요?”
“아니야, 기본은 똑같다고 할 수 있어. 단지 논술문에는 반드시 자신의 견해가 담겨야 하고 그 견해를 뒷받침하는 논거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지. 그렇지 않으면 논술문이라고 할 수 없어.”
“견해와 논거요? 그럼 논술문은 논증과 비슷한가요?”
“오, 그래. 논술은 기본적으로 논증적인 글쓰기를 요하네. 논증적인 글쓰기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내 친구 하 선생에게 부탁해둘 테니 잘 배우도록 하고, 우리는 일단 논거를 마련하는 연습부터 해보겠네. 그럼 자네, 퀴즈를 하나 풀어보겠나?”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제게 퀴즈를 내주십시오!”
강남 조 선생의 LEET 퀴즈
자네, 시민의 재판 참여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다음 글은 시민의 재판 참여와 관련한 내용을 담고 있진 않지만, 시민의 재판 참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거리를 제공하지. 이 글을 읽고 시민의 재판 참여에 대한 찬성 혹은 반대의 논거를 찾아보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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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시민의 재판 참여에 관한 논거라? 이 글은 그것과는 전혀 다른 얘길 하고 있는데…. 그래도 다시 한 번 차분히 읽어보자. 일상적 지식, 민간 지식 그리고….’ 잠시의 시간이 흘렀다.
“이 글은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지식들도 알고 보면 전통적인 지식의 토대 위에서 발전해왔고, 그런 만큼 민간의 전통적인 지식도 중요한 쓰임이 있다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시민의 재판 참여에 대한 찬성 논거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 그래? 좀더 자세히 얘기해보겠나?”
“네. 시민의 재판 참여는 이전까지 전문적으로 법을 공부한 사람들에 의해서만 진행되던 재판에 비전문가인 시민이 참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재판에 참여한 시민들의 견해를 위 글에서 말한 민간 지식으로 본다면 찬성 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잘했군, 아주 훌륭하네.”
“하지만 선생님, 저는 아직 시민의 재판 참여에 대해 찬성하지도 반대하지도 않는걸요. 전 그것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없어요. 다만 위 글에 따르면 그렇다는 것일 뿐이죠.”
“그래, 자네의 말을 알겠네. 실제 시험에서는 이러한 경우 반드시 찬반양론에 대한 글이 모두 주어질 것이니 별문제는 없을 게야. 하지만 논술시험에서는 자신과 반대되는 견해의 논거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네. 그래야만 더욱 훌륭한 답안을 작성할 수 있기 때문이지. 이에 대한 얘기는 후에 다시 나올 테니 그때 얘기하도록 하세.”
“네, 알겠습니다.”
“그럼 자네, 내가 만든 진짜 문제를 한번 풀어보겠나?”
(합격의 법학원 ‘논리와 비판연구소’ 제공,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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