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국 야구계가 대표팀 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선수 구성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는 한편, 경쟁국 정보를 얻기 위해 전력분석 요원을 해외에 급파하고 있는 것. 대회 직전 경쟁국과의 평가전 일정도 짜는 중이다.
8개국이 출전하는 이번 대회는 4강 3중 1약의 판세다. 한국 미국 쿠바 일본이 메달을 다투고, 마이너리그 선수가 주축이 될 캐나다와 네덜란드 그리고 관록의 대만 등이 다크호스가 될 전망이다. 주최국 중국은 쉬어가는 코너다.
한국에게 가장 버거운 상대는 우승 0순위 일본이다. 일본은 전임감독제를 통해 1년여 동안 철저히 준비한 덕에 투·타 짜임새가 아주 좋다. 6월 말 39명의 예비 엔트리를 발표하면서 에이스 다르빗슈 유(닛폰햄)와 4번 타자 아라이 다카히로(한신)를 제외한 모든 선수에게 무한경쟁을 예고한 상태라 선수들의 투지도 넘친다.
일본
일본은 불펜 위주로 마운드를 운영할 듯하다. 다르빗슈를 제외하면 확실한 선발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한신의 우완 후지카와 규지, 주니치의 좌완 이와세 히토키는 후반 승부처에 중용될 전망이다. 불펜으로만 한정해서 본다면 꽤나 막강한 구성이다. 그만큼 5회 전후로 리드만 잡는다면 승산이 커보인다. 타선은 중량감이 떨어진 상태지만 이를 상쇄하기 위해 발 빠른 선수들이 대거 기용될 것이다.
변수는 주력 선수들의 부상이다. 특히 투수 우에하라 고지 등 요미우리 4인방이 부상을 털지 못해 다소 불안한 모습이다. 호시노 센이치 감독은 최종 엔트리에서 이들을 제외할 수 있음을 시사했는데, 이 경우 경험을 중시한 팀 컬러가 상당히 퇴색한다. 일본은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정상에 올랐지만 올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 2004년 아테네올림픽 동메달이 전부다. 그만큼 이번 베이징올림픽에 거는 기대가 크다.
미국
‘야구 종가’ 미국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아마추어 최강팀 쿠바를 연달아 누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 쿠바의 올림픽 3연패를 저지했으며, 지난해 대만 야구월드컵에선 33년 만에 쿠바를 누르고 정상을 차지했다. 또한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아메리카대륙 예선에서도 4승1패로 B조 1위에 오른 뒤 열린 4강 리그전에서 5전 전승으로 A조 1위를 차지한 쿠바를 8대 5로 제압했다.
그러나 베이징올림픽 본선을 앞두고 야구대표팀 전면 개편을 추진하고 있어 전력 실체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김수길 전력분석위원은 “미국 대표팀은 이달 중순 엔트리를 발표할 예정인데, 지난해 야구월드컵 출전 멤버 가운데 포수 한 명을 제외한 전원을 바꾼다고 들었다”면서 “마이너리그 트리플A 출신 위주로 엔트리를 구성하겠지만 시기적으로 선수 차출이 쉽지 않아 이전보다 전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KBO 측이 입수한 미국 대표팀 시험명단(Trial Roster)을 보면 선수 25명 중 10명만 트리플A 소속이고 나머지는 더블A(13명)와 싱글A(2명) 소속이다. 이 구성을 기본으로 엔트리가 확정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대표팀 개편에 주요 경쟁국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쿠바
올림픽 3관왕 쿠바 역시 두려운 상대다. 쿠바 야구대표팀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96년 애틀랜타올림픽,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또한 아마추어 야구 최강전인 월드컵을 25차례, 대륙간컵을 10차례나 석권했다. 대부분의 국가가 프로선수들로 팀을 꾸렸던 2006년 WBC에서도 아마추어팀으로 경기에 나서 일본에 이어 준우승을 거뒀다. 최근 세대교체로 주춤한 상태지만, 여전히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김 분석위원은 “마운드가 예전처럼 전반적으로 높진 않지만, 150km 중반의 강속구를 뿌리는 왼손투수가 있어 리그전에서 전략적으로 파트너를 고를 경우 위협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타선에 대해선 “타자들이 힘이 좋다 보니 홈런 등 장타로 손쉽게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대회 출장 경험이 많은 대한야구협회 김용균 운영팀장도 “투·타에서 출중한 선수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기량이 탄탄하다”면서 “투수들의 경우 제구력이 좋아 우리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대만은 최근 몇 년 사이 국제대회에서 번번이 한국 야구대표팀의 발목을 잡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큰 위협이 되지 못하리라는 평가다. 전력 구성이 단선적인 데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열렸던 올림픽 예선 때와 달리 해외파 선수들이 본선 경기에 나서지 못해 힘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중심 타선에는 전직 메이저리거 천진펑(라뉴)을 위시해 거포들이 포진해 있지만, 앞뒤 선수 가운데 도루를 할 만한 빠른 타자가 없어 득점 루트에 한계를 가진다. 마운드 역시 안정감은 있지만 특별히 공이 빠른 유형들은 아니며 변화구도 경계할 만큼 위력적이지 않다. 수비 역시 세밀한 풋워크가 부족해 긴박한 상황에서 실책을 남발할 확률도 높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한국 야구대표팀은 이번에도 메달권 진입을 노리는데, 내심 금메달까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국 야구의 수준이 향상돼 일본 미국 쿠바 등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가 됐다는 것이다. 이승엽(요미우리) 이병규(주니치) 임창용(야쿠르트) 등 일본파 3인방과 김동주(두산) 이대호(롯데) 류현진(한화) 김광현(SK) 등 국내파의 조합이 좋다. 빅볼과 스몰볼을 교차해 구사할 수 있는 짜임새도 돋보인다.
한국의 메달 획득 가능성에 대해선 국내외 안팎으로 긍정적이다. 일본, 쿠바, 미국 모두 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김 분석위원은 “일본이 가장 안정적인 전력을 자랑하지만, 역대로 국제대회에서 일본을 잡는 건 한국이었다”면서 “지난해 아시아 예선 때도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게임이었다. 일본 대표팀이 한국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운영팀장은 “과거 쿠바 하면 ‘무적’을 떠올렸는데 요즘은 그 파괴력이 떨어진 게 사실”이라면서 “노쇠한 선수들이 주력으로 설정돼 있는 만큼 해볼 만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라고 밝혔다. 그리고 미국에 대해 한국과 일본 야구 관계자들은 “투수전을 전개할 경우 한국에 승산이 꽤 있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메이저리그 출신인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 일본 야구대표팀 호시노 감독도 한국을 ‘경계 대상’으로 분류했다. 립서비스에 능한 미국인이나 엄살이 심한 일본인의 평가를 있는 그대로 믿을 순 없겠지만, 객관적 전력이나 정황을 보면 근거가 없는 얘기는 아니다.
올림픽 개막 닷새 뒤인 8월13일 시작하는 야구경기는 8개 팀이 풀리그를 거쳐 1~4위 팀을 뽑고 1위와 4위 팀, 2위와 3위 팀이 맞붙는 크로스 토너먼트를 통해 메달 색깔을 가린다. 한국은 8월13일 오후 7시(한국시각) 미국과 1차전을 치른 뒤 15일 캐나다, 16일 일본, 19일 쿠바와 맞붙는다.
8개국이 출전하는 이번 대회는 4강 3중 1약의 판세다. 한국 미국 쿠바 일본이 메달을 다투고, 마이너리그 선수가 주축이 될 캐나다와 네덜란드 그리고 관록의 대만 등이 다크호스가 될 전망이다. 주최국 중국은 쉬어가는 코너다.
한국에게 가장 버거운 상대는 우승 0순위 일본이다. 일본은 전임감독제를 통해 1년여 동안 철저히 준비한 덕에 투·타 짜임새가 아주 좋다. 6월 말 39명의 예비 엔트리를 발표하면서 에이스 다르빗슈 유(닛폰햄)와 4번 타자 아라이 다카히로(한신)를 제외한 모든 선수에게 무한경쟁을 예고한 상태라 선수들의 투지도 넘친다.
일본
일본은 불펜 위주로 마운드를 운영할 듯하다. 다르빗슈를 제외하면 확실한 선발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한신의 우완 후지카와 규지, 주니치의 좌완 이와세 히토키는 후반 승부처에 중용될 전망이다. 불펜으로만 한정해서 본다면 꽤나 막강한 구성이다. 그만큼 5회 전후로 리드만 잡는다면 승산이 커보인다. 타선은 중량감이 떨어진 상태지만 이를 상쇄하기 위해 발 빠른 선수들이 대거 기용될 것이다.
변수는 주력 선수들의 부상이다. 특히 투수 우에하라 고지 등 요미우리 4인방이 부상을 털지 못해 다소 불안한 모습이다. 호시노 센이치 감독은 최종 엔트리에서 이들을 제외할 수 있음을 시사했는데, 이 경우 경험을 중시한 팀 컬러가 상당히 퇴색한다. 일본은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정상에 올랐지만 올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 2004년 아테네올림픽 동메달이 전부다. 그만큼 이번 베이징올림픽에 거는 기대가 크다.
미국
‘야구 종가’ 미국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아마추어 최강팀 쿠바를 연달아 누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 쿠바의 올림픽 3연패를 저지했으며, 지난해 대만 야구월드컵에선 33년 만에 쿠바를 누르고 정상을 차지했다. 또한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아메리카대륙 예선에서도 4승1패로 B조 1위에 오른 뒤 열린 4강 리그전에서 5전 전승으로 A조 1위를 차지한 쿠바를 8대 5로 제압했다.
그러나 베이징올림픽 본선을 앞두고 야구대표팀 전면 개편을 추진하고 있어 전력 실체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김수길 전력분석위원은 “미국 대표팀은 이달 중순 엔트리를 발표할 예정인데, 지난해 야구월드컵 출전 멤버 가운데 포수 한 명을 제외한 전원을 바꾼다고 들었다”면서 “마이너리그 트리플A 출신 위주로 엔트리를 구성하겠지만 시기적으로 선수 차출이 쉽지 않아 이전보다 전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KBO 측이 입수한 미국 대표팀 시험명단(Trial Roster)을 보면 선수 25명 중 10명만 트리플A 소속이고 나머지는 더블A(13명)와 싱글A(2명) 소속이다. 이 구성을 기본으로 엔트리가 확정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대표팀 개편에 주요 경쟁국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쿠바
올림픽 3관왕 쿠바 역시 두려운 상대다. 쿠바 야구대표팀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96년 애틀랜타올림픽,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또한 아마추어 야구 최강전인 월드컵을 25차례, 대륙간컵을 10차례나 석권했다. 대부분의 국가가 프로선수들로 팀을 꾸렸던 2006년 WBC에서도 아마추어팀으로 경기에 나서 일본에 이어 준우승을 거뒀다. 최근 세대교체로 주춤한 상태지만, 여전히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김 분석위원은 “마운드가 예전처럼 전반적으로 높진 않지만, 150km 중반의 강속구를 뿌리는 왼손투수가 있어 리그전에서 전략적으로 파트너를 고를 경우 위협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타선에 대해선 “타자들이 힘이 좋다 보니 홈런 등 장타로 손쉽게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대회 출장 경험이 많은 대한야구협회 김용균 운영팀장도 “투·타에서 출중한 선수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기량이 탄탄하다”면서 “투수들의 경우 제구력이 좋아 우리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대만은 최근 몇 년 사이 국제대회에서 번번이 한국 야구대표팀의 발목을 잡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큰 위협이 되지 못하리라는 평가다. 전력 구성이 단선적인 데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열렸던 올림픽 예선 때와 달리 해외파 선수들이 본선 경기에 나서지 못해 힘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중심 타선에는 전직 메이저리거 천진펑(라뉴)을 위시해 거포들이 포진해 있지만, 앞뒤 선수 가운데 도루를 할 만한 빠른 타자가 없어 득점 루트에 한계를 가진다. 마운드 역시 안정감은 있지만 특별히 공이 빠른 유형들은 아니며 변화구도 경계할 만큼 위력적이지 않다. 수비 역시 세밀한 풋워크가 부족해 긴박한 상황에서 실책을 남발할 확률도 높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한국 야구대표팀은 이번에도 메달권 진입을 노리는데, 내심 금메달까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국 야구의 수준이 향상돼 일본 미국 쿠바 등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가 됐다는 것이다. 이승엽(요미우리) 이병규(주니치) 임창용(야쿠르트) 등 일본파 3인방과 김동주(두산) 이대호(롯데) 류현진(한화) 김광현(SK) 등 국내파의 조합이 좋다. 빅볼과 스몰볼을 교차해 구사할 수 있는 짜임새도 돋보인다.
한국의 메달 획득 가능성에 대해선 국내외 안팎으로 긍정적이다. 일본, 쿠바, 미국 모두 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김 분석위원은 “일본이 가장 안정적인 전력을 자랑하지만, 역대로 국제대회에서 일본을 잡는 건 한국이었다”면서 “지난해 아시아 예선 때도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게임이었다. 일본 대표팀이 한국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운영팀장은 “과거 쿠바 하면 ‘무적’을 떠올렸는데 요즘은 그 파괴력이 떨어진 게 사실”이라면서 “노쇠한 선수들이 주력으로 설정돼 있는 만큼 해볼 만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라고 밝혔다. 그리고 미국에 대해 한국과 일본 야구 관계자들은 “투수전을 전개할 경우 한국에 승산이 꽤 있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메이저리그 출신인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 일본 야구대표팀 호시노 감독도 한국을 ‘경계 대상’으로 분류했다. 립서비스에 능한 미국인이나 엄살이 심한 일본인의 평가를 있는 그대로 믿을 순 없겠지만, 객관적 전력이나 정황을 보면 근거가 없는 얘기는 아니다.
올림픽 개막 닷새 뒤인 8월13일 시작하는 야구경기는 8개 팀이 풀리그를 거쳐 1~4위 팀을 뽑고 1위와 4위 팀, 2위와 3위 팀이 맞붙는 크로스 토너먼트를 통해 메달 색깔을 가린다. 한국은 8월13일 오후 7시(한국시각) 미국과 1차전을 치른 뒤 15일 캐나다, 16일 일본, 19일 쿠바와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