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의문사 사건이 미궁에 빠지고 있다. 4월27일 오전 7시30분경 유명 골프용품 브랜드 D사의 총판 법인 대표 박모(48) 씨와 의대 교수를 지낸 이비인후과 전문의 김모(50) 씨가 제2중부고속도로 광주IC 부근 갓길에 정차된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지만, 5월1일 현재 아직도 정확한 사인(死因)과 사건 배경이 밝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숨진 두 사람은 광주 S고 출신 선후배 사이로, 사건 당일 새벽 5시30분경 다른 고교 후배들과 강원도 원주에서 골프 라운딩을 하기 위해 서울 강남에서 만나 출발했고, 한 시간여 만에 목숨을 잃었다.
사망 시각으로 추정되는 새벽 6시30분, 박씨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119에 응급구조 요청 전화를 걸었고, 이후 한 시간이 지나서야 한국도로공사 직원에 의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수면제+추가 약물 부작용 가능성 무게
사건 현장에서 경찰은 승용차 운전석 쪽 도로 바닥에서 박씨의 구토 흔적과 승용차 내부에서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커피음료 2개를 발견했으며, 차에 휘발유를 넣기 위해 들른 만남의광장 휴게소에서 두 사람이 마신 것으로 추정되는 홍삼드링크 병과 3cc 용량의 주사기를 수거했다.
현재까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식을 통해 박씨의 구토물과 김씨의 체액, 드링크 음료 병에서 수면장애나 우울증 치료에 사용되는 향정신성 의약품 ‘졸피뎀’과 ‘클로티아제팜’ 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실만 확인된 상태다.
경찰은 이 같은 정황을 토대로 두 사람이 골프를 치기 전 수면제 성분 약물을 음료에 타 마셨다가 두 가지 성분이 일종의 부작용을 일으켜 숨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시신 조직검사에서 사인이 될 만한 단정적 소견이 나오지 않았다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고 있다. 두 사람의 시신에 외상이 없고 원한이나 금전관계도 없지만, 아직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정밀 감식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자살이나 타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것.
일단 현재로선 그들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결정적 요인이 무엇인지, 또한 왜 수면제를 골프 라운딩 전에 투여했는지가 가장 큰 의문이다.
경찰 수사 결과, 박씨와 김씨의 구토물과 체액 등에선 면제 성분만 검출됐는데, 상식적으로 볼 때 수면제 때문에 두 사람이 동시에 사망했다는 것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드링크에 섞어 마실 정도의 양을 치사량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수면제와 다른 약물을 섞어 마셨을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
실제 경찰은 휴게소에서 드링크 2병과 주사기 외에 별도의 약물이 들어 있는 용기를 수거했다. 김웅기 경기 광주경찰서 수사과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휴대용 용기 하나가 더 발견됐는데 현재 다른 약물이 들어 있었는지 감정 중”이라고 밝혀 제2의 약물 존재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새벽 골프 라운딩 한 시간여 전에 때 아니게 수면제를 복용한 부분도 미스터리다. 운전자 박씨가 수면제를 마신 점도 석연치 않다. 몇몇 언론은 경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박씨와 김씨가 사건 당일 처음으로 36홀 라운딩을 앞두고 피로 회복을 위해, 그리고 골프를 잘 치기 위해 약물을 복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수면제를 복용할 경우 움직임의 둔화와 집중력 저하를 가져온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의학상식이다. 지난해 12월 경기지방경찰청에 검거된 골프사기단 일당은 라운딩 상대에게 수면제를 몰래 탄 음료를 마시게 하고 그들이 정신을 못 차리는 사이 거액의 골프게임 비용을 챙긴 바 있다. 골프를 제대로 치려는 사람에게 수면제는 오히려 방해요소인 셈이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운동능력 향상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수면제 등을 음료에 타 마셨을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약물의 정기적인 복용, 혹은 어느 수준에서의 약물중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
이와 관련해 ‘연합뉴스’ 등 거의 모든 언론은 김씨가 지난해 10월 두 차례나 신경정신과에서 수면제를 처방받는 등 장기 복용한 사실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 배경을 확인하기 위해 기자는 지난해 10월 전후 김씨의 행적을 살핀 결과, 불면증으로 수면제를 처방받은 시점에 김씨에게 금전적 부담이 일부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다.
국과수 감식 결과 나와야 원인 규명
김씨는 지난해 7월 본인 소유의 서울 삼성동 연립주택과 경기 광명시의 병원을 담보로 경남의 모 상호저축은행에서 11억원을 대출받았다. 대출 사흘 뒤 기존 은행권 대출 8억원에 대한 건물 근저당이 해결됐고, 11월엔 다시 개인에게 6000만원을 차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김 수사과장은 약물 장기복용 등에 대한 언론보도에 대해 아직은 확인 단계에 있다고 못 박았다.
“김씨의 진료기록 카드가 영어로 돼 있어 무슨 약을 투약했는지 확인하는 중이다. 김씨가 수면제를 장기 복용했다고 우리가 언론에 확인해준 바는 없다. 현재로선 어떤 것도 단정할 수 없다. 언론보도를 보고 (김씨) 가족들이 전화해 그런 일(약물 장기복용)이 없다고까지 했다. 36홀 골프가 예정됐다는 것도 지인들의 말이다. 구체적으로 확인해봐야 한다.”
경찰이 이번 사건의 실마리를 풀 확실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일단 사건 해결의 공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넘어갔다. 감식 결과가 구체적으로 나온다 해도 경찰은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사건 내용을 자세히 공개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어찌됐든 마약류로 통제받는 약물을 의사가 본래 목적 이외의 용도로 사용한 것도 모자라, 생명을 앗아간 대형 사건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이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숨진 두 사람은 광주 S고 출신 선후배 사이로, 사건 당일 새벽 5시30분경 다른 고교 후배들과 강원도 원주에서 골프 라운딩을 하기 위해 서울 강남에서 만나 출발했고, 한 시간여 만에 목숨을 잃었다.
사망 시각으로 추정되는 새벽 6시30분, 박씨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119에 응급구조 요청 전화를 걸었고, 이후 한 시간이 지나서야 한국도로공사 직원에 의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수면제+추가 약물 부작용 가능성 무게
사건 현장에서 경찰은 승용차 운전석 쪽 도로 바닥에서 박씨의 구토 흔적과 승용차 내부에서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커피음료 2개를 발견했으며, 차에 휘발유를 넣기 위해 들른 만남의광장 휴게소에서 두 사람이 마신 것으로 추정되는 홍삼드링크 병과 3cc 용량의 주사기를 수거했다.
현재까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식을 통해 박씨의 구토물과 김씨의 체액, 드링크 음료 병에서 수면장애나 우울증 치료에 사용되는 향정신성 의약품 ‘졸피뎀’과 ‘클로티아제팜’ 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실만 확인된 상태다.
경찰은 이 같은 정황을 토대로 두 사람이 골프를 치기 전 수면제 성분 약물을 음료에 타 마셨다가 두 가지 성분이 일종의 부작용을 일으켜 숨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시신 조직검사에서 사인이 될 만한 단정적 소견이 나오지 않았다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고 있다. 두 사람의 시신에 외상이 없고 원한이나 금전관계도 없지만, 아직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정밀 감식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자살이나 타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것.
일단 현재로선 그들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결정적 요인이 무엇인지, 또한 왜 수면제를 골프 라운딩 전에 투여했는지가 가장 큰 의문이다.
경찰 수사 결과, 박씨와 김씨의 구토물과 체액 등에선 면제 성분만 검출됐는데, 상식적으로 볼 때 수면제 때문에 두 사람이 동시에 사망했다는 것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드링크에 섞어 마실 정도의 양을 치사량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수면제와 다른 약물을 섞어 마셨을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
실제 경찰은 휴게소에서 드링크 2병과 주사기 외에 별도의 약물이 들어 있는 용기를 수거했다. 김웅기 경기 광주경찰서 수사과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휴대용 용기 하나가 더 발견됐는데 현재 다른 약물이 들어 있었는지 감정 중”이라고 밝혀 제2의 약물 존재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새벽 골프 라운딩 한 시간여 전에 때 아니게 수면제를 복용한 부분도 미스터리다. 운전자 박씨가 수면제를 마신 점도 석연치 않다. 몇몇 언론은 경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박씨와 김씨가 사건 당일 처음으로 36홀 라운딩을 앞두고 피로 회복을 위해, 그리고 골프를 잘 치기 위해 약물을 복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수면제를 복용할 경우 움직임의 둔화와 집중력 저하를 가져온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의학상식이다. 지난해 12월 경기지방경찰청에 검거된 골프사기단 일당은 라운딩 상대에게 수면제를 몰래 탄 음료를 마시게 하고 그들이 정신을 못 차리는 사이 거액의 골프게임 비용을 챙긴 바 있다. 골프를 제대로 치려는 사람에게 수면제는 오히려 방해요소인 셈이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운동능력 향상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수면제 등을 음료에 타 마셨을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약물의 정기적인 복용, 혹은 어느 수준에서의 약물중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
이와 관련해 ‘연합뉴스’ 등 거의 모든 언론은 김씨가 지난해 10월 두 차례나 신경정신과에서 수면제를 처방받는 등 장기 복용한 사실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 배경을 확인하기 위해 기자는 지난해 10월 전후 김씨의 행적을 살핀 결과, 불면증으로 수면제를 처방받은 시점에 김씨에게 금전적 부담이 일부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다.
국과수 감식 결과 나와야 원인 규명
김씨는 지난해 7월 본인 소유의 서울 삼성동 연립주택과 경기 광명시의 병원을 담보로 경남의 모 상호저축은행에서 11억원을 대출받았다. 대출 사흘 뒤 기존 은행권 대출 8억원에 대한 건물 근저당이 해결됐고, 11월엔 다시 개인에게 6000만원을 차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김 수사과장은 약물 장기복용 등에 대한 언론보도에 대해 아직은 확인 단계에 있다고 못 박았다.
“김씨의 진료기록 카드가 영어로 돼 있어 무슨 약을 투약했는지 확인하는 중이다. 김씨가 수면제를 장기 복용했다고 우리가 언론에 확인해준 바는 없다. 현재로선 어떤 것도 단정할 수 없다. 언론보도를 보고 (김씨) 가족들이 전화해 그런 일(약물 장기복용)이 없다고까지 했다. 36홀 골프가 예정됐다는 것도 지인들의 말이다. 구체적으로 확인해봐야 한다.”
경찰이 이번 사건의 실마리를 풀 확실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일단 사건 해결의 공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넘어갔다. 감식 결과가 구체적으로 나온다 해도 경찰은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사건 내용을 자세히 공개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어찌됐든 마약류로 통제받는 약물을 의사가 본래 목적 이외의 용도로 사용한 것도 모자라, 생명을 앗아간 대형 사건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이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