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9단이 왜 이러나? 부동심(不動心)의 달인, 침착의 대명사로 통하는 이창호 9단이 18급도 보는 단수를 못 보고 바둑을 망쳤다면 믿겠는가? 2004년 최철한 9단에게 국내 최고 전통을 가진 국수(國手) 타이틀을 뺏긴 이창호 9단이 절치부심, 1년 만에 도전장을 내밀며 리턴매치를 벌이고 있으나 2대 0으로 일찌감치 막판에 몰리고 있어 바둑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점은 ‘끝내기의 이창호’가 무색하게 종반 역전패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 예전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일시적인 권태기로 돌리기엔 뭔가 심상치 않은 조짐이다.
흑이 불리했던 형세를 좌상변에서 △들로 선수치며 교묘하게 좌변 백진으로 치고 들어가자 단숨에 반집을 다투는 극미한 국면으로 뒤바뀌었다. 흑1이 좌변 백진을 일거에 무너뜨리는 묘수 연타였다. 의 백2로 막으면 흑3의 양단수에 걸린다. 해서 백2로 따낼 수밖에 없었는데, 흑3에 이어 붙은 ○두 점까지 살아버린다. 가령 처럼 백1·3으로 욕심을 부리면 흑2·4로 좌변이 초토화돼버린다. 백A로 패를 거는 것은 백대마의 목숨을 거는 패이니 논외.
최철한 9단은 고민 끝에 백4로 두었으나 흑5로 단수치니 난감하기 그지없다. 다음 백10에 이으면 흑12로 백 한 점을 따내며 이어가겠다는 얘기. 말하자면 흑5는 이 다음 백이 A에 끊지 못하게 자충을 유도해놓은 수다. 뭐 이 정도의 수순, -특히 백12자리에 흑11을 이음은 18급도 눈감고 둘 수 있는 수다. 그런데 천하의 이창호 9단이 백10의 단수에 놓은 수는 흑11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단수도 못 보다니! 최철한 9단이 미안한 얼굴로 백12로 흑 석 점을 들어내자, 이창호 9단은 놀란 표정을 짓더니 바로 돌을 거뒀다. 착각이 빚은 해프닝이었다. 196수 끝, 백 불계승.
흑이 불리했던 형세를 좌상변에서 △들로 선수치며 교묘하게 좌변 백진으로 치고 들어가자 단숨에 반집을 다투는 극미한 국면으로 뒤바뀌었다. 흑1이 좌변 백진을 일거에 무너뜨리는 묘수 연타였다. 의 백2로 막으면 흑3의 양단수에 걸린다. 해서 백2로 따낼 수밖에 없었는데, 흑3에 이어 붙은 ○두 점까지 살아버린다. 가령 처럼 백1·3으로 욕심을 부리면 흑2·4로 좌변이 초토화돼버린다. 백A로 패를 거는 것은 백대마의 목숨을 거는 패이니 논외.
최철한 9단은 고민 끝에 백4로 두었으나 흑5로 단수치니 난감하기 그지없다. 다음 백10에 이으면 흑12로 백 한 점을 따내며 이어가겠다는 얘기. 말하자면 흑5는 이 다음 백이 A에 끊지 못하게 자충을 유도해놓은 수다. 뭐 이 정도의 수순, -특히 백12자리에 흑11을 이음은 18급도 눈감고 둘 수 있는 수다. 그런데 천하의 이창호 9단이 백10의 단수에 놓은 수는 흑11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단수도 못 보다니! 최철한 9단이 미안한 얼굴로 백12로 흑 석 점을 들어내자, 이창호 9단은 놀란 표정을 짓더니 바로 돌을 거뒀다. 착각이 빚은 해프닝이었다. 196수 끝, 백 불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