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이(李)-이(李)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이창호 9단과 이세돌 9단의 반상전쟁. 물과 불의 대결, 방패와 창의 대결이라고도 한다.
지난해 거대한 해일을 동반한 이세돌 태풍은 한때 이창호라는 고도(古都)를 삼켜버릴 듯했다. 이세돌은 LG배에서 이창호 9단을 3대 1로 꺾으며 세계 챔프에 오른 데 이어 후지쓰배에서까지 우승, 단숨에 2개의 세계 타이틀을 거머쥐며 이창호 시대를 끝내는 듯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자신조차 놀랄 정도의 너무 빠른 정상 정복이 오히려 문제였던지 이후 이세돌의 이름 석자는 무대 전면에서 보이지 않았다. 자만의 결과로 몰아치는 사람도 있었으나 목표를 이룬 뒤에 급격히 밀려드는 공허감을 극복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부진을 털고 재기를 선언하고 나선 것이 38기 왕위전 도전기. 그리고 이세돌은 죽지 않았다는 듯 멋지게 서전을 장식했다. 흑 로 끝내기를 서두르는 장면에서 백1로 덤벙 뛰어들었다. 일종의 흔들기이자 승부수다. “이러한 수야말로 이창호의 수읽기 사전에 없는 이세돌 특유의 초식”이라고 최명훈 9단은 말한다.
이창호 9단은 귀찮다는 듯 흑4로 끊고 10까지 알기 쉽게 처리했다. 형세가 나쁘지 않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이 수는 나중에 백A로 봉쇄하는 수였고, 실제 이 수로 인해 중앙이 도배질당하며 상대에게 두터움을 허용했다. 중앙이 두터워지며 집이 생겼을 뿐 아니라 허약하기 그지없던 백쫔도 자연스레 보강되었다. 따라서 흑은 처럼 1에 뻗은 뒤 3 이하로 강력히 반격할 자리였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있겠지만 15까지 바꿔치기를 생각해볼 수 있고, 이 그림은 흑이 두텁다. ‘종반의 이창호’답지 않게 이곳 흥정에서 느슨하게 물러서는 바람에 역전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270수 끝, 백 3집 반 승.
지난해 거대한 해일을 동반한 이세돌 태풍은 한때 이창호라는 고도(古都)를 삼켜버릴 듯했다. 이세돌은 LG배에서 이창호 9단을 3대 1로 꺾으며 세계 챔프에 오른 데 이어 후지쓰배에서까지 우승, 단숨에 2개의 세계 타이틀을 거머쥐며 이창호 시대를 끝내는 듯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자신조차 놀랄 정도의 너무 빠른 정상 정복이 오히려 문제였던지 이후 이세돌의 이름 석자는 무대 전면에서 보이지 않았다. 자만의 결과로 몰아치는 사람도 있었으나 목표를 이룬 뒤에 급격히 밀려드는 공허감을 극복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부진을 털고 재기를 선언하고 나선 것이 38기 왕위전 도전기. 그리고 이세돌은 죽지 않았다는 듯 멋지게 서전을 장식했다. 흑 로 끝내기를 서두르는 장면에서 백1로 덤벙 뛰어들었다. 일종의 흔들기이자 승부수다. “이러한 수야말로 이창호의 수읽기 사전에 없는 이세돌 특유의 초식”이라고 최명훈 9단은 말한다.
이창호 9단은 귀찮다는 듯 흑4로 끊고 10까지 알기 쉽게 처리했다. 형세가 나쁘지 않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이 수는 나중에 백A로 봉쇄하는 수였고, 실제 이 수로 인해 중앙이 도배질당하며 상대에게 두터움을 허용했다. 중앙이 두터워지며 집이 생겼을 뿐 아니라 허약하기 그지없던 백쫔도 자연스레 보강되었다. 따라서 흑은 처럼 1에 뻗은 뒤 3 이하로 강력히 반격할 자리였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있겠지만 15까지 바꿔치기를 생각해볼 수 있고, 이 그림은 흑이 두텁다. ‘종반의 이창호’답지 않게 이곳 흥정에서 느슨하게 물러서는 바람에 역전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270수 끝, 백 3집 반 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