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관절 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조은병원 관절클리닉 김한철 원장(오른쪽).
‘몸짱’ ‘웰빙’ 바람을 타고 각종 운동 붐이 뜨겁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운동 붐은 다양한 운동 관련 외상도 함께 불러왔다. 운동이 주는 쾌감에 대한 환상은 커져가는 반면, 운동이 불러올 수 있는 위험에 대한 경계의식은 거의 제로 수준이기 때문이다.
쉬면 낫는다는 편견에 증상 악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조은병원은 운동하다 생기는 외상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병원이다. 특히 조그만 관절경을 이용해 흉터가 전혀 생기지 않게 짧은 시간에 무릎을 수술하는 병원으로 유명하다. 여름휴가 중 무릎을 다쳐 이곳에서 관절경을 이용한 수술을 받은 뒤 다시 운동을 즐기는 환자들도 있을 정도다. 조은병원 관절클리닉 김한철 원장(정형외과 전문의•박사)은 “운동을 하다 생기는 외상 중 가장 흔한 것이 무릎 주변 골절”이라며 “골절은 과거에는 젊은이들이 비교적 과격한 운동인 축구나 농구 등을 하다 주로 일어났으나, 요즘 들어서는 수상스키•인라인스케이트•할리스•테니스•스키 등 계절에 따라 운동 종목을 달리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김원장 팀의 조사결과 30, 40대 남성의 운동 외상환자 중 무릎 주변의 골절과 함께 십자인대 손상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오랜 직장생활로 하체가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스트레칭 등 충분한 준비운동 없이 하는 과도한 몸놀림이 외상을 불러오는 주범이다. 40대 후반 환자 가운데에는 저녁식사 후 여가시간에 배드민턴을 치다 발목 부분에서 뚝 소리가 나며 아킬레스건 일부가 파열된 사례도 있다. 골절 이외에도 탈구, 염좌, 근육 파열 등 급성이나 만성 외상 등 운동 외상의 발생빈도가 크게 늘고 있지만 정작 정형외과를 찾는 환자들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관절경을 이용해 무릎수술을 하고 있는 김한철 원장.
‘관절경 수술’이라는 간단하고 효과적인 수술법이 이미 개발됐고, 오래 전에 전문가들에 의해 검증됐기 때문. 미국 피츠버그 대학 등 국내외 대학에서 관절질환과 관련한 연구와 강의로 명성을 쌓은 김원장은 최근 “십자인대 파열은 물론 반월상연골 파열, 연골연화증 등 운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 가운데 90%가 넘는 질환이 관절경 수술 하나만으로 모두 완치된다”고 밝혀 의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관절경 수술이란 직경 0.5cm의 원통형 관(관절경)이 우리 몸 각각의 관절(어깨 팔꿈치 손목 척추 엉덩이 무릎 발목) 안으로 들어가 TV 모니터로 질환 부위를 보면서 진단하고, 기계 내의 구멍(공간)으로 여러 기구들이 들어가 치료를 하는 수술 방법이다.
수술이라고는 하지만 관절경이 들어가는 곳만 0.5cm 정도 절개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수술 흔적이 거의 남지 않는다. 관절경은 가느다란 관에 초소형 특수렌즈를 부착해 관절 속의 구조물을 밖에서 볼 수 있게 돼 있으며, 빛을 비추고 물로 관절 속을 씻어내는 장치도 함께 갖추고 있다. 사진을 찍어 기록하고, 비디오로 녹화하는 기능이 있는 것은 물론이다.
“퇴행성 관절염도 완치 가능”
조은병원의 탁 트인 환자대기실.
관절 전문의라 해도 관절경에 숙달되지 않으면 관절에 상처를 줄 가능성은 늘 있게 마련이다. 김원장은 관절치료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 피츠버그 대학병원 스포츠센터에서 교환교수로 재직하면서 자가연골 세포 배양법, 관절내시경 수술 등을 익힌 관절 전문 권위자로 국내에 서너 명뿐인 AANA(북미관절경협회) 회원이기도 하다. 관절경 수술기록 5000건(완치율 93% 이상)은 그의 실력과 경험을 증명해준다. 관절경 수술은 50살이 넘는 사람의 3분의 1이 고생한다는 퇴행성 관절염에도 효과적이다. 김원장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퇴행성 관절염을 나이가 들면 자연히 찾아오는 반려질병으로 인식하고 방치해 증상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약물의 장기복용은 위장장애와 합병증을 가져오고 특히 요즘 유행하는 스테로이드, 일명 ‘뼈주사’의 남발은 결국 관절연골을 더욱 망가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한다. 퇴행성 관절염도 관절이 닳으면서 생겨나는 질환의 하나이고, 무릎이 붓거나 아파오면 바로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자신에게 가장 적당한 치료를 받는 게 퇴행성 관절염 치료의 지름길이라는 것.
관절경 수술의 권위자인 김한철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