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도
송태곤 7단은 지난해 후지쓰배 4강에서 이창호 9단에 일격을 가한 ‘소년장사’. 국내무대보다 국제무대 체질인 그는 지난해 후지쓰배에서 준우승한 데 이어 올해 역시 응씨배 4강에 올라 세계 챔피언을 넘보고 있다.
두 차세대 전폭기가 전자랜드배 청룡부 준결승전에서 정면으로 맞닥뜨렸다. 두 기사의 기세와 무게를 감안할 때 사실상의 결승전이었다. 최철한 8단의 별명은 ‘독사’, 송태곤 7단은 ‘타이슨’이다. 둘 다 지독하고 무시무시한 싸움 바둑꾼이어서 치열한 인파이팅이 예상되었는데 과연 그러했다. 국면은 상변 접전에서 흑 ▲ 석 점을 접수한 백이 좋다. 관건은 하변 백○대마의 타개. 비세를 의식한 ‘송폭풍’ ‘송타이슨’이 드디어 흑1·3으로 핵주먹을 날리고 들어왔다. 이때 백4가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 멋진 타개책이었다.
처음 검토실에서는 이 백4를 보며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시간에 쫓겨서 둔 것도 아니고 이런 수는 흑5를 불러 ‘다음’이 없을 경우 속수가 되기 쉽다”고 미지근한 평가를 했으나 처럼 백1 이하로 패(A)를 내는 수단이 있음을 파악하고는 뒤늦게 무릎을 쳤다. 백6·8로 끊긴 좌하귀 흑은 서둘러 11·13으로 돌보지 않을 수 없었고, 와 같은 패 맛을 보며 백은 다음 가로 마음껏 붙여가며 팻감 만들기를 겸한 타개에 나서 멋지게 수습했다. 279수 끝, 백 2집 반 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