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마하사가 개발해 크게 인기를 꼴고 있는 농업용 무인헬기.
값비싼 고성능 전투기에는 적의 전투기를 떨어뜨리는 공대공(空對空) 임무를 맡긴다. 고성능 전투기가 적기를 잡고 나면 이어 상대적으로 값싼 저성능 전투기를 동원해 지상에 있는 적 기지를 초토화하는 공대지(空對地) 작전을 감행한다.
미 공군은 고성능 전투기로 F-15를, 저성능 전투기로 F-16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차기 고성능 전투기로 F-22를, 차기 저성능 전투기로 F-35를 개발해 배치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런데 차기 전투기인 F-22와 F-35는 조종사가 타는 마지막 전투기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후의 전투기는 조종사가 타지 않는 무인기로 개발해 미 공군은 세계를 지배하려고 한다.
미국은 벌써 무인전투기 개발 구상 단계
그러나 무인기는 이미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정찰기. 미 공군의 대표적인 무인기인 프레데터(Predator)는 헬파이어 미사일을 탑재하고 지난해 이라크전에서 최일선 공격을 주도했다. 몸체 길이 8.2m, 양날개 쪽 길이 14.8m인 프레데터는 정찰기로 개발됐는데 2001년부터 미사일을 탑재하며 공격기의 기능도 갖췄다.
제2차 세계대전 때까지만 해도 비행기가 수행하는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정찰이었다. 그 후 전투기 쪽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정찰기는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졌지만 정찰은 꼭 필요하다.
적진으로 날아가는 정찰기는 포화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유로 정찰기는 어떤 비행기보다도 빨리 무인화가 추진됐다.
현재 미 공군은 대기권 밖에서는 정찰용 첩보위성으로, 대기권 안의 높은 고도에서는 U-2기로 정찰한다. 그리고 낮은 고도에서는 공군의 RF-4, 더 낮은 고도에서는 육군의 가드레일 정찰기 등으로 공중정찰을 한다.
이러한 정찰 체계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위성과 U-2기 사이의 간격이 크다는 점이다. 적군이 지구 궤도를 일정하게 돌아가는 위성의 비행 시간을 간파했다면, 이 위성이 통과할 때쯤 작전을 중단하거나 중요 물자나 시설을 감추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따라서 적군이 예상할 수 없는 시간에 적진 깊숙이 들어가 마음대로 살펴볼 수 있는 정찰기가 있어야 한다.
위성과 U-2기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무인정찰기로 개발된 것이 바로 ‘글로벌 호크(Global Hawk)’다. 이 무인기는 비행기를 노리고 발사되는 방공미사일이 올라오기 힘든 6만5000피트(약 19.5km)의 고고도에서 30시간 동안 비행하며 적진을 정찰한다. 한 번 기름을 넣으면 미국에서 호주까지 날아갈 수 있으므로, 장시간 적국의 최상공에 체공하며 정찰할 수 있다. 글로벌 호크의 대당 가격은 4500만 달러로 프레데터(2500만 달러)의 배 가까이에 이른다.
과거 위성으로만 전략정찰을 할 때 미국은 좀더 상세히 확인해야 할 것이 있으면 유인정찰기 U-2를 투입했다. U-2는 4만5000피트 정도의 중고도를 날아가는데, 이 비행기가 개발된 1950년대만 해도 이 정도 높이까지 날아오는 방공미사일은 없었다. 그러나 1960년 소련은 방공미사일을 발사해 자국 영공으로 침투한 미 공군의 U-2를 격추해냈다. 이후 미국은 U-2를 위험한 적성국가 영공으로 바로 투입하는 것을 자제하다가 1995년 프레데터를 개발했다.
한국 배치가 확정된 미 공군의 중고도 무인정찰기 프레데터.
저고도는 대개 헬기가 날아다니는 1만5000피트(4.5km) 이하의 하늘을 말하는데 이곳은 공군이 아니라 육군이 관할하는 공역(空域)이다. 이 공역은 고도가 너무 낮아 정찰기를 띄우면 방공미사일이나 대공포를 맞고 격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유로 저고도용 정찰기에는 무인화가 더욱 절실했다.
유인기 분야 비해 선진국과 기술 차 적어
이에 따라 미국에서 개발된 것이 섀도(Shadow)-200이라는 무인정찰기다. 이 무인기는 기체가 섬유질로 돼 있어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다. 또 크기가 대형 승용차 정도로 작은 편이라 6000피트(1.8km) 넘게 올라가면 육안으로도 잘 보이지 않아 대공포를 피할 수 있다. 육군은 이곳저곳으로 옮겨다니며 작전하므로 활주로가 있어야 하는 무인기는 활용할 수 없다. 따라서 섀도-200은 트럭에 탑재한 발사대에서 발사되도록 개발됐다.
트럭의 발사대에서 사출되는 한국의 비조 무인정찰기.
이러한 성능을 갖춘 섀도-200은 5~6시간 동안 비행할 수 있으므로 넓은 범위를 정찰할 수 있다. 정찰 심도(深度)가 매우 깊다 보니 이 무인정찰기는 작전 반경이 넓은 군단이나 사단에서 활용한다. 현재 한국도 섀도-200과 비슷한 성능을 가진 무인정찰기 ‘비조(飛鳥·나이트 인트루더-300)’를 생산해 전방의 주요 육군 군단에 배치하고 있다.
미 육군에서 활용하는 섀도-200 무인정찰기
여단(혹은 연대)이나 대대는 작전 종심이 짧고 이동성이 훨씬 강하므로 사람이 힘껏 던져주는 것만으로도 비행할 수 있는 작은 무인정찰기를 보유한다. 이 무인기는 모형항공기 경연대회에 나오는 것보다 약간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무인기가 적진을 카메라로 찍어 중계해준다면 여단장이나 대대장은 훨씬 효과적인 작전을 펼칠 수 있다.
무인정찰기 분야의 최선두는 이스라엘이었는데 무인기의 실용성을 눈치챈 미국이 뛰어들어 이 분야를 크게 발전시켰다. 이러한 미국은 무인정찰기 분야를 넘어 무인전투기 분야로 나아가려고 한다. 이제 한국은 겨우 무인정찰기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러나 유인기 분야에 비하면 무인기 분야에서 한국이 처진 것은 그 정도가 훨씬 약하다. 따라서 열심히 노력한다면 세계 톱 클래스에 근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