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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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대박’은 정부와 로또 사업자들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03-12-10 17: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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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또 대박’은 정부와 로또 사업자들

    지난해 12월2일 열린 로또복권 발매 기념식 장면.

    많은 국민을 ‘인생 역전’의 꿈에 들뜨게 했던 로또복권이 도입된 지 12월2일로 1년이 됐지만 정작 대박을 터뜨린 주인공은 로또복권 도입을 주도한 정부와 운영기관인 국민은행, 로또 단말기 공급을 도맡은 시스템 사업자 ㈜코리아로터리서비스(이하 KLS) 등인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지난 1년 동안 1인당 7만8920원어치의 로또복권을 구입한 4600만 국민 가운데 ‘인생 역전’에 성공한 1등 당첨자는 199명에 불과했다.

    1회부터 53회차(12월6일 추첨)까지의 로또 판매액은 무려 3조6304억원. 이는 국민은행이 당초 예상한 3600억원의 무려 10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이 가운데 50%는 상금으로 나갔고, 11월 말까지 공익기금으로 조성된 금액은 판매액의 32% 정도인 1조1645억원이나 된다. 물론 정부는 저소득층 등을 위해 집중 사용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로또 구매자가 대부분 서민들이라는 점을 들어 정부가 서민들 호주머니를 털어 생색을 내고 있다는 비난도 없지 않다.

    국민은행이 올린 수수료 수입은 판매액의 2%인 726억원. 여기에 국민은행 지점 등을 통해 판매되는 로또 판매액의 5.5%도 국민은행 수입이다. “로또 전체 판매액의 10% 정도가 국민은행 지점을 통해 판매된다고 보면 된다”는 국민은행 관계자의 말을 근거로 추론해보면 판매수수료는 대략 200억원 정도가 된다. 결국 국민은행은 지난 1년 동안 로또를 통해 앉아서 926억원의 수입을 올린 셈이다.

    무엇보다 ‘무명 기업’ KLS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KLS는 올해 로또 수수료로만 3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에 따르면 KLS는 지난해 32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의 경우 상반기에만 10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물론 하반기에는 마케팅 비용을 많이 썼기 때문에 순익 규모가 1000억원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어쨌든 올 한 해만 2000억원 가까운 순익이 예상된다는 것.

    이에 따라 최근 KLS 임직원들은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대박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10월13일 44명의 임직원들이 최대 6000주에서 800주까지 총 17만2400주를 행사했다. 이들은 액면가로 행사해 시가 7만원 안팎에 처분한 것으로 알려져 최소 5600만원에서 4억2000만원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이들은 2000년 9월에 스톡옵션을 부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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