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시장은 과열돼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단기금리가 더 높은 건 왜인가.
“콜금리는 고정적인 반면 채권시장 금리는 유동적인데, 그것이 일시적으로 역전된 것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는 것이 문제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이유는 수급 불균형이다. 3년짜리 국고채는 제한적으로 발행되는데 사려는 사람은 많은 데다 금융기관들의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와 투기적 수요까지 겹쳐서 수급 불균형이 악화된 것이다. SK사태 이후 투자자들이 민간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나 카드채 등을 외면하는 현상(시장 리스크에 대한 과민반응)과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이 좋지 않아 투자 수익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이 같은 사태에 한몫한다.”
-채권시장 상황이 지금 같은 때에 국고채를 사면 어떤 이익이 있는가.
“채권에 투자하는 이유는 환금성과 안정성이 높기 때문이다. 앞으로 경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본다면 수익률이 다소 낮더라도 안전한 국가 발행 채권을 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이나 어느 한 방향으로 가지만은 않는다. 지금은 국고채 시장이 과열돼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국고채로 쏠리는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 것으로 보는가.
“최근의 금리인하 효과와 정부의 추경예산 집행, 미국의 경기회복 기미, 중국의 사스 여파 진정과 성장 재현 등으로 경기호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주가가 지난해 10월 이후 평균 20% 올랐고 3월 이후 미국과 독일의 경우는 주가가 30%나 올랐다. 암울한 경기 전망과 전쟁, 고유가, 그리고 테러 위험과 사스 등으로 전 세계가 떨고 있을 때 세계증시는 이미 반등하고 있었던 셈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조만간 금리를 조정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6월25일에 금리 조정 회의가 있다. 시장에서는 0.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콜금리는 0.75%가 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채권시장이 6월 하순까지 적어도 금리 상승세를 보이기는 어렵다. 하지만 막상 금리인하가 단행되면 더 이상 금리인하가 없다는 점과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전 세계 채권시장 금리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금리를 인하하지 않아도, 이는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므로 채권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국고채 시장이 투기장으로 변질될 우려가 높고, 이후 금리가 오를 경우 대규모 환매사태로 이어져 금융시장이 마비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 과연 그럴 가능성이 있는가.
“경기가 계속 안 좋을 경우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세계적 금리인하 물결에 역행할 수 없어 결국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투기적으로 안전자산에만 돈이 몰리면 최근 상황이 반복, 재현될 수도 있다. 이 경우 금리인하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고, 금융시장의 왜곡과 생보사들의 경영 압박을 피하기 어렵다. 반대로 금리가 너무 급격히 오르는 것 또한 문제다. 그러나 경기회복 속도가 제한적이고 대체투자 수단이 적어 금리가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지표금리 3%대 진입이 시간문제라고 보는 주장의 근거는?
“전 세계의 디플레이션과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책 지속,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채권 이외에 투자수단이 없는 점, 카드채 등 시장 위험요인의 지속, 국고채 3년물 발행의 한계 등 때문이다.”
-한은이 콜금리를 동결키로 했는데….
“하반기 점진적인 경기회복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금리를 동결했다. 금리정책의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6월 하순 미국 금리정책을 보고 결정하려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번 한은의 콜금리 결정은 채권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채권금리가 조금 오를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장기 국채 발행을 통한 정부 추경예산 편성 등 장기채 공급 의지와 금융 리스크 감소를 위한 노력에 대한 천명 등은 추가적으로 과도한 채권 매수세를 억제하는 데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할 것 같다. 당분간 시장금리는 4%대에서 조정되는 기간 조정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