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이 공연중인 창작극 ‘당나귀들’.
‘타이터스 앤드러니커스’뿐만이 아니다. ‘세일즈맨의 죽음’ ‘날 보러 와요’ ‘늘근 도둑 이야기’ ‘그 사람 무우당 같다’ 등 정통 연극들이 조용히, 그러나 꾸준하게 화제를 모으며 관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또 6월3일부터는 극단 산울림의 대표작 ‘고도를 기다리며’가 2개월간 소극장 산울림 무대에 올라 진지한 연극 붐을 이어갈 예정.
원로 연출가 권오일이 연출하고 배우 이호재, 전양자가 출연한 ‘세일즈맨의 죽음’(5월21일~6월1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을 기획한 공연기획 ‘이다’의 장은수씨는 “기대 이상으로 관객의 반응이 좋다. 특히 중년 관객들이 호응해주셔서 반갑다”고 말했다. “작품 자체가 워낙 유명하기도 하지만, 권오일 이호재 등 유명한 연극인들의 명성을 믿고 오는 관객들이 많습니다. 또 젊은 시절에 이 작품을 보았던 중년 관객이 다시 한번 보고 싶다며 오시기도 합니다.”
사실 ‘연극의 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반대로 딱히 시류를 타지 않는 것이 연극이기도 하다. 작품의 가치를 알아보는 소수의 연극 팬들이 항상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진지한 연극 인기는 이 관객들이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다.
‘타이터스 앤드러니커스’에 이어 창작극 ‘당나귀들’을 공연중인 국립극장 홍보팀의 한정희씨는 “연극은 아직까지는 엔터테인먼트라기보다는 예술이다. 만드는 사람들도, 관객들도 광범위한 대중적 인기보다는 예술적 성취를 얻는 데에 목표를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연극이라는 장르는 쪼들리지만 결코 몰락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