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최대의 화제작 가운데 하나인 ‘매트릭스 2 리로디드’가 마침내 그 모습을 드러냈다. ‘매트릭스 2’를 화제작이라고 하는 이유는 1999년도에 개봉돼 영화기술상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전작 ‘매트릭스’의 후광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감독인 앤디·래리 워쇼스키 형제는 CGI라고 불리는 기법을 통해서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는 데 성공했다. 워쇼스키 형제가 원했던 것은 캐릭터들이 마치 미끄러지듯 자유롭게 공중에 부유하면서 격투를 벌이는 것이었는데 주인공 네오와 앤태거니스트 스미스가 최후의 일전을 벌이는 장면에서 이 기법이 사용됐다. 이후 이 기법은 각종 CF에 차용되면서 유행을 했다. 따라서 4년 만에 속편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화제작의 요건을 갖춘 셈이다. 더욱이 이 작품은, 속편은 전편보다 못하다는 통념을 뒤집고 있어 눈길을 끈다.
통상적으로 속편이라고 하는 것은 본래 기획에는 없었다가 전작의 흥행 성공에 힘입어 약간의 살을 붙여 제작하는 탓에 안정감은 있지만 참신함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게다가 내러티브 전개의 개연성보다는 전편을 능가하는 스펙터클을 보여주는 데 치중하다 보니 이야기의 흥미가 반감되기 일쑤였다.
그런데 워쇼스키 형제는 ‘매트릭스 2’를 그 자체로 완결성을 갖는 독립적 영화가 아니라 3편까지 감상해야만 그 전체적 면모를 파악할 수 있는 중간기착지 같은 영화로 만들었다. 이는 사실 대단한 모험이 아닐 수 없다. 관객들로 하여금 3편을 목 빠지게 기다리게 할 자신이 없으면 실현될 수 없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1편에서 컴퓨터프로그래머로 평범하게 살아가는 앤더슨(키아누 리브스 분)은 어느 날 기관의 요원들에게 체포된다. 컴퓨터 해킹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요원들은 범행을 강력 부인하는 그의 몸에 이상한 벌레를 집어넣는 고문을 자행한다. 그는 악몽을 꾼 것일까? 결국 그가 깨달은 한 가지 진실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현실이 실은 컴퓨터로 프로그래밍된 가상현실일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들은 컴퓨터가 만들어낸 가상세계의 모태(매트릭스) 속 부속물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 매트릭스 너머에는 진짜 현실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누가 우리를 가짜 모태에서 구원해줄 것인가? 단 한 사람, 바로 그(The One)였다. 전편에서는 앤더슨이 구원자 네오라는 사실이 밝혀지기까지의 흥미진진한 과정이 관전 포인트였다면 속편에서는 그가 어떻게 순수 인간들의 세계인 시온을 지킬 것인가 하는 문제가 관전 포인트다. 성서에 나오는 지명 또는 이상향을 노골적으로 차용한 이 시온이라는 곳은 기계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인간의 최후의 보루다. 마침내 컴퓨터의 전면적 통제를 받는 기계제국의 역습이 시작되고, 시온은 풍전등화의 지경에 놓인다.
슈퍼맨을 능가하는 네오의 일대 활약이 이제 막 시작되려는 참이다. 그런데 그 혁명의 열기를 맛보려는 열혈 관객들은 최소 몇 달간은 더 기다려야 할 듯싶다. ‘매트릭스 3 레볼루션’에서야 비로소 그 혁명의 용암이 분출될 것이기 때문.
어쨌든 2편에서는 1편보다 액션 장면이 훨씬 강화됐다. 특히 숱한 차량들이 오가는 고속도로에서의 추격 장면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화려하다. 이른바 ‘17분 액션’은 그 자체만으로도 강렬한 스릴을 맛보게 해준다.
또한 동양식 무협을 완벽하게 할리우드 식으로 소화하고 있다. 첨단무기들의 경연장처럼 여겨지는 SF영화라는 틀에서 벗어나 ‘매트릭스 2’는 오히려 고수들의 내공에 더 의존한다. 네오는 기(氣)를 이용해 빗발치는 총알을 저지하고, 철봉으로 벌떼처럼 달려드는 적들을 날려버린다. 한때 ‘첩혈쌍웅’ 같은 홍콩영화가 무협영화의 정신을 이어받아 쌍권총을 쌍칼처럼 휘두르는 절묘한 액션을 구사했다면 ‘매트릭스’ 시리즈에서는 그것을 다시 뒤집어 권총액션을 능가하는 시원한 격투기를 선사한다. ‘와호장룡’의 SF 버전이라고 할까.
워쇼스키 형제는 이처럼 동서양을 넘나드는 장르의 혼합 속에 다소 현학적인,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철학적 사유까지 버무리는 재간을 발휘해 관객을 즐겁게 한다. 매트릭스라는 가상현실 속에 존재하는 또 다른 가상현실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는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려는 시도 자체가 무의미하다.
이 영화의 감독인 앤디·래리 워쇼스키 형제는 CGI라고 불리는 기법을 통해서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는 데 성공했다. 워쇼스키 형제가 원했던 것은 캐릭터들이 마치 미끄러지듯 자유롭게 공중에 부유하면서 격투를 벌이는 것이었는데 주인공 네오와 앤태거니스트 스미스가 최후의 일전을 벌이는 장면에서 이 기법이 사용됐다. 이후 이 기법은 각종 CF에 차용되면서 유행을 했다. 따라서 4년 만에 속편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화제작의 요건을 갖춘 셈이다. 더욱이 이 작품은, 속편은 전편보다 못하다는 통념을 뒤집고 있어 눈길을 끈다.
통상적으로 속편이라고 하는 것은 본래 기획에는 없었다가 전작의 흥행 성공에 힘입어 약간의 살을 붙여 제작하는 탓에 안정감은 있지만 참신함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게다가 내러티브 전개의 개연성보다는 전편을 능가하는 스펙터클을 보여주는 데 치중하다 보니 이야기의 흥미가 반감되기 일쑤였다.
그런데 워쇼스키 형제는 ‘매트릭스 2’를 그 자체로 완결성을 갖는 독립적 영화가 아니라 3편까지 감상해야만 그 전체적 면모를 파악할 수 있는 중간기착지 같은 영화로 만들었다. 이는 사실 대단한 모험이 아닐 수 없다. 관객들로 하여금 3편을 목 빠지게 기다리게 할 자신이 없으면 실현될 수 없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1편에서 컴퓨터프로그래머로 평범하게 살아가는 앤더슨(키아누 리브스 분)은 어느 날 기관의 요원들에게 체포된다. 컴퓨터 해킹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요원들은 범행을 강력 부인하는 그의 몸에 이상한 벌레를 집어넣는 고문을 자행한다. 그는 악몽을 꾼 것일까? 결국 그가 깨달은 한 가지 진실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현실이 실은 컴퓨터로 프로그래밍된 가상현실일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들은 컴퓨터가 만들어낸 가상세계의 모태(매트릭스) 속 부속물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 매트릭스 너머에는 진짜 현실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누가 우리를 가짜 모태에서 구원해줄 것인가? 단 한 사람, 바로 그(The One)였다. 전편에서는 앤더슨이 구원자 네오라는 사실이 밝혀지기까지의 흥미진진한 과정이 관전 포인트였다면 속편에서는 그가 어떻게 순수 인간들의 세계인 시온을 지킬 것인가 하는 문제가 관전 포인트다. 성서에 나오는 지명 또는 이상향을 노골적으로 차용한 이 시온이라는 곳은 기계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인간의 최후의 보루다. 마침내 컴퓨터의 전면적 통제를 받는 기계제국의 역습이 시작되고, 시온은 풍전등화의 지경에 놓인다.
슈퍼맨을 능가하는 네오의 일대 활약이 이제 막 시작되려는 참이다. 그런데 그 혁명의 열기를 맛보려는 열혈 관객들은 최소 몇 달간은 더 기다려야 할 듯싶다. ‘매트릭스 3 레볼루션’에서야 비로소 그 혁명의 용암이 분출될 것이기 때문.
어쨌든 2편에서는 1편보다 액션 장면이 훨씬 강화됐다. 특히 숱한 차량들이 오가는 고속도로에서의 추격 장면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화려하다. 이른바 ‘17분 액션’은 그 자체만으로도 강렬한 스릴을 맛보게 해준다.
또한 동양식 무협을 완벽하게 할리우드 식으로 소화하고 있다. 첨단무기들의 경연장처럼 여겨지는 SF영화라는 틀에서 벗어나 ‘매트릭스 2’는 오히려 고수들의 내공에 더 의존한다. 네오는 기(氣)를 이용해 빗발치는 총알을 저지하고, 철봉으로 벌떼처럼 달려드는 적들을 날려버린다. 한때 ‘첩혈쌍웅’ 같은 홍콩영화가 무협영화의 정신을 이어받아 쌍권총을 쌍칼처럼 휘두르는 절묘한 액션을 구사했다면 ‘매트릭스’ 시리즈에서는 그것을 다시 뒤집어 권총액션을 능가하는 시원한 격투기를 선사한다. ‘와호장룡’의 SF 버전이라고 할까.
워쇼스키 형제는 이처럼 동서양을 넘나드는 장르의 혼합 속에 다소 현학적인,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철학적 사유까지 버무리는 재간을 발휘해 관객을 즐겁게 한다. 매트릭스라는 가상현실 속에 존재하는 또 다른 가상현실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는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려는 시도 자체가 무의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