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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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구궁’ 100년 만에 대공사하는 까닭

표면상으론 자연 풍화 따른 훼손 보완… 실제론 올림픽 등 이용 國勢 과시 속셈

  • < 소준섭/ 상하이 통신원 > namoo0011@hanmail.net

    입력2004-09-21 14: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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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구궁’ 100년 만에 대공사하는 까닭
    베이징 한복판 톈안문(天安門) 맞은편에 자리잡은 구궁(故宮)이 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까지 6년간 사상 최대의 수리작업에 들어간다.

    구궁은 명나라 영락제 10년에 완성돼 지금까지 590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무려 72만m2에 이르는 구궁은 현존하는 세계의 고대 궁전 중 최대 규모로 보존 상태가 가장 양호하다. 구궁은 궁정 사적과 소장품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종합 국가박물관이자 중국에서 가장 먼저 세계 유적 명단에 올랐다.

    최근 100년 동안 구궁은 대규모 공사를 하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 수리작업은 중화인민공화국 신정부 수립 이래 가장 큰 복원사업이다.

    이번 복원작업은 우선 지면을 원상 회복하는 공사로, 1970년대 구궁을 개방할 당시 흙벽돌과 아스팔트길 위주로 만들었던 지면을 원래 모습인 점토벽돌로 바꾼다. 그리고 아직 개방하지 않은 무영전, 자영전, 수강궁 등을 먼저 정비하며, 오랜 세월에 걸쳐 풍화된 성벽과 정원의 담을 고치고 돌사자와 구리솥 등 동과 돌로 만든 자금성 안의 문물들을 정비할 예정이다. 동시에 소방경보 시설을 정비하고 배수ㆍ전기ㆍ난방 시설을 현대화하는 한편, 진귀한 문물을 좀더 많이 전시할 수 있도록 현대적 시설을 갖춘 새 전시장으로 건설한다.

    국가문물국 고대건축 전문가팀 팀장이자 중국 문물학회장인 뤄저원은 현재의 구궁 형태는 청나라 강희제와 건륭제 이후 큰 변화가 없었으므로 복원작업은 마땅히 강희제와 건륭제 때 모습을 회복하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이번 복원작업은 몇 가지 어려움을 안고 있다.



    기술 낙후·인력 부족이 복원 장애물

    첫째는 재료와 기술적 측면의 어려움이다. 특히 건륭제 때 사용된 안료는수준이 매우 뛰어나 몇 십년이 흘러도 색이 변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런 안료를 찾기 어려워 건물 채색을 원상 회복하기가 어렵다. 또 구궁에 사용된 유리기와와 유약 바른 표면의 많은 부분이 훼손돼 수리해야 하는데, 현재 생산되는 유리기와 중에는 품질이 우수한 것이 매우 적다.

    둘째는 인력 부족 문제. 구궁 복원작업은 엄청난 공정으로 전문가 집단뿐만 아니라 전통공예에 대한 이해와 풍부한 경험을 갖춘 기술자들의 지도가 반드시 필요한데 문화재 보호 계통의 경험을 갖춘 기술 인재가 턱없이 부족한 것. 그럼에도 중국 정부가 대대적으로 구궁 복원사업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구궁의 역사가 오래돼 대규모 복원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수백년에 걸친 자연 풍화와 인위적 훼손으로 구궁은 대부분이 낡고 크게 훼손된 상태다. 특히 한백옥(허베이성에서 나는 아름다운 흰 돌로 예부터 궁전 장식에 사용됨)으로 만든 난간과 일부 목재 부분은 풍화 정도가 심각하다. 또 건축물을 칠한 적지 않은 부분의 채색이 심하게 바랜 데다 박리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또 하나의 복원 이유는 현재의 구궁이 세계 유적으로서 그 본래 가치를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 구궁 박물관이 소장한 진귀한 물품은 93만종인 데 비해 전시 공간과 보존 환경은 협소하고 열악하다. 따라서 전시품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아 관람객들에게 중국 문물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구궁 복원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구궁 복원사업을 통해 현재 세계로 일취월장하는 중국의 국세를 과시하려는 의도에서다. 더욱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전에 구궁을 복원해 찬란한 문화를 가진 중국의 풍모를 세계에 자랑하려는 야심찬 계획에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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