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세상사에서도 땅은 의연하다. 봄에는 가뭄, 여름에는 홍수로 사람들은 한바탕 난리굿을 피웠지만 땅은 그동안 소란을 비웃듯 풍성한 곡식으로 여물었다. 소를 닮은 표정의 농부는 소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갈 길을 제촉하고 어린 동생을 들쳐 업은 엄마옆에서 꼬마는 나들이에 신난다.
증오의 불길이 수천 목숨을 앗아가고 복수의 칼날을 날카롭게 벼리는 세상. 욕망과 미움은 브레이크 없이 점점 더 가속도를 내며 달리지만, 평화로운 가을 들녘은 왜 그토록 어리석게 사느냐고 묻는 듯하다. 조금이라도 저 땅의 의연함을 배울 수 있는 한가위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증오의 불길이 수천 목숨을 앗아가고 복수의 칼날을 날카롭게 벼리는 세상. 욕망과 미움은 브레이크 없이 점점 더 가속도를 내며 달리지만, 평화로운 가을 들녘은 왜 그토록 어리석게 사느냐고 묻는 듯하다. 조금이라도 저 땅의 의연함을 배울 수 있는 한가위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