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여 공동후보론’이 하한 정국의 핵심 이슈로 등장했다. 지난 8월1일 민국당 김윤환 대표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에 맞서 승리하려면 3당이 공동으로 후보를 추대하고 합당해야 한다”고 3여합당 및 공동후보 추대론을 들고 나왔을 때만 해도 김대표 지론의 반복쯤으로 치부됐던 이 사안이 민주당과 자민련의 고위 당직자들이 줄줄이 비슷한 얘기를 꺼냄으로써 상당한 무게가 실려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우선 자민련 김종호 총재권한대행이 10일 “3당합당 및 공동후보는 정석이다”며 마치 기다렸다는 듯 치고 나왔다. 민주당 박상규 사무총장도 “3당이 각자 후보를 내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단언했다.
이에 앞서 6일에는 민주당에서 자민련으로 당적을 옮긴 장재식 산업자원부 장관이 “나는 개인적으로 합당을 전제로 당을 옮겼다”고 말해 민주당과 자민련 사이에 합당에 관한 긴밀한 검토를 이미 진행했었음을 시사했다. 3여의 합당은 곧 정계개편으로 이어지고, 대선구도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수밖에 없다. 범여 3당이 노리는 것도 이같은 판 흔들기를 통한 새로운 질서 창출로 요약된다.
범여 3당이 물밑에서 논의하는 합당은 곧 신당 창당을 의미한다. 기존의 패러다임으로는 국민의 지지를 끌어낼 수 없다는 게 여권 내 합당 및 신당 창당파들의 한결같은 인식이다. 따라서 신당 창당은 21세기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으로 볼 수 있다. 새 여당은 현직대통령인 DJ의 색채를 ‘가능한 많이’ 탈색한 정당이 될 것이란 얘기다.
민국당 김대표는 “김대중 정권의 아류로 평가 받아서는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며 완전히 다른 색깔의 신당 창당을 구상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물론 그렇다고 김대통령이나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를 완전히 내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신당은 보수와 진보가 조화를 이루는 것을 정당의 이념적 지표로 설정하되, 3김씨가 외곽에서 일정 부분 지원하는 역할과 시스템을 상정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3당합당 및 공동후보론은 여권 핵심인사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논의되었을까. 3여 공동후보론 이데올로그로 볼 수 있는 김윤환 대표는 그동안 민주당 및 자민련의 수뇌부와 직간접 채널로 이 문제를 깊이있게 논의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7월29일 김대표는 권노갑 전 최고위원을 비롯한 몇몇 여권 인사들과 서울 근교에서 골프를 하며 합당론의 총론과 각론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전에는 청와대 박지원 정책기획수석과 회동했다. ‘허주구상’이 김대통령에게 전달되었을 개연성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김대표는 7월30일에도 여권 인사들과 골프를 하며 8월1일 던질 화두를 마지막으로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상단계라 하더라도 여권 인사들의 물밑 접촉이 그동안 상당히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곧 합당이나 공동후보에 대한 의견을 상당 부분 좁힌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권 핵심부에서 흘러 나오는 합당 시나리오에 따르면 합당 주체는 민주당과 자민련, 그리고 민국당에 국한하지 않는다. 한나라당의 일부 이탈세력이 ‘+α’로 등장하는 것. 여권의 한 인사는 “+α를 가볍게 보지 말라”고 말한다. 김대표의 한 측근은 “한나라당 인사들 가운데 범여 3당의 합당에 대해 관심과 기대를 표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한다.
3여 내부에서 현재 거론되는 일정표에 따르면 합당 및 신당 창당의 D-데이는 이르면 내년 1월, 늦어도 2월 안이다. 3월에는 대선 후보를 뽑는 일정이 잡혀 있다. 이 후보는 내년 5월이나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며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신당의 총재는 JP가 맡을 공산이 크다. 민주당 인사 가운데는 “합당하면 JP에게 총재는 줄 수 있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김윤환 대표도 “JP가 순리 아닌가”라고 말한다. 합당 및 신당 창당 구상은 총론에 해당하는 여기까지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여권 핵심인사들은 그동안 수차례 회동을 통해 총론에 대한 의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민국당의 한 관계자는 “큰 그림에서는 서로 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각론에 들어가면 곳곳에서 첨예한 대립양상이 불거진다. 당장 합당의 시점과 누구를 공동후보로 내세울지에 대한 각 당 수뇌부의 생각이 너무나 판이하다. 후보 선출 시기 및 방법도 최대 갈등 요인으로 남아 있다. 3당 수뇌부가 후보를 뽑아놓고 합당할 것인가, 아니면 합당 후에 뽑을 것인가, 또 그 후보는 추대할 것인가, 아니면 경선으로 뽑을 것인가 등등 쉽게 결론낼 수 없는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특히 통합 후보를 누구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각 정파의 첨예한 대립이 불 보듯 뻔하다. 벌써 그런 조짐은 여기저기서 불거졌다. 당장 자민련은 JP로의 단일후보를 주장한다. 김종호 대행은 “범여 3당이 JP를 단일후보로 밀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노골적으로 JP 대망론을 부추긴다. 그러나 김윤환대표는 자민련의 이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듯하다.
그는 당선을 위한 후보의 경쟁력을 강조하며 영남 후보론을 주창한다. 다른 지역보다 유권자 수가 많은 영남정서를 포용하기 위해서는 영남 후보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 민주당은 일단 침묵으로 일관한다. 그러나 자민련과 민국당의 요구를 수용할 생각도 없어 보인다. 게다가 이에 대한 3김씨의 의중이 어떤지 아직은 오리무중이다.
후보를 누구로 할 것인가라는 점 못지않게 갈등 요인으로 대두되는 것은 후보 선정방법이다. 현재는 추대론과 경선론이 첨예하게 맞서 있다. 지분이 적은 자민련측은 ‘추대’에 무게를 둔다. 김종호 대행은 예의 JP 대망론에 입각해 JP로의 추대를 강조한다. 민국당 김대표도 추대해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반면 민주당은 자유경선 등 ‘룰’을 공정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 강하다. 박상규 총장은 “여론조사로 경쟁력을 검증한 후보들이 경선해야 한다”며 ‘제한경선론’을 제기했다.
결론적으로 3당합당과 공동후보론은 이런 첨예한 쟁점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풀어내는지가 관건이다. 이를 매끄럽게 풀지 못할 경우 3당합당은 오히려 내부 혼란을 조장해 ‘반창(反昌) 연대’가 허물어지면서 역정계개편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 3당 수뇌부만의 합의로 기존의 대선구도가 뒤바뀔 경우 여권 내 주자들의 극심한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1999년 7월 ‘DJP+α’ 신당
창당을 DJP가 합의하고도 무산된 적이 있는데 바로 이런 문제 때문이었다”며 3당합당이 실제 달성되기까지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3당 수뇌부가 과연 이 난관을 어떤 ‘묘수’로 헤쳐 나갈지 궁금하다.
우선 자민련 김종호 총재권한대행이 10일 “3당합당 및 공동후보는 정석이다”며 마치 기다렸다는 듯 치고 나왔다. 민주당 박상규 사무총장도 “3당이 각자 후보를 내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단언했다.
이에 앞서 6일에는 민주당에서 자민련으로 당적을 옮긴 장재식 산업자원부 장관이 “나는 개인적으로 합당을 전제로 당을 옮겼다”고 말해 민주당과 자민련 사이에 합당에 관한 긴밀한 검토를 이미 진행했었음을 시사했다. 3여의 합당은 곧 정계개편으로 이어지고, 대선구도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수밖에 없다. 범여 3당이 노리는 것도 이같은 판 흔들기를 통한 새로운 질서 창출로 요약된다.
범여 3당이 물밑에서 논의하는 합당은 곧 신당 창당을 의미한다. 기존의 패러다임으로는 국민의 지지를 끌어낼 수 없다는 게 여권 내 합당 및 신당 창당파들의 한결같은 인식이다. 따라서 신당 창당은 21세기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으로 볼 수 있다. 새 여당은 현직대통령인 DJ의 색채를 ‘가능한 많이’ 탈색한 정당이 될 것이란 얘기다.
민국당 김대표는 “김대중 정권의 아류로 평가 받아서는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며 완전히 다른 색깔의 신당 창당을 구상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물론 그렇다고 김대통령이나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를 완전히 내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신당은 보수와 진보가 조화를 이루는 것을 정당의 이념적 지표로 설정하되, 3김씨가 외곽에서 일정 부분 지원하는 역할과 시스템을 상정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3당합당 및 공동후보론은 여권 핵심인사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논의되었을까. 3여 공동후보론 이데올로그로 볼 수 있는 김윤환 대표는 그동안 민주당 및 자민련의 수뇌부와 직간접 채널로 이 문제를 깊이있게 논의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7월29일 김대표는 권노갑 전 최고위원을 비롯한 몇몇 여권 인사들과 서울 근교에서 골프를 하며 합당론의 총론과 각론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전에는 청와대 박지원 정책기획수석과 회동했다. ‘허주구상’이 김대통령에게 전달되었을 개연성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김대표는 7월30일에도 여권 인사들과 골프를 하며 8월1일 던질 화두를 마지막으로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상단계라 하더라도 여권 인사들의 물밑 접촉이 그동안 상당히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곧 합당이나 공동후보에 대한 의견을 상당 부분 좁힌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권 핵심부에서 흘러 나오는 합당 시나리오에 따르면 합당 주체는 민주당과 자민련, 그리고 민국당에 국한하지 않는다. 한나라당의 일부 이탈세력이 ‘+α’로 등장하는 것. 여권의 한 인사는 “+α를 가볍게 보지 말라”고 말한다. 김대표의 한 측근은 “한나라당 인사들 가운데 범여 3당의 합당에 대해 관심과 기대를 표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한다.
3여 내부에서 현재 거론되는 일정표에 따르면 합당 및 신당 창당의 D-데이는 이르면 내년 1월, 늦어도 2월 안이다. 3월에는 대선 후보를 뽑는 일정이 잡혀 있다. 이 후보는 내년 5월이나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며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신당의 총재는 JP가 맡을 공산이 크다. 민주당 인사 가운데는 “합당하면 JP에게 총재는 줄 수 있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김윤환 대표도 “JP가 순리 아닌가”라고 말한다. 합당 및 신당 창당 구상은 총론에 해당하는 여기까지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여권 핵심인사들은 그동안 수차례 회동을 통해 총론에 대한 의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민국당의 한 관계자는 “큰 그림에서는 서로 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각론에 들어가면 곳곳에서 첨예한 대립양상이 불거진다. 당장 합당의 시점과 누구를 공동후보로 내세울지에 대한 각 당 수뇌부의 생각이 너무나 판이하다. 후보 선출 시기 및 방법도 최대 갈등 요인으로 남아 있다. 3당 수뇌부가 후보를 뽑아놓고 합당할 것인가, 아니면 합당 후에 뽑을 것인가, 또 그 후보는 추대할 것인가, 아니면 경선으로 뽑을 것인가 등등 쉽게 결론낼 수 없는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특히 통합 후보를 누구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각 정파의 첨예한 대립이 불 보듯 뻔하다. 벌써 그런 조짐은 여기저기서 불거졌다. 당장 자민련은 JP로의 단일후보를 주장한다. 김종호 대행은 “범여 3당이 JP를 단일후보로 밀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노골적으로 JP 대망론을 부추긴다. 그러나 김윤환대표는 자민련의 이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듯하다.
그는 당선을 위한 후보의 경쟁력을 강조하며 영남 후보론을 주창한다. 다른 지역보다 유권자 수가 많은 영남정서를 포용하기 위해서는 영남 후보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 민주당은 일단 침묵으로 일관한다. 그러나 자민련과 민국당의 요구를 수용할 생각도 없어 보인다. 게다가 이에 대한 3김씨의 의중이 어떤지 아직은 오리무중이다.
후보를 누구로 할 것인가라는 점 못지않게 갈등 요인으로 대두되는 것은 후보 선정방법이다. 현재는 추대론과 경선론이 첨예하게 맞서 있다. 지분이 적은 자민련측은 ‘추대’에 무게를 둔다. 김종호 대행은 예의 JP 대망론에 입각해 JP로의 추대를 강조한다. 민국당 김대표도 추대해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반면 민주당은 자유경선 등 ‘룰’을 공정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 강하다. 박상규 총장은 “여론조사로 경쟁력을 검증한 후보들이 경선해야 한다”며 ‘제한경선론’을 제기했다.
결론적으로 3당합당과 공동후보론은 이런 첨예한 쟁점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풀어내는지가 관건이다. 이를 매끄럽게 풀지 못할 경우 3당합당은 오히려 내부 혼란을 조장해 ‘반창(反昌) 연대’가 허물어지면서 역정계개편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 3당 수뇌부만의 합의로 기존의 대선구도가 뒤바뀔 경우 여권 내 주자들의 극심한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1999년 7월 ‘DJP+α’ 신당
창당을 DJP가 합의하고도 무산된 적이 있는데 바로 이런 문제 때문이었다”며 3당합당이 실제 달성되기까지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3당 수뇌부가 과연 이 난관을 어떤 ‘묘수’로 헤쳐 나갈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