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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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女心

  • 김아란/ 27·전북 익산시 황등면

    입력2005-02-21 15: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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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리는 女心
    스무살에 시집와 2년 만에 친정나들이를 한 어머니(서경희·48, 오른쪽)가 1974년 2월, 곰소선착장에서 이모와 함께 바다로 나간 이모부 배를 기다리며 찍은 사진이다.

    어머니의 배가 조금 불러보이는 건 그 속에 내가 있기 때문이다. 전북 김제에서 익산으로 시집오신 어머니는 당시만 해도 교통이 불편해 친정을 자주 찾지 못하다가 임신하고 나서 처음으로 언니네가 있는 곰소로 나들이를 하셨단다.

    지금은 젓갈로 유명한 곰소지만 당시에는 배로 고기를 잡아 식당을 하는 집이 많았는데 이모 댁도 그중 하나였다.

    이모와 어머니는 사진에 찍히는 줄 몰랐는지 엉뚱한 곳을 바라보고 있는데 사진 속 꼬마는 사진사를 의식했는지 카메라를 쳐다보고 있다. 그 귀여운 꼬마는 이모 딸로 어느덧 서른 중반을 넘어 세 아이를 둔 펑퍼짐한 아줌마로 변했고, 생머리를 날리며 멋쟁이 손지갑을 옆에 끼고 있는 어머니도 이제 흰머리가 성성하고 돋보기를 사용할 연세가 되셨다.

    항상 젊으신 줄만 알았던 부모님이 그렇게 변하셨다니 코끝이 찡해진다. 건강하실 때 잘해 드려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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