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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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만의 잔치 이제 그만”

  • 입력2006-05-04 10: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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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보들만의 잔치 이제 그만”
    “선거법의 정신은 후보자의 모든 이력을 유권자들이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공직선거 관련 규칙’의 취지는 비록 사면복권된 사안이라도 공개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후보자의 입장에서야 사면복권됐기 때문에 과거의 전력이 실효돼 출마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공개되면 부담스럽겠지만, 공인은 사생활이라 할지라도 국민에게 공개해 국민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3월28일 16대 총선 후보등록이 본격화하면서 총선정국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후보자들의 병역 납세실적이 인터넷상에 전면 공개되면서 이를 둘러싼 후보자들간 공방이 불꽃 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면됐거나 형실효 정지된 금고 이상의 전과기록까지 공개하겠다는 선관위의 방침으로 각 후보들은 대응방침을 놓고 ‘잠 못이루는 밤’을 지새고 있다.

    총선 정국의 한복판에 서서 연일 선거관리 전반을 지휘하고 있는 책임자는 이용훈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이위원장은 특히 조회상 나타나지 않는 전과기록까지 공개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선거문화를 한 차원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소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선거법의 정신은 후보자의 모든 이력을 유권자들이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공직선거 관련 규칙’의 취지는 비록 사면복권된 사안이라도 공개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후보자의 입장에서야 사면복권됐기 때문에 과거의 전력이 실효돼 출마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공개되면 부담스럽겠지만, 공인은 사생활이라 할지라도 국민에게 공개해 국민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3월27일 16대 총선에 임하는 담화문을 발표한 뒤 이위원장은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소회를 피력했다. ‘때 아닌’ 날벼락을 맞은 격으로 해당 후보진영은 미리 선수를 치고 나가기도 하고 또다른 후보들은 예상되는 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선관위의 ‘강경한’ 입장에 전과 조회의 부담을 떠안은 법무부도 고심 끝에 선관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후보들만의 잔치’로 얼룩진 선거문화가 유권자들 중심의 심판대로 옮겨지고 있는 진일보한 결정이라는 게 이를 지켜본 대다수 국민의 평가다. 이위원장의 칼날은 선거제도 전반에 대한 정치권의 ‘철밥 관행’에도 맞춰졌다. 그는 3월18일 한국 공법학회 초청 세미나 축사를 통해 선거운동의 ‘기회 불균등’을 집중 거론했다. “현역 의원들은 선거일 전까지 의정보고회를 수없이 개최하면서 자신을 알릴 수 있는데도 정치신인들은 이같은 길이 철저히 봉쇄돼 있습니다.” 총선후 이런 불균등 조항을 개선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 의견을 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피력했다.

    42년 전남 보성 출생. 광주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거쳐 15회 사법고시에 합격한 이위원장은 대전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법조계의 외길을 걷기 시작했다. 94년 법조계의 ‘꽃’인 대법관에 오른 이위원장은 법조계에서 민사법계의 권위자. 특히 법원내 독일유학파의 선구자로서 현재도 대법원에 설치된 ‘비교법실무연구위원회’ 회장을 맡고 있는 학구파 법관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윤관대법원장 취임 초기에 법원행정처 차장을 맡아 사법제도발전위원회의 주무 위원을 맡는 등 사법개혁의 중추역할을 맡기도 했다. 고은숙여사(56)와의 사이에 2남1녀를 두고 있으며 취미인 테니스도 수준급이라는 평.

    선거철만 되면 혼탁해지는 현 선거 풍토에 비춰 그의 양 어깨에 메인 부담도 작지 않은 듯하다. “현재 각 정당과 우리나라의 현실 정치수준을 감안할 때 각 정당의 정책이 대동소이해 정책대결을 통해 후보자를 가릴 수 있는 형편이 안됩니다. 따라서 누가 의원이 될 자질을 갖췄는지를 판가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지는 것입니다.”

    중앙선관위의의 강력한 의지가 16대 총선문화의 도약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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