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은 이번 4·13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충청권을 석권할 수 있을까. 또 이인제 민주당선대위원장의 충청권 공격 전략은 충청권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충청권에서 어느 정도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까 ….
총선을 앞두고 충청권과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화두들은 대략 이런 것들이다.
특히 이인제위원장의 충남 논산-금산지역 출마를 통한 충청권 정면돌파 전략은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JP)와의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고, 이에 따라 충청권 민심 또한 급격한 기류변화를 겪을 것으로 ] 전망된다.
이인제 ‘지역거점 확보’ 깃발 꽂기
현장에서 보는 충청권 민심은 과거와는 달라진 느낌이었다. “자민련의 석권은 힘들고, 골고루 나눠먹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또 선거 후반으로 갈수록 지역감정이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었다.
총선을 2개월 앞둔 2월 현재 충청권 판세는 대전 충북은 3당이 각축을 벌이는 상태, 충남은 자민련의 우세로 정리할 수 있다. 충청권 차세대 주자를 노리는 민주당 이인제위원장측에서는 ‘선거 이후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태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할 수는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듯했다.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됐을 경우 정계개편 등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향후 대권구도를 염두에 두고 지역거점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도 그가 충청권에 깃발을 꽂으려 하는 이유다.
‘JP 아성’을 깨려는 이위원장의 전략은 ‘스윙(Swing)전략’으로 요약된다. 이위원장 주변 인사들이 그렇게 부르고 있다. 한마디로 호남-충청-강원으로 이어지는 벨트를 구축해야 한다는 논리다. 지도상으로 볼 때 ‘S’자 형태, 여기에 바람몰이 의미를 덧붙여 ‘스윙’이라는 말이 나왔다.
‘스윙전략’의 핵심은 두 가지다. 우선 영남에서 올라오는 한나라당의 기세를 이 벨트 구축을 통해 꺾는다는 것. 다른 하나는 수도권 승리를 위해서도 이 벨트를 통한 바람몰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전략은 “이위원장이 지역구에 출마해 바람몰이의 주역이 돼야 한다”는 논리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민주당과 자민련의 합당이 이루어지지 않고 ‘1인 2표제’가 무산됨으로써 이위원장의 출마는 더욱 순풍을 타고 있다. 이위원장측은 ‘스윙전략’을 통해 ‘충청권 분할’을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충청권에서 일부 의석을 획득함으로써 자민련 아성을 허물 수 있다는 것. 이위원장의 한 측근은 “충청권에서 바람을 일으켜 수도권으로 확산시켜야 수도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JP와 이위원장의 한판 승부를 바라보는 충청권의 민심은 어떤 것일까. 이위원장의 고향인 논산은 벌써 뜨거운 논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논산 중심가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고 있는 50대 주민은 “이인제가 나오면 말할 것도 없이 당선된다. JP의 영향력이 과거 같지 않다”고 단언했다. “고향이니 이인제가 인기도 있고, 새로운 사람에 대한 기대도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이 그런 말들을 많이 한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는 전자제품 대리점을 하는 한 주민에게서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총선 때처럼 자민련이 충남을 석권하기는 힘들 것이다. JP가 지역발전에 큰 기여를 한 것도 아니고, 나이도 있으니…. 이인제가 나온다면 당선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논산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만난 60대 택시 운전사는 한술 더 떴다. “DJ가 밀어주면 이인제가 대통령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DJ가 호남 출신을 후계자로 내세우면 그는 대통령이 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인제를 내세우면 호남에서는 당연히 밀 것 아니냐. 고향인 충청에서도 밀 것이고 경기도 지사를 했으니 거기서도 표를 얻을 것 아니냐. 지난 대선 때 영남에서도 반응이 괜찮았다.” 그는 “이인제가 여기에서 출마하면 된다. 고향 사람이고 똑똑하니 밀어줄 것이다. 노모도 여기 살고 있고 그의 형도 논산에서 양복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목소리도 있었다. 논산 시내에서 스포츠용품 대리점을 하고 있는 한 주민은 “나는 이인제와 같은 면 출신이고 중학교 선배”라며 말을 열었다. “그가 신한국당 경선에 나왔을 때만 해도 꼭 1등을 하기를 기원했다. 그런데 경선에 불복해 뛰쳐나가는 것을 보고 밥맛이 없어졌다. 지금은 그를 지지하지 않는다. 무슨 말을 해도 그는 민주주의 원칙을 저버린 사람이다. 시골 사람들도 알 것은 다 안다” 고 말했다.
논산-금산 지역은 충남의 정치 중심지인 대전과 맞닿아 있다. 민주당 후보로 대전 유성에 출사표를 던진 송석찬 전유성구청장은 누구보다도 ‘이인제 바람’을 기대하고 있는 사람이다. 송전구청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유일하게 국민회의 간판으로 이 지역에서 당선됐을 정도로 탄탄한 기역기반을 갖고 있어 기대를 받고 있는 인물. 그는 “이인제가 충청권을 대표해 치고 나오면 새로운 변수가 생길 것”이라며 “이인제 바람이 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민련측 인사들의 시각은 판이하게 달랐다. 자민련 대전시지부 한 관계자는 “이인제씨가 논산에 출마한다고 해도 충청권 선거에 별 영향을 끼칠 수 없을 것이다. 지난 번 시민단체의 발표 이후 자민련 바람이 불고 있다. 수백여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내각제 강령 등을 삭제해 공조 약속을 깬 것이 DJ라는 얘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충청권에서 자민련 바람이 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전 중구 서대전역 부근에서 만난 한 30대 공무원은 “당이 무슨 필요가 있나. 이번 선거에서 지역감정은 없어져야 한다. 인물을 보고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도 “아직까지는 충청도에서 인물 하면 그래도 JP 아니냐. 이인제도 인기가 있지만 막판에 지역바람이 불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10년 이상 택시운전을 해왔다는 60대의 한 시민은 복잡한 충청도민들의 정서를 이렇게 표현했다. “솔직히 말해 JP가 밀어서 DJ가 대통령 된 것 아니냐. 승객들 말이 ‘또 차였다. 불쌍하다’고들 한다. 그러나 그런 말들이 자민련에 대한 지지로 바로 연결될 것 같지는 않다. 이번 선거에서 JP 바람은 불지 않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세 당이 서로 갈라먹을 것 같다. JP는 인물은 인물인데 쓸 만한 부하가 없다.”
대전 시내에서 만난 또다른 택시 운전사는 “승객들이 JP 욕을 많이 한다. DJ와 (공조)해서 소득이 없었다는 것이다. 대전에 있는 어지간한 기업들은 다 죽었다. 자민련에 대한 지지가 과거 같지 않을 것 같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잖아도 김용환의원이 이끄는 한국신당에 내심 골머리를 앓고 있던 JP는 이위원장의 대찬 도전을 애써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신 보수화와 차별화라는 기치를 들고 큰 판으로 승부를 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지난 10일 충남 예산에서 열렸던 지구당창당대회는 이를 잘 보여준다. 이한동총재대행은 “나라 지키고 구해낸 것은 보수세력이고 보수세력의 본류는 자민련”이라며 열변을 토했다.
자민련 일각에서는 “JP가 충청지역에 출마해 상대의 기세를 꺾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충청지역 정가 사정에 정통한 지역신문의 한 중견언론인은 “JP에 대한 신뢰가 많이 무너졌다. 음모론이 생각보다 잘 먹히지 않는 분위기다. 총리로 있을 때는 가만히 있더니 선거 앞두고 저런다며 냉소적으로 보고 있다. 이번 총선은 충청권을 각 당이 분할했던 14대 선거와 같은 구도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총선을 앞두고 충청권과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화두들은 대략 이런 것들이다.
특히 이인제위원장의 충남 논산-금산지역 출마를 통한 충청권 정면돌파 전략은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JP)와의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고, 이에 따라 충청권 민심 또한 급격한 기류변화를 겪을 것으로 ] 전망된다.
이인제 ‘지역거점 확보’ 깃발 꽂기
현장에서 보는 충청권 민심은 과거와는 달라진 느낌이었다. “자민련의 석권은 힘들고, 골고루 나눠먹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또 선거 후반으로 갈수록 지역감정이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었다.
총선을 2개월 앞둔 2월 현재 충청권 판세는 대전 충북은 3당이 각축을 벌이는 상태, 충남은 자민련의 우세로 정리할 수 있다. 충청권 차세대 주자를 노리는 민주당 이인제위원장측에서는 ‘선거 이후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태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할 수는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듯했다.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됐을 경우 정계개편 등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향후 대권구도를 염두에 두고 지역거점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도 그가 충청권에 깃발을 꽂으려 하는 이유다.
‘JP 아성’을 깨려는 이위원장의 전략은 ‘스윙(Swing)전략’으로 요약된다. 이위원장 주변 인사들이 그렇게 부르고 있다. 한마디로 호남-충청-강원으로 이어지는 벨트를 구축해야 한다는 논리다. 지도상으로 볼 때 ‘S’자 형태, 여기에 바람몰이 의미를 덧붙여 ‘스윙’이라는 말이 나왔다.
‘스윙전략’의 핵심은 두 가지다. 우선 영남에서 올라오는 한나라당의 기세를 이 벨트 구축을 통해 꺾는다는 것. 다른 하나는 수도권 승리를 위해서도 이 벨트를 통한 바람몰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전략은 “이위원장이 지역구에 출마해 바람몰이의 주역이 돼야 한다”는 논리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민주당과 자민련의 합당이 이루어지지 않고 ‘1인 2표제’가 무산됨으로써 이위원장의 출마는 더욱 순풍을 타고 있다. 이위원장측은 ‘스윙전략’을 통해 ‘충청권 분할’을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충청권에서 일부 의석을 획득함으로써 자민련 아성을 허물 수 있다는 것. 이위원장의 한 측근은 “충청권에서 바람을 일으켜 수도권으로 확산시켜야 수도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JP와 이위원장의 한판 승부를 바라보는 충청권의 민심은 어떤 것일까. 이위원장의 고향인 논산은 벌써 뜨거운 논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논산 중심가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고 있는 50대 주민은 “이인제가 나오면 말할 것도 없이 당선된다. JP의 영향력이 과거 같지 않다”고 단언했다. “고향이니 이인제가 인기도 있고, 새로운 사람에 대한 기대도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이 그런 말들을 많이 한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는 전자제품 대리점을 하는 한 주민에게서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총선 때처럼 자민련이 충남을 석권하기는 힘들 것이다. JP가 지역발전에 큰 기여를 한 것도 아니고, 나이도 있으니…. 이인제가 나온다면 당선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논산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만난 60대 택시 운전사는 한술 더 떴다. “DJ가 밀어주면 이인제가 대통령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DJ가 호남 출신을 후계자로 내세우면 그는 대통령이 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인제를 내세우면 호남에서는 당연히 밀 것 아니냐. 고향인 충청에서도 밀 것이고 경기도 지사를 했으니 거기서도 표를 얻을 것 아니냐. 지난 대선 때 영남에서도 반응이 괜찮았다.” 그는 “이인제가 여기에서 출마하면 된다. 고향 사람이고 똑똑하니 밀어줄 것이다. 노모도 여기 살고 있고 그의 형도 논산에서 양복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목소리도 있었다. 논산 시내에서 스포츠용품 대리점을 하고 있는 한 주민은 “나는 이인제와 같은 면 출신이고 중학교 선배”라며 말을 열었다. “그가 신한국당 경선에 나왔을 때만 해도 꼭 1등을 하기를 기원했다. 그런데 경선에 불복해 뛰쳐나가는 것을 보고 밥맛이 없어졌다. 지금은 그를 지지하지 않는다. 무슨 말을 해도 그는 민주주의 원칙을 저버린 사람이다. 시골 사람들도 알 것은 다 안다” 고 말했다.
논산-금산 지역은 충남의 정치 중심지인 대전과 맞닿아 있다. 민주당 후보로 대전 유성에 출사표를 던진 송석찬 전유성구청장은 누구보다도 ‘이인제 바람’을 기대하고 있는 사람이다. 송전구청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유일하게 국민회의 간판으로 이 지역에서 당선됐을 정도로 탄탄한 기역기반을 갖고 있어 기대를 받고 있는 인물. 그는 “이인제가 충청권을 대표해 치고 나오면 새로운 변수가 생길 것”이라며 “이인제 바람이 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민련측 인사들의 시각은 판이하게 달랐다. 자민련 대전시지부 한 관계자는 “이인제씨가 논산에 출마한다고 해도 충청권 선거에 별 영향을 끼칠 수 없을 것이다. 지난 번 시민단체의 발표 이후 자민련 바람이 불고 있다. 수백여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내각제 강령 등을 삭제해 공조 약속을 깬 것이 DJ라는 얘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충청권에서 자민련 바람이 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전 중구 서대전역 부근에서 만난 한 30대 공무원은 “당이 무슨 필요가 있나. 이번 선거에서 지역감정은 없어져야 한다. 인물을 보고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도 “아직까지는 충청도에서 인물 하면 그래도 JP 아니냐. 이인제도 인기가 있지만 막판에 지역바람이 불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10년 이상 택시운전을 해왔다는 60대의 한 시민은 복잡한 충청도민들의 정서를 이렇게 표현했다. “솔직히 말해 JP가 밀어서 DJ가 대통령 된 것 아니냐. 승객들 말이 ‘또 차였다. 불쌍하다’고들 한다. 그러나 그런 말들이 자민련에 대한 지지로 바로 연결될 것 같지는 않다. 이번 선거에서 JP 바람은 불지 않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세 당이 서로 갈라먹을 것 같다. JP는 인물은 인물인데 쓸 만한 부하가 없다.”
대전 시내에서 만난 또다른 택시 운전사는 “승객들이 JP 욕을 많이 한다. DJ와 (공조)해서 소득이 없었다는 것이다. 대전에 있는 어지간한 기업들은 다 죽었다. 자민련에 대한 지지가 과거 같지 않을 것 같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잖아도 김용환의원이 이끄는 한국신당에 내심 골머리를 앓고 있던 JP는 이위원장의 대찬 도전을 애써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신 보수화와 차별화라는 기치를 들고 큰 판으로 승부를 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지난 10일 충남 예산에서 열렸던 지구당창당대회는 이를 잘 보여준다. 이한동총재대행은 “나라 지키고 구해낸 것은 보수세력이고 보수세력의 본류는 자민련”이라며 열변을 토했다.
자민련 일각에서는 “JP가 충청지역에 출마해 상대의 기세를 꺾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충청지역 정가 사정에 정통한 지역신문의 한 중견언론인은 “JP에 대한 신뢰가 많이 무너졌다. 음모론이 생각보다 잘 먹히지 않는 분위기다. 총리로 있을 때는 가만히 있더니 선거 앞두고 저런다며 냉소적으로 보고 있다. 이번 총선은 충청권을 각 당이 분할했던 14대 선거와 같은 구도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