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은 ‘음반’(Disc)이 첫선을 보인지 100년째 되는 해다. 이후 노래가 녹음을 통해 보존됨으로써 순간의 예술이었던 음악은 작곡에서 유통까지 모든 점에서 변화를 겪었다. 또한 역사적-공간적으로 다양한 모든 음악이 만날 수 있게 되면서 빠르게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냈다.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 음악평론가들은 디스크의 시대였던 20세기를 회고하면서 50편의 앨범을 선정했다. 평론가들은 특히 그 중 25개를 20세기의 ‘기념비적 앨범’으로 추천했다. 편집자
■ ‘The Greatest Tenor in the World’ (1902~20), 엔리코 카루소
20세기 초의 스타 테너 가수와 새로운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만남이 낳은 앨범. 이 앨범을 통해 사람들은 더 이상 음악이 시-공간적으로 제한받는 예술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정력적인 카루소는 호텔방에서 기술적인 난관을 극복해가며 하루에 10면을 녹음했다.
■ ‘ Hot Fives & Sevens’(1925~28), 루이 암스트롱
재즈의 즉흥적 연주와 편곡을 고스란히 담아 녹음기술의 위력을 보여준 앨범이다. 특히 루이 암스트롱이 재즈에서 최초로 주인공으로 솔로연주를 한 앨범이기도 하다. 최초의 스캣 보컬 ‘히비 지비’ 등 수록.
■ ‘Vol.3:The Twenties:From Broadway to Hollywood’ (1926~36), 알 존슨
1920년대 미국에는 백인인데도 얼굴에 검은 칠을 하고 흑인으로 분장한 연예인들이 많았다. 알 존슨도 그들 중 하나였다. 그는 노래하고 웃기면서 드라마틱한 1인극에 능한 가수로 근대 연극과 현대 대중음악의 가운데에 있다. 존슨은 처음으로 영화트랙에 목소리를 담은 가수이기도 하다( ‘재즈 싱어’, 1926).
■ ‘The Bristol Sessions’(1927)
재능있는 음반제작자 랠프 피어에 의해 녹음된 이 음반은 뮤지션을 공개모집해 녹음했다. 이 음반은 꺾어부르는 요들링 창법으로 남부 컨트리 뮤직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 ‘King of Delta Blues Singers’ (1936~37), 로버트 존슨
로버트 존슨은 원래 미시시피 삼각주를 무대로 활동한 많은 블루스 가수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몇곡 안되는 녹음곡들은 잊을 수 없는 강렬함으로 그가 최고의 블루스 가수임을 증명한다. 헛된 사랑, 배신과 복수의 감정이 담겨 마치 저 세상 사람 같은 목소리는 훗날 미국의 로커와 래퍼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Greatest Hits’(1935 ~41), 빌리 홀리데이
증폭기(앰프)는 가수들에게 노래가 대중적으로 들려주는 것일 뿐 아니라 은밀한 비밀이야기가 될 수 있게 해주었다. 빌리는 이런 점에서 마이크에 가장 잘 적응한 가수다. 그녀는 감정의 떨림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를 알았다. 이 음반은 카운트 베시, 레스터 영 같은 명연주자와 함께 녹음한 것으로 매우 우아하다.
■‘OKLAHOMA!’(1943),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캐스트
노래뿐 아니라 줄거리에도 초점을 맞춘 현대적인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오클라호마!’에서 정점을 이룬다. 리처드 로저스와 해머스타인이 작곡한 이 뮤지컬은 사랑과 죽음, 평원에서의 결투를 그렸는데 구어체 가사 덕분에 줄거리 이해가 훨씬 쉬워졌고 노래 그 자체로도 대중적인 사랑을 받게 됐다.
■‘The Blanton-Webster Band’(1940 ~42), 듀크 엘링턴
20세기의 화려한 발명 중 하나인 빅 밴드는 듀크 엘링턴에 의해 음악적 정점에 이른다. 그는 66명의 뮤지션들의 솔로 연주를 협주 안으로 끌어모은다. 멜로디가 진행되는 사이사이에 또다른 멜로디가 나오고 리듬은 스윙에서 빠르게 혹은 느리게 변해간다. 감성적-음악적으로 지혜가 가득 담겨 있으면서도 대담한 음반.
■‘40 Greatest Hits’(1947~53), 행크 윌리엄스
행크 윌리엄스는 내슈빌에서 단 6년 동안 활동했지만 컨트리음악의 원형을 만들어냈고 촌음악이었던 컨트리를 팝음악의 주류로 흡수시킨 가수다. 이후 어떤 음악이 컨트리인지 아닌지 결정하는 기준이 된 것도 윌리엄스의 스타일이다.
■‘The Sun Sessions’(1954), 엘비스 프레슬리
자기 노래를 녹음해 어머니에게 선물할 작정으로 스튜디오에 들렀던 수줍은 시골청년 엘비스가 이곳에서 음악적 종교를 만들어냈다. 이 음반에선 아직 록이 뚜렷하게 나타나진 않는다. 그러나 그의 천재성을 입증해주는 이 음반은 너무나 매력적이다. 컨트리와 블루스를 섞은 프레슬리의 신들린 노래는 가슴을 뒤흔들어놓고도 남는다.
■‘Star Time’(1956~84), 제임스 브라운
제임스 브라운은 가슴을 쥐어뜯는 듯한 리듬 앤드 블루스의 선구자다. 노래말이 없었어도 그는 20세기 의 가장 위대한 음악가 중 한 명이 됐을 것이다. 그의 음악은 그만큼 육감적이고 섹슈얼해서 그 자체로 ‘섹스 머신’(음반수록곡)이다. 록에 비트를 쪼개 만든 현기증나는 리듬에 맞춰 전세계가 춤을 추었다.
■‘Dance Mania’(1957), 티토 푸엔테
티토 푸엔테는 1950년대에 뉴욕에서 맘보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이 앨범은 미국 대중음악이 처음으로 아프로 캐러비안 리듬과 사랑에 빠졌음을 보여준다. 섬세한 재즈 편곡은 열정적이고 우아하며 이후의 살사 혁명을 예고한다.
■‘Sings for Only the Lonely’(1958), 프랭크 시내트라
달콤한 로맨스에 목말라하는 미국 남자들의 신화가 된 앨범. 그의 테크닉은 정상에 올랐지만 그다지 꾸밈없는 목소리는 많은 남자들로 하여금 그와 동일시하게 했다. 넬슨 리들이 이끈 오케스트레이션은 지적인 분위기로 가사를 따라 구름 속을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A Love Supreme’(1965), 존 콜트레인
엄격하고 차분하며 아름다운 소프라노 섹소폰 앨범. 혼란한 60년대의 지표가 될 이 앨범은 고통과 분노, 행복에 대한 갈망을 담고 있다. 그의 연주는 마치 신과 대화하는 것 같다. 존 콜트레인은 난해함과 대중성을 오가 ‘미들맨’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데 이 앨범은 듣기에 쉬운 편은 아니다.
■ ‘Live at the Plugged Nickel’(1965), 마일스 데이비스
기분좋은 날 여느 재즈클럽에서나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앨범이다. 작은 모티브들에 연결된 즉흥적 편곡으로 감흥의 순간들을 느낄 수 있다. 마일스 데이비스와 웨인 쇼터, 허비 행콕, 론 카터 등 쟁쟁한 뮤지션들이 참여했다. 일주일 동안 시카고 클럽에서 라이브 녹음된 것으로 현대 재즈의 교본이다.
■‘Highway 61 Revisited’(1965), 보브 딜런
음유시인 보브 딜런은 한 번에 모든 것을 이야기하려 한 가수다. 도전정신, 성경, 시대적 풍자, 사랑, 유머, 고독…. 포크적 멜로디에 시적인 언어들을 쏟아낸 이 앨범은 록의 영역을 확장하려는 뮤지션들을 자극했다.
■‘Revolver’(1966), 비틀스
록을 하던 비틀스는 이 음반을 경계로 사이키델릭하고 복잡한 경향으로 넘어간다. 스튜디오의 기술적 조작이 음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 것이다. 그래서 클래식과 결합한 ‘엘레노아 릭비’같은 음악이 포함돼 있기도 하다. ‘비틀스’의 네 멤버가 후기의 차원높은 음악을 찾아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비치 보이스’ 같은 미국 밴드들에 큰 영향을 미친 앨범.
■‘I Never Loved a Man the Way I Loved You’(1967), 아레사 프랭클린
아레사 프랭클린은 60년대 인권운동의 상징적 인물로 이 앨범은 ‘솔’(soul)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우주의 힘이 그녀의 목소리를 통해 느껴진다. 고스펠과 재즈, 블루스를 섞은 그녀의 목소리는 여성과 인종의 전형을 거부하고 ‘자유’그 자체를 노래한다.
■‘Are You Experienced?(1967)’, 지미 헨드릭스
지미 헨드릭스는 저항 문화다운 록의 언어로 인종적, 세대적 감성을 표현했다. 전자 기타 연주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로 시작해 헨드릭스와 그 밴드는 대중음악의 기초를 바꿔놓았다. 그는 끊임없이 음악을 혁신했는데 그가 꿈꾼 음악적 패러다임은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미스터리다.
■‘Blue’(1971), 조니 미첼
조니 미첼은 끊임없이 방랑하고 사랑에 빠진 여자였다. 그녀의 노래에는 60년대의 이상이 붕괴된 시대적 상실감이 담겨 있다. 그녀 이후 팝에 자기고백적 분위기를 넣는 전통이 성립했다.
■‘Legend’(1973~80), 보브 말리 앤 더 웨일러스
보브 말리는 20세기 후반세기에 전 세계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미친 음악가다. 말리가 죽은 뒤 나온 이 앨범은 전세계를 하나로 묶은 선언문이며 마리화나와 평화주의, 정신적이고 육체적인 사랑에 대한 모든 인간적 권리를 갈파한다.
■ ‘Ramones’(1976), 레이먼스
레이먼스의 동명 데뷔앨범은 섹스 피스톨스에서 라이어트 걸에 이르는 독립 펑크음악의 선구자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전에 누구도 이처럼 성난 목소리로 실성한 듯 노래한 그룹은 없었다. 핑크 플로이드나 레드 제플린 같은 ‘주류’ 록에 대항하면서 원초적인 록의 정신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Thriller’(1982), 마이클 잭슨
팝의 블록버스터이며 비디오 마케팅을 통해 마이클 잭슨을 성과 종교, 나이와 언어에 상관없이 대중의 우상으로 신격화한 앨범. 펑크와 록, 전자댄스 음악을 매혹적인 리듬으로 혼합해 음악적으로도 기념비가 될 만하다. 공포영화에서 스토커까지 새로운 세상의 공포심이 담겨 있다.
■‘It Takes a Nation of Millions to Hold Us Back’(1988), 퍼블릭 에너미
재즈나 록과 달리 힙합은 새로운 세기에도 진행중인 음악이다. 그리고 힙합과 랩의 중요한 특징은 모두 이 앨범에 담겨 있다. 노이즈, 기계로 분절된 펑크, 선동적인 메시지, 길거리의 분노, 유머 등등. 그들의 음악은 난폭하기 때문이 아니라 매우 정치적이며 음악의 위기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랩이라고 할 수 있다.
■‘Nevermind’(1991), 너바나
록은 때로 자신의 지적 취향을 파괴함으로써 최고의 작품을 내놓는다.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이 좋은 예다. 그는 자신을 공격함으로써(그는 결국 자살했다) 힘을 얻었다. 90년대 초 미국 젊은이들의 분노를 담은 이 앨범은 90년대에 죽어가던 언더의 상업적 돌파구를 열게 해준 작품으로 그 시대 록의 가장 강력한 선언문이 되었다.
■ ‘The Greatest Tenor in the World’ (1902~20), 엔리코 카루소
20세기 초의 스타 테너 가수와 새로운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만남이 낳은 앨범. 이 앨범을 통해 사람들은 더 이상 음악이 시-공간적으로 제한받는 예술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정력적인 카루소는 호텔방에서 기술적인 난관을 극복해가며 하루에 10면을 녹음했다.
■ ‘ Hot Fives & Sevens’(1925~28), 루이 암스트롱
재즈의 즉흥적 연주와 편곡을 고스란히 담아 녹음기술의 위력을 보여준 앨범이다. 특히 루이 암스트롱이 재즈에서 최초로 주인공으로 솔로연주를 한 앨범이기도 하다. 최초의 스캣 보컬 ‘히비 지비’ 등 수록.
■ ‘Vol.3:The Twenties:From Broadway to Hollywood’ (1926~36), 알 존슨
1920년대 미국에는 백인인데도 얼굴에 검은 칠을 하고 흑인으로 분장한 연예인들이 많았다. 알 존슨도 그들 중 하나였다. 그는 노래하고 웃기면서 드라마틱한 1인극에 능한 가수로 근대 연극과 현대 대중음악의 가운데에 있다. 존슨은 처음으로 영화트랙에 목소리를 담은 가수이기도 하다( ‘재즈 싱어’, 1926).
■ ‘The Bristol Sessions’(1927)
재능있는 음반제작자 랠프 피어에 의해 녹음된 이 음반은 뮤지션을 공개모집해 녹음했다. 이 음반은 꺾어부르는 요들링 창법으로 남부 컨트리 뮤직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 ‘King of Delta Blues Singers’ (1936~37), 로버트 존슨
로버트 존슨은 원래 미시시피 삼각주를 무대로 활동한 많은 블루스 가수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몇곡 안되는 녹음곡들은 잊을 수 없는 강렬함으로 그가 최고의 블루스 가수임을 증명한다. 헛된 사랑, 배신과 복수의 감정이 담겨 마치 저 세상 사람 같은 목소리는 훗날 미국의 로커와 래퍼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Greatest Hits’(1935 ~41), 빌리 홀리데이
증폭기(앰프)는 가수들에게 노래가 대중적으로 들려주는 것일 뿐 아니라 은밀한 비밀이야기가 될 수 있게 해주었다. 빌리는 이런 점에서 마이크에 가장 잘 적응한 가수다. 그녀는 감정의 떨림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를 알았다. 이 음반은 카운트 베시, 레스터 영 같은 명연주자와 함께 녹음한 것으로 매우 우아하다.
■‘OKLAHOMA!’(1943),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캐스트
노래뿐 아니라 줄거리에도 초점을 맞춘 현대적인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오클라호마!’에서 정점을 이룬다. 리처드 로저스와 해머스타인이 작곡한 이 뮤지컬은 사랑과 죽음, 평원에서의 결투를 그렸는데 구어체 가사 덕분에 줄거리 이해가 훨씬 쉬워졌고 노래 그 자체로도 대중적인 사랑을 받게 됐다.
■‘The Blanton-Webster Band’(1940 ~42), 듀크 엘링턴
20세기의 화려한 발명 중 하나인 빅 밴드는 듀크 엘링턴에 의해 음악적 정점에 이른다. 그는 66명의 뮤지션들의 솔로 연주를 협주 안으로 끌어모은다. 멜로디가 진행되는 사이사이에 또다른 멜로디가 나오고 리듬은 스윙에서 빠르게 혹은 느리게 변해간다. 감성적-음악적으로 지혜가 가득 담겨 있으면서도 대담한 음반.
■‘40 Greatest Hits’(1947~53), 행크 윌리엄스
행크 윌리엄스는 내슈빌에서 단 6년 동안 활동했지만 컨트리음악의 원형을 만들어냈고 촌음악이었던 컨트리를 팝음악의 주류로 흡수시킨 가수다. 이후 어떤 음악이 컨트리인지 아닌지 결정하는 기준이 된 것도 윌리엄스의 스타일이다.
■‘The Sun Sessions’(1954), 엘비스 프레슬리
자기 노래를 녹음해 어머니에게 선물할 작정으로 스튜디오에 들렀던 수줍은 시골청년 엘비스가 이곳에서 음악적 종교를 만들어냈다. 이 음반에선 아직 록이 뚜렷하게 나타나진 않는다. 그러나 그의 천재성을 입증해주는 이 음반은 너무나 매력적이다. 컨트리와 블루스를 섞은 프레슬리의 신들린 노래는 가슴을 뒤흔들어놓고도 남는다.
■‘Star Time’(1956~84), 제임스 브라운
제임스 브라운은 가슴을 쥐어뜯는 듯한 리듬 앤드 블루스의 선구자다. 노래말이 없었어도 그는 20세기 의 가장 위대한 음악가 중 한 명이 됐을 것이다. 그의 음악은 그만큼 육감적이고 섹슈얼해서 그 자체로 ‘섹스 머신’(음반수록곡)이다. 록에 비트를 쪼개 만든 현기증나는 리듬에 맞춰 전세계가 춤을 추었다.
■‘Dance Mania’(1957), 티토 푸엔테
티토 푸엔테는 1950년대에 뉴욕에서 맘보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이 앨범은 미국 대중음악이 처음으로 아프로 캐러비안 리듬과 사랑에 빠졌음을 보여준다. 섬세한 재즈 편곡은 열정적이고 우아하며 이후의 살사 혁명을 예고한다.
■‘Sings for Only the Lonely’(1958), 프랭크 시내트라
달콤한 로맨스에 목말라하는 미국 남자들의 신화가 된 앨범. 그의 테크닉은 정상에 올랐지만 그다지 꾸밈없는 목소리는 많은 남자들로 하여금 그와 동일시하게 했다. 넬슨 리들이 이끈 오케스트레이션은 지적인 분위기로 가사를 따라 구름 속을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A Love Supreme’(1965), 존 콜트레인
엄격하고 차분하며 아름다운 소프라노 섹소폰 앨범. 혼란한 60년대의 지표가 될 이 앨범은 고통과 분노, 행복에 대한 갈망을 담고 있다. 그의 연주는 마치 신과 대화하는 것 같다. 존 콜트레인은 난해함과 대중성을 오가 ‘미들맨’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데 이 앨범은 듣기에 쉬운 편은 아니다.
■ ‘Live at the Plugged Nickel’(1965), 마일스 데이비스
기분좋은 날 여느 재즈클럽에서나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앨범이다. 작은 모티브들에 연결된 즉흥적 편곡으로 감흥의 순간들을 느낄 수 있다. 마일스 데이비스와 웨인 쇼터, 허비 행콕, 론 카터 등 쟁쟁한 뮤지션들이 참여했다. 일주일 동안 시카고 클럽에서 라이브 녹음된 것으로 현대 재즈의 교본이다.
■‘Highway 61 Revisited’(1965), 보브 딜런
음유시인 보브 딜런은 한 번에 모든 것을 이야기하려 한 가수다. 도전정신, 성경, 시대적 풍자, 사랑, 유머, 고독…. 포크적 멜로디에 시적인 언어들을 쏟아낸 이 앨범은 록의 영역을 확장하려는 뮤지션들을 자극했다.
■‘Revolver’(1966), 비틀스
록을 하던 비틀스는 이 음반을 경계로 사이키델릭하고 복잡한 경향으로 넘어간다. 스튜디오의 기술적 조작이 음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 것이다. 그래서 클래식과 결합한 ‘엘레노아 릭비’같은 음악이 포함돼 있기도 하다. ‘비틀스’의 네 멤버가 후기의 차원높은 음악을 찾아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비치 보이스’ 같은 미국 밴드들에 큰 영향을 미친 앨범.
■‘I Never Loved a Man the Way I Loved You’(1967), 아레사 프랭클린
아레사 프랭클린은 60년대 인권운동의 상징적 인물로 이 앨범은 ‘솔’(soul)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우주의 힘이 그녀의 목소리를 통해 느껴진다. 고스펠과 재즈, 블루스를 섞은 그녀의 목소리는 여성과 인종의 전형을 거부하고 ‘자유’그 자체를 노래한다.
■‘Are You Experienced?(1967)’, 지미 헨드릭스
지미 헨드릭스는 저항 문화다운 록의 언어로 인종적, 세대적 감성을 표현했다. 전자 기타 연주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로 시작해 헨드릭스와 그 밴드는 대중음악의 기초를 바꿔놓았다. 그는 끊임없이 음악을 혁신했는데 그가 꿈꾼 음악적 패러다임은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미스터리다.
■‘Blue’(1971), 조니 미첼
조니 미첼은 끊임없이 방랑하고 사랑에 빠진 여자였다. 그녀의 노래에는 60년대의 이상이 붕괴된 시대적 상실감이 담겨 있다. 그녀 이후 팝에 자기고백적 분위기를 넣는 전통이 성립했다.
■‘Legend’(1973~80), 보브 말리 앤 더 웨일러스
보브 말리는 20세기 후반세기에 전 세계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미친 음악가다. 말리가 죽은 뒤 나온 이 앨범은 전세계를 하나로 묶은 선언문이며 마리화나와 평화주의, 정신적이고 육체적인 사랑에 대한 모든 인간적 권리를 갈파한다.
■ ‘Ramones’(1976), 레이먼스
레이먼스의 동명 데뷔앨범은 섹스 피스톨스에서 라이어트 걸에 이르는 독립 펑크음악의 선구자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전에 누구도 이처럼 성난 목소리로 실성한 듯 노래한 그룹은 없었다. 핑크 플로이드나 레드 제플린 같은 ‘주류’ 록에 대항하면서 원초적인 록의 정신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Thriller’(1982), 마이클 잭슨
팝의 블록버스터이며 비디오 마케팅을 통해 마이클 잭슨을 성과 종교, 나이와 언어에 상관없이 대중의 우상으로 신격화한 앨범. 펑크와 록, 전자댄스 음악을 매혹적인 리듬으로 혼합해 음악적으로도 기념비가 될 만하다. 공포영화에서 스토커까지 새로운 세상의 공포심이 담겨 있다.
■‘It Takes a Nation of Millions to Hold Us Back’(1988), 퍼블릭 에너미
재즈나 록과 달리 힙합은 새로운 세기에도 진행중인 음악이다. 그리고 힙합과 랩의 중요한 특징은 모두 이 앨범에 담겨 있다. 노이즈, 기계로 분절된 펑크, 선동적인 메시지, 길거리의 분노, 유머 등등. 그들의 음악은 난폭하기 때문이 아니라 매우 정치적이며 음악의 위기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랩이라고 할 수 있다.
■‘Nevermind’(1991), 너바나
록은 때로 자신의 지적 취향을 파괴함으로써 최고의 작품을 내놓는다.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이 좋은 예다. 그는 자신을 공격함으로써(그는 결국 자살했다) 힘을 얻었다. 90년대 초 미국 젊은이들의 분노를 담은 이 앨범은 90년대에 죽어가던 언더의 상업적 돌파구를 열게 해준 작품으로 그 시대 록의 가장 강력한 선언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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